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선원문화관 <갤러리 선>에서 지우재 김원주의 도예전 - 찻그릇과 항아리 전시가 열리는 날이다. 전날인 금요일 전시장에 세팅을 다 마친 후, 멀리서 달려 온 아우녀석과 함께 밤늦게까지 과음을 했나보다. 아침 일찍 전시회장으로 나가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할 것이 많다.

숙소에서 나와 앞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네 사람이 먼저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려고 보니 밥이 영 이상하다. 쌀이 기운이 하나도 없고, 약간 냄새도 나는 듯하다. 밥이 이상하다고 하니, 괜찮다는 대답이다.

행사 잘 마치고 시작된 고통

낮 2시 행사를 잘 마쳤다. 그래도 걱정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해주셨다. 행사를 마치고 저녁에 멀리서 온 아우 녀석이 추어탕을 먹고 싶단다. 남원은 추어탕 집으로 유명한 곳이니, 추어탕 한 그릇씩을 먹고 있는데, 어째 아랫배가 살살 아픈 것이 이상하다. 전시회에 찾아 온 분들과 곡차를 한 잔 하려고 하는데, 영 속이 더부룩 한 것이 이상하다.

할 수 없이 자리를 접고 방으로 돌아왔다. 식은땀이 나고 영 속이 안 좋다. 조금 있으려니 설사가 시작이 된다. 같이 밥을 먹은 네 사람이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한 사람은 급기야 응급실까지 실려 가는 일이 생겼다.

밤새 드나든 화장실, 진이 모두 빠져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토하고, 쏟아내고. 아마도 40번 이상은 화장실 문고리를 잡고 하소연을 한 듯하다. 처음에는 낮에 먹은 김밥에 문제가 있나보다고 생각을 했다. 헌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집에서 아침을 먹은 사람들만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어제와 오늘 촬영을 한다고 담당 PD가 찾아왔다. 그런데 도저히 나가서 돌아다닐 힘이 없다. 밤새 토사에 오한까지 겹쳐 힘이 하나도 없다. 할 수 없이 촬영을 다음 주로 미루고 말았다.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심하게 고통을 당해 본 일이 없는 듯하다.

모른 척 넘어가야 할까?

오늘 아침까지도 사람들은 속이 아프다고 한다. 여름철 상하기 쉬운 음식을 먹어서 탈이 났지만, 밥이 이상하다고 해도 괜찮다고 한 식당 주인. 정말로 쫒아가 난리라도 한 번 치고 싶다. 헌데 젊은 사람같으면 혼이라도 내겠지만, 연세가 드신 할머니가 하는 식당이라 무엇이라 말을 하기도 그렇다. 그렇다고 내버려두면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고통을 당할 것이 아닌가?

이럴 경우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난감하다. 밤새 병원 응급실에 있다가 나온 사람들은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고 하더니,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심하게 화장실을 다녀 본 것이 처음이다. 다행히 늦잠을 자느라 그 집에서 밥을 먹지 않은 아우 녀석이라도 멀쩡하니, 그것으로도 감지덕지 해야만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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