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가면 꼭 보아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갓바위다. 바위 모양이 갓처럼 생겼다고 해서 갓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바위는 사람이 갓을 쓰고 있는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개의 바위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하나는 중바위, 그리고 하나는 삿갓바위라고 한다. 큰 바위는 8m 정도이며, 작은 바위는 6m 정도다. 영산강 하구를 바라다보고 있는 갓바위. 제대로 보려면 물이 차 있어 배를 타고 앞쪽으로 나가야만 한다. 그럴 수 없어 옆모습만 찍어 오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갓바위를 가는 길목은 문화의 거리라고 하여서 문화예술회관, 무형문화재전수관, 해양박물관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갓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보편적으로 전설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더해지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면서 그럴듯하게 꾸며진다. 입담이 좋은 사람이라면 전해지는 설화에다가 자신의 구비 능력을 더하여 더 아름답게 만들기도 한다. 갓바위도 그래서 몇 가지의 전설이 조금씩은 다르게 전해지고 있어 더욱 재미있다.

 

 

제일 처음 전설은 도를 깨친 스님이 영산강을 건너 나불도에 있는 닭섬으로 건너가려고 잠시 쉬던 자리에다 쓰고 있던 삿갓과 지팡이를 놓은 것이 갓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전설은 는 전설이 있다. 월출산에서 도를 닦던 스님이 상좌를 데리고 목포에 필요한 물건을 구하려고 축지법을 사용해서 영산강을 건너려고 했다. 그런데 따라 온 상좌는 따라서 건너지를 못하는 바람에 두 사람이 돌로 굳어졌다는 설이다. 이 두 번째 전설은 첫 번째보다 조금은 억지스럽다. 축지법을 쓰시는 스님이라도 건넜어야 하는데 두 사람이 다 못 건넜다는 설정이 좀 그렇다. 하지만 이 조금은 억지스러운 전설을 잘 음미해보면 우리네 정서 속에 흐르는 여유를 볼 수 있다.

 

, 혼자라도 갈 수 있을 것을 함께한다는 공동체의 미음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다 건너지를 못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세 번째의 전설은 전해지면서 보태고, 빠지고를 반복하다가 정리가 된 전설이다. 아주 오랜 옛날 목포에는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부지런히 일하며 살아가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 젊은이는 목포근방을 드나들며 소금을 팔아 근근이 살아가고는 있었지만, 병든 아버지를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효심이 지극한 젊은이었다고 한다. 젊은이는 늘 생각하기를 아버지께서 아직 병환이 낫지 않으신 것은 나의 정성이 모자라는 것이다.’라며 어떻게 해서라도 아버님의 병환을 고치겠다고 마음을 먹고 갓바위 부근의 부자집에 기서 머슴살이를 시작했다.

 

 

일을 열심히 하던 젊은이는 아버님의 약을 구하기 위해 주인에게 당부를 했다. 머슴살이 세경을 조금 당겨 주십사하는 그런 부탁이었다. 그러나 욕심이 많은 주인은 한 마디로 젊은이의 청원을 거절하고 갓바위가 있는 자리에 와서 먼 산만을 바라다보면 한숨을 짓고 있었단다. 그때 그 곁을 지나가던 스님이 까닭을 물으니 젊은이는 아버님의 병환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지금까지 겪어 온 일을 소상히 말씀드렸다.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말씀드렸다. 그 이야기를 듣던 스님은 한 달이나 집에 가지를 않았으면 아버님이 어찌 되셨을꼬?’라며 말을 하자, 젊은이는 정신이 들어 한 달음에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어이하랴 아버님은 이미 싸늘한 싯긴으로 변해버린 것을. 젊은이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님을 양지 바른 곳에 묻기로 하고 갓바위 근처로 관을 메고 올라갔다. 그런데 그만 실수로 관을 바위 아래로 떨어트리고 말았단다. 바다로 떨어진 관은 찾을 수가 없었고, 젊은이는 자신은 하늘을 올려볼 수가 없는 죄인이라며 큰 삿갓을 쓰고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단다. 후에 먹지도 않고 아버님의 극락왕생을 빌던 젊은이는 그 자리에 굳어 바위가 되어버렸는데 그 바위는 삿갓바위가 되고, 함께 있던 스님은 중바위가 되었단다. 전설은 슬프게 끝나버렸지만 효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오늘도 갓바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영산강 하구를 바라다보고 있다. 그런 애잔한 사연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갓바위 위쪽으로 올라가니 저만큼 낮은 산봉우리는 돌이 아름답게 장식을 하고 있다. 혹여, 저 바위에도 무슨 전설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위에 떠서 미동도 않는 큰 배들 사이로 고깃배인 듯한 작은 배 한척이 고동을 울리며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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