소리 안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어?

글쎄다. 사람이 부르는 소리 안에 알지 못할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구나 다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소리 안에는 엄청난 비밀이 있다. 그것도 인생을 바꿀만한 그런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과연 소리 안에는 어떤 비밀이 있기에 옛 어른들은 소리를 가려가면서 하라고 하셨을까?

 

소리는 사람의 성격을 만든다.

옛 어른들은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에서 좋은 소리만을 들려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이유는 좋은 소리를 듣고 자라난 아이들은 절대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좋은 소리는 무엇이고, 나쁜 소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과연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것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인가도 궁금하다.

 

좋은 소리라고 하면 교훈적인 소리를 꼽을 수 있다. 우리들이 부르는 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그 가운데는 충(), (), ()를 배울 수 있는 소리들이 상당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흔히 오륜가(五倫歌)’라고 하는 옛 소리의 사설을 보면 부모에게 해야 할 도리를 알려주고 있으며, 부모가 자식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세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또한, 부부가 가져야 할 관계와, 친구 간에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소리를 어릴 적부터 들려주고, 부르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그 사설을 외우고 그렇게 행동하기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많이 들을 수 있고, 거개가 알고 있는 회심곡(回心曲)은 부모에게 잘해드리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듣는 이들이 모두 잘못을 뉘우치기를 바라는 소리다. 이 모든 것이 효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전문 소리집단이 아닌 마을에서 소리깨나 한다는 분들은 모두가 좋은 소리와 나쁜 소리를 구별함에 있어 엄격하였다. 언제인가? 고성농요 발표를 한다고 해서 그곳을 들린 적이 있었다. 바짓가랑이를 훌쩍 걷어 부치고 풍장을 치면서 소리를 하시는 어르신들이 참 멋들어지다고 생각이 든다.

 

잠시 쉬시는 틈에 우리소리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여쭈었더니 우리 소리는 우리 내면의 표현이지. 그 때 상황에 따라 같은 소리라도 다 달라지거든. 그것이 우리소리의 멋이여.”라고 하신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내면의 소리. 참 힘든 소리의 정의란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설명을 부탁드렸다. “사람이 어떤 환경에 처해있든지 그 상황이 소리를 만들지. 우리소리는 자연의 소리여. 일부러 만드는 요즈음의 소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그래서 생명력이 있다고 하는 것이여.”그 소리가 오랜 시간 전해지면서 듣는 이들의 성격을 만든다는 것이다.

 

 

소리와 팔자는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소리는 사람의 팔자를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예전 분들을 보면 그저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는 소리를 꽤 많이 한듯하지만 이것은 일부 한량들의 소리라는 점을 중시해야만 할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작업을 하는 현장에서 작업에 필요한 소리를 듣고, 부른다. 농사를 지으면서 모를 심거나 김을 매거나 모두가 이 농사를 잘 지어서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처자권속을 잘 먹이겠다는 일념의 소리를 한다. 그것이 바로 소리 안에 팔자를 만들어가는 힘이 있기 때문이란다. 선소리를 하는 소리꾼이 소리를 주면 그 소리의 후렴부분을 받는 사람들 역시 소리를 받으면서 그 한배를 맞추어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기억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그 소리에 따른 형태로 삶이 바뀌고,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소리가 사람의 팔자를 바꾼다.’라는 말이나 소리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말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의 형태에 따라서 자신의 생활이 그렇게 변해간다는 것이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이런 경우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다.

 

즐겁고 경쾌한 소리는 사람의 미래를 밝게 한다.

즐겁고 경쾌한 소리는 사람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한다. 요즈음 잘 뜨고 있는 가수는 노래 하나를 경쾌하고 신나게 불러 인기가수로 활동을 하고 있음을 본다. 그만큼 경쾌하고 사설이 좋은 소리는 사람을 바꾸어 놓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경쾌하고 신나는 소리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생기고 많은 기를 축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슬프고 쳐지는 소리보다는 경쾌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즐겁게 사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자는 그 사람의 생활이 즐겁기 때문에 그런 소리를 한다고 하지만 그보다 먼저 소리로 인해 그 사람의 생활이 바뀌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는 소리의 사설을 잘 들여다보자. 이혼, 슬픔.. 머 이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보다는 사랑도 슬픈 사랑이 아닌 정말 즐거운 사랑을, 그리고 이별보다는 만남을, 죽음보다는 태어남을 즐겨 부르는 그런 소리를 해보자. 당신의 팔자가 바뀌고 생활이 윤택해 질 것이다. 한 단계 더 올라선 삶을 누리고 싶다면 좋은 소리로 바꾸어보자. 세상 즐겁게 살다가 가도 별로 오랜 시간도 아니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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