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가 따로 없다. 하긴 요즘 노래 한 자락 못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흔히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일러 음치라 하고, 춤을 잘 못 추면 몸치라 한다. 또 사람들이 노래를 할 때 박자를 잘 못 맞추면 박치라는 말로 빗대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런 들이 아닌 정말 노래의 고수들 40여 명이 무대에 올라 경쟁을 했다.

 

수원 팔달문 시장(상인회장 조정호)은 매년 한국에 들어와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참가하는 다문화 가요제를 열고 있다. 많이 참가할 때는 100명 이상이 예선전을 거치지만, 올해는 40여 명이 예선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참가한 사람들을 보면 서울, 충북 영동, 부산 등에서 참가를 해 이미 팔달문 시장에서 주최하는 다문화 가요제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문화 가요제 앞으로 더 키워나가야

 

요즈음은 다문화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우리는 과거 삼국시대부터 이미 다문화 국가였다. 지금에 와서 다문화라는 말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우리 역사 속에 보면 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들이 숫자가 조금 많아졌을 뿐이다.

 

이제 이들도 우리 사회에 일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보니 이미 한국에 들어와 결혼을 하고 뿌리를 내린지 20년 이상이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고 보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문을 열고 무엇인가를 해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가요제는 앞으로 더 키워가야 한다는 것이죠.”

 

 

조정호 팔달문시장 상인회장의 말이다. 불과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한지 5~6년이라는 이주민들이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도 우리네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다문화라는 말이 그들과 괴리감을 갖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치열한 예선전, 모두가 가수

 

처음부터 심상치가 않다. 불과 40여 명의 인원들이 가요의 일절만 하고 무대를 내려갔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시간 30분 동안 무대에 오른 사람들. 그 중에는 현재 언더가수로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다문화 모임에서 가수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직접 자신의 반주를 MD로 제출하는 사람도 있다.

 

 

참가한 사람들은 중국,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대만, 네팔, 스리랑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 또한 다양했다. 70년대의 노래부터 요즈음 한창 잘 나간다는 트로트 가수 금잔디의 오라버니까지, 각양각색의 노래를 부른다.

 

오늘 심사하기 정말 힘드네요. 다문화 가족들이 이렇게 우리 가요를 잘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이들이 더 잘 부르는 것 같아요. 12명 정도를 7일 본선 무대에 올려야하는데, 예선 심사하는 것조차 이렇게 힘들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말 잘하네요.”

 

 

한 심사위원은 세 시간 가까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하면서, 모두 다 본선 무대에 올리면 좋겠다고 한다. 바이올린을 들고 나온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장기자랑에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의 전통음악부터, 심지어는 혀를 갖고 똑딱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있다. 본선 무대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무대 밖에서부터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가요제에 참가한 연령층도 다양하다. 20대 대학생부터 60대 막노동 자들까지 있다. 127일 오후 2시부터 지동교 특설무대에서 진행될 본선무대를 기대하는 것도, 이들이 실력이 가수들 못지않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장기자랑 또한 재미를 더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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