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물향기 수목원과 고인돌 공원을 들려보자

 

수원시는 지난 326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수원시민, 수목원을 만들다를 주제로 제8참시민 토론회를 열고, 수원 수목원 조성을 위한 시민 의견을 들었다. 수원시에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수원수목원은 천천동 일월공원 내에 축구장 14개 넓이인 101500규모로 조성된다. 2020년 공사를 시작해 2022년 개방을 목표로 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진행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른 수목원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수목원을 만들기 위한 시민 의견을 나눴다. 시민, 공원 전문가, 시의원, 시 관계자 등이 참여해 의견을 공유하고, 조성 방법을 모색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목원 조성에 필요한 부분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시민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면서 수목원의 본래 기능을 살리면서도,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수원만의 특징을 살린 수목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수목원이란 공원이나 유원지와는 다르다. 수목원은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 증식, 보존, 관리, 전시를 하는 곳을 말한다, 더불어 그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 산업적 연구를 위한 시설이다. 꽃소식이 들리는 봄에 인근에 있는 수목원을 찾아 힐링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오산시 청학로 211(수청동) 일원에는 약 10만 평 규모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조성한 경기도 물향기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수청동(水淸洞)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곳에 경기도에서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등의 주제원을 위주로 하여, 19개의 주제원으로 조성한 수목원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현재 1,7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봄날 찾아가면 즐거운 사람들도 만나

 

물향기 수목원은 개인 일반은 입장료가 1,500(단체 1,000), 청소년과 군인은 1,000(단체 700), 어린이 700(단체 500)이다. 나이가 드신 연장자들은 경로우대를 받기 때문에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단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한다.

 

물향기 수목원은 11, 설날, 매주 월요일은 휴원 일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이거나 연휴와 겹치는 경우에는, 다음 평일에 휴원한다. 관람시간은 31~531, 91~ 1031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하절기인 61~ 831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인 111~ 228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오산 물향기 수목원을 찾아가 정문을 지나 천천히 수목원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울창한 숲에서 나오는 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지난해 이곳을 찾아갔을 때는 뜨거운 날이라서 인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저만큼 아이들이 선생님 뒤를 따라 오면서 하나, 구령을 따라한다. 그 모습만으로도 조금은 더위를 잊을 것 같다.

 

 

다양한 식물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몰라

 

천천히 길을 걸으며 주변 나무들을 구경한다. 각종 꽃이며 하늘 닿게 나무들이 여기저기 자라는 모습이 원시림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다. 발아래 밟히는 길들마다 감촉이 다르다. 어디는 흙길, 어디는 나무 조각들로 조성한 길, 또 어디는 목책으로 길을 만들었다. 길과 나무, 그리고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물향기 수목원. 이런 곳이 우리 고장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다.

 

숲속 빈 나무탁상들엔 사람이 없다. 수목원 숲 속으로 들어오면 시원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것이 버거웠던 것일까? 길을 따라 걸으면서 습지생태원을 향한다. 습지 옆 커다란 버드나무 그늘아래 잠시 발을 멈춘다.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터널처럼 조성된 넝쿨식물이 자라나고 있는 만경원부터, 미로원, 토피어라원, 향토예술의나무원, 수생식물원, 단풍나무원, 중부지역자생원, 관상조류원, 기능성식물원, 물방울온실, 습지생태원, 무궁화원, 한국의 소나무원, 곤충생태원, 호습성식물원, 유실수원, 물향기산림전시관, 분재원, 난대. 양치식물원 등이 마련되어 있는 물향기 수목원. 어찌 이처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곳을 자랑하지 않을 것인가?

 

이곳을 들릴 때마다 괜히 마음이 우쭐해지는 것도, 알고 보면 이렇게 좋은 식물원이 이 고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뒤, 뙤약볕 아래서 점차 붉은 색을 띠워가고 있는 단풍나무를 본다. 올 가을이 깊었을 때 이곳 수목원을 찾아와,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한껏 가을에 젖어보아야겠다.

 

 

오산은 이미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다.

 

고인돌 공원. 오산시 금암동 산 53번지 일대에 조상한 고인돌 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오산 금암리 지석묘군인 이곳 일대는, 이미 선사시대부터 인근에 사람들이 모여 살던 취락이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금암리 지석묘군 인근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그 한편 야산을 끼고 조성된 고인돌 공원이다.

 

이곳을 고인돌 공원이라고 명칭을 붙여 사람들이 우리 선사유적과 함께 힐링의 공간으로 삼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곳은 선사유적지이다. 공원이기 보다는 사적 등으로 지정을 했어야 마땅한 곳이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이곳에서 건강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하면, 그 또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찾아와 높지 않은 산을 돌아보면서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거기다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곳. 더구나 우리나라 고인돌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어 이곳에서 문화재 사랑과 우리 옛 풍속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처럼 자랑할 만한 곳은 그리 많지가 않다는 생각이다.

 

 

개석식 고인돌 9기가 널린 곳

 

고인돌 공원에는 현재 개석식 고인돌 9기가 소재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고인돌 형태로 보이는 돌들이 있어, 앞으로 더 정밀발굴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경기도 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금암리 지석묘군은 전형적인 바둑판식 고인돌이다.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의 형태인 고인돌은 좌우에 길고 넓은 받침돌을 세우고 앞뒤로 조금 좁은 받침돌을 세운 후 그 위에 평평한 덮개돌을 얹는 탁자식과, 땅 속에 돌방을 만들고 작은 받침돌을 세운 후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바둑판식이 있다. 오산시 금암동에 위치한 9기의 고인돌은 바둑판식 고인돌이다. 땅 위로는 커다란 바위만 노출이 되어있어 흔히 개석식 고인돌이라 부른다.

 

금암리 고인돌의 형태를 보면, 덮개돌은 땅 위에 드러나 있지만 하부구조는 흙속에 묻혀 있어 형태이다. 그렇기에 그 아랫부분은 자세하게 알 수 없다. 금암리 고인돌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은 덮개돌의 길이가 6m 정도이다. 이곳에 있는 고인돌 중 제2호 고인돌의 덮개돌의 윗면에 성혈이 있다고 한다.

 

금암동 고인돌 공원을 찾았다. 하늘엔 뭉게구름이 덮여있는데, 공원 안에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근처 어디 유아원에서 바람을 쐬러 온 모양이다. 고인돌 공원 안쪽에 커다란 할아버지 바위와 할머니 바위가 나란히 서 있고, 그 뒤편에 몇 기의 개석식 고인돌이 보인다.

 

숲길 가에도 지석묘와 같은 돌 한 기가 놓여있다. 근처에 표지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 확인이 된 것은 아닌 듯하다. 산길을 걷다가 숲속에 놓인 쉼터 안에 다리를 뻗는다. 초가을 오전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도심 인근에 아파트촌과 학교, 그리고 숲에 쌓인 고인돌 공원. 어찌 이 좋은 곳을 돌아보지 않을 수 있을까?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