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생각을 좀 해봐. 우리 수원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이런 길을 생각이나 했겠어? 그저 주차 공간으로나 이용하려고 하겠지. 이렇게 좋은 공간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봐”

 

날이 덥다. 조금만 돌아다녀도 등에서 흘러내린 땀이 금방 줄기가 되어 아래로 흐른다. 이마에도 땀이 흘러 눈이 따갑다. 30도를 웃도는 이런 날에 취재를 한다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들어앉아 기사를 쓰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으니 어쩌랴. 옷을 몇 번씩 갈아입고, 찬물을 몇 번을 끼얹어도 나가는 수밖에.

 

사무실에는 에어컨을 틀어놓아도 밖에서 밀려드는 열기로 인해 속수무책이다. 이럴 때는 그저 시원한 풍경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차를 타고 어디 숲속이나 바닷가를 찾아갈 수가 없으니, 가까운 곳에서 해결을 하는 수밖에.

 

 

고가차도 밑 도란도란 길 어때?

 

‘도란도란 길’, 이름도 정겹다. 연인들끼리 혹은 친구들끼리 이곳을 찾아와 이야기꽃을 피워도 좋을만한 길이다. 양편으로는 잎이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꽤나 이국적인 정취까지 맛볼 수가 있다. 거기다가 길 양편에 가끔 만나게 되는 의자며, 짙은 녹색의 꽃잎들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동수원사거리에서 오산방향으로 400m. 한신아파트 앞까지의 거리에 조성되어 있는 도란도란 길은 지금 한창 녹음이 우거져있다. 교각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이 한 낮의 더위를 잊게 만드는 곳이다. 이 도란도란 길은 길이가 불과 400m 정도지만 참 정겨운 곳이다. 누가 고가차도 밑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수원이니까 가능하지!”

 

이렇게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은 점심을 먹는 것조차 버겁다. 찬 음식 한 그릇을 먹어보지만, 더운 날 흘린 땀이 식을 줄을 모른다. 카메라 한 대 달랑 들고 도란도란 길을 찾아갔다. 점심시간 이후라 그런지 몇 사람이 고가차도 밑 그늘이 진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길 참 아름답고 좋네요.”

“좋다마다요. 우리 수원이니까 이런 길도 만들 수가 있죠. 누가 이런 길을 생각이나 했겠어요. 그저 고가차도 밑 공간에 주차들이나 하려도 들겠죠. 수원이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가능한 것이죠.”

 

근처 사무실에서 점심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도, 고가차도 밑 도란도란 길에 합류를 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담소를 한다. 그야말로 도란도란 길이 되었다. 2007년 4월 26일 조성된 도란도란 길은, 그렇게 명품 공원길로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런 점은 보완을 해야

 

그런데 이 도란도란 길을 둘러보다가 보니, 사람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다. 양 편으로 모두 차도이기 때문에, 차들의 소음으로 인해 조용히 이야기를 하면 잘 들리지가 않는다. 거기다가 가끔 경적을 울리고가는 차들도 있어, 목소리를 높여야만 한다. 해결방안은 없는 것일까? 그렇다고 바삐 차로 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속도를 늦춰 조용히 가라고 할 수도 없는 일.

 

거기다가 이 길은 접근이 용이하지가 않다. 동수원 사거리 건널목에서 진입을 하거나, 한신아파트 건널목에서 진입을 해야 가능하다. 그러다가 보니 긴 신호등을 기다리기가 지루하다. 아름다운 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지 않는 것도,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소음을 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과 접근이 용이하도록 문제만 해결이 된다고 하면, 도심의 녹지공원으로는 최적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도란도란 길. 고가차도 밑에 조성한 이 길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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