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할 때

 

흡혈귀 드라큘라는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단편소설의 책 이름일 뿐이다. 하지만 그 흡혈귀 드라큘라는 수많은 소재로 발전하면서 TV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아니라, 좀 더 매력적이고 섹시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중국 항저우의 송성가무쇼는 송나라 때의 전설과 역사를 표현한 공연으로 이제는 세계 3대 공연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이 쇼의 영어 제목은 ‘The Romance of the Song Dynasty’이다. 약 천 년 전 송조의 고도 항저우를 중심으로 한 신화와 전설, 자연 그리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치열했던 전쟁 등을 4개의 단막극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宋城千古情>이란 이 가무쇼는 그 규모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관객을 압도한다. 450명의 출연진이 한번에 3,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대형극장에서 일 년 내 공연하는데도 연일 좌석이 만석이라고 한다.

 

수원에는 수원화성과 더불어 자랑스러운 무형의 문화유산인 무예24가 있다. 매일 신풍루 앞에서(우천 시나 월요일 제외) 오전 11시에 공연을 하는 무예24기 시범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한다. 이제는 무예24기가 수원을 상징하는 공연종목으로 수원화성과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수원을 알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무예24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 시급하다

 

지난 일요일(23) 신풍루 앞을 지나는데 어디서 대북소리가 난다. 그러더니 우렁찬 함성으로 장용영 군사들은 출전하라고 호령을 한다. 신풍루 위에 갑옷을 입은 군사 한명이 북을 울리더니 칼을 뽑아들고 장용영 군사들에게 출전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많은 외국인들은 연신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외국에는 자신들의 문화콘텐츠를 이용해 많은 이득을 창출하고 있다. 문화콘텐츠는 무한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중국의 경우 자신들의 역사적인 문화재 등을 갖고 그곳에서 이야기꺼리를 도출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연극이나 영화로 제작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 것에 비하면 수원은 적지 않은 문화콘텐츠를 갖고 있는 셈이다. 화성이야 세계문화유산이지만 그것만 갖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는 한계가 있다. 요즈음 관광객들은 전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공연을 접한다. 중국은 그런 점을 이용해 일개 항저우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막대한 이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무예24기는 날이 춥거나 너무 덥거나 비가오거나 눈이 오면 공연을 할 수가 없다. 전용극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가에 무예24기 공연단이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전용공연장이다. 이런 공연장을 조성해 사계절 공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안성남사당바우덕이 풍물단이 그 좋은 예이다. 그들은 아주 추운 계절에 관광객이 없을 때를 제외하면 언제나 주말공연을 한다. 공연 때마다 꽤 많은 관람객들이 공연장을 찾는다.

 

 

수준 높은 콘텐츠를 활용해 입장료 받을 수 있어야

 

이번 수원화성문화제 때 서울에서 출발한 정조대왕의 능행차가 서울을 출발해 수원에 도착할 때까지 거리에는 수십만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대단한 엣 임금의 능행차를 보기 위함이다.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거리로 나와 능행차 시연단과 함께 걷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것을 보면서 수원은 문화콘텐츠의 보고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수원은 이상하게 우리 전통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인지 냉대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일례로 우리가 흔히 외래문물이라고 하는 문화의 축제에는 많은 예산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그렇게 예산을 들여 축제를 열어도 외지 관광객들이 얼마나 들어오는 것인지 그들이 수원에 와서 얼마나 많은 경비를 쓰고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거의 초청 인사들이 참관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수원만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국적도 알 수 없는 해괴망측한 내용을 스토리텔링 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수원만의 무예24기나 옛 경기재인청의 공연 내용 등을 개발해야 한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을 건설하고 날마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코 무리한 일이 아니다. 수원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자리에 앉아계신 분들이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한다. 얼마든지 항저우를 능가할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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