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고성주 명인, 어르신 400분께 동지팥죽 대접해

 

동지(冬至)’에는 팥죽을 먹는다. 동지에 팥죽을 먹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오래전 설화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신라 때 어느 가난한 선비의 집에 나그네가 찾아들었다. 그 나그네는 선비에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선비는 나그네의 말대로 따라했더니 정말 가세가 부흥되고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돈은 많아졌으나 선비는 날마다 말라만 가고 있었다. 하루는 지나던 스님이 선비에게 이르기를 그 나그네는 도깨비다. 도깨비를 퇴치하지 않으면 당신이 죽는다고 하면서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말을 잡아 그 붉은 피를 사방에 뿌리라는 것이었다. 말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선비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사방에 뿌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전하는 설화 속 팥죽의 유래이다.

 

이와는 달리 6세기경 중국 양나라의 종름이 쓴 연중 세시기인 형초세시기에는 또 다른 유래가 전하고 있다.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죽어 역질을 퍼트리는 귀신이 되었는데, 생전에 붉은 팥을 무서워 해 팥죽을 쑤어 역질을 물리쳤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동짓날이 되면 집집마다 팥죽을 쑨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올린 다음 집안의 대문, 장독대, 측간, 부엌, 뒤뜰, 마구간 등에 한 그릇씩 갖다 놓는다. 그런 다음 집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구석구석에 골고루 팥죽을 뿌린다. 이는 잡귀들이 붉은 색을 싫어해서이다.

 

 

2018년 동지는 중동지로 팥죽 먹는 해

 

올해는 1222일이 절기로 동지(冬至)’이다 일반적으로 동지는 대설이 지난 후 15일이 지나는 날이다. 동지에 전하는 이야기로는 동지추위라는 것이 몰려온다고 한다. 동지란 말 그대로 풀이하면 겨울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동지는 날이 푹해 동지행사를 하는 사람들도 추위에 걱정하지 않고 행사를 치렀다.

 

동지에는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져 밤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날이다. 동지가 지나면 낮의 길이가 하루에 1분 정도씩 길어진다고 한다. 옛 풍습에는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여 동지를 설날로 삼기도 했다. 지금도 우리의 속설에는 설날과 정월 대보름, 추석과 동지를 4대 명절로 부르기도 한다.

 

동지는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로 구분한다. 음력으로 10일 안에 동지가 들어있으면 애동지리고 부른다. 이날은 팥죽을 쑤지 않고 수수팥떡을 만들어 먹는다. 수수도 붉은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음력 11일과 20일 사이에 동지가 들어있으면 중동지’, 20일 이후에 동지가 들어있으면 노동지라고 부른다. 올해는 음력으로 1116일이기 때문에 중동지가 된다.

 

 

지동 고성주 명인 400여 명 어르신께 동지팥죽 대접

 

지동 271~124에 소재한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명인은 매년 동지가 되면 팥죽을 쑨다. 올해도 어김없이 21일부터 팥죽을 쑤기 시작했다. 이렇게 동지팥죽을 이틀에 걸쳐 쑤는 이유는 마을 어르신들을 초청해 동지팥죽을 대접하기 때문이다. 매년 동지팥죽을 먹기 위해 300~4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찾아오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찾아와 400여명 정도 어르신들이 팥죽을 먹었다고 한다,

 

오늘을 날씨가 따듯해서 그런지 어르신들이 더 많이 오셨어요. 400분 정도가 다녀가셨는데 가실 때 모두 한 그릇씩 가져가시고요. 동지팥죽을 먹어야 내년에 우환이나 재액없이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으니까요

 

22일 오전부터 고성주 명인의 집을 찾아온 어르신들은 입맛에 맞게 설탕과 소금을 이용해 맛을 낸 후 상에 함께 차려놓은 동치미와 김치를 드시면서 연신 맛있다고 하신다. 아침부터 미리 보일러를 틀어 따듯하게 해놓은 집안 곳곳에 어르신들이 팥죽을 드시기 위해 상에 둘러앉는다. 매년 동지가 되면 대접하는 동지팥죽. “정말 잘 먹었어요. 맛도 있고요. 준비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잘 먹고가요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기분좋게 돌아가시는 어르신들. 동지팥죽을 드신 모든 어르신들이 일 년 동안 평안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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