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유역은 많은 문화재와 유적지들이 자리한 곳이다. 흔암리 선사유적지를 비롯하여, 신륵사, 영릉은 물론 남한강을 중심으로 해로를 이용한 상업이 활발할 때, 17개의 나루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남한강 유역에 대한 정확한 생태조사 등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공사를 강행한 당국은 어떤 이유로도 비난을 면키가 어렵게 되었다.

 

  
▲ 부라우나루터 이 부라우나루터 밑이 강천보 건설현장이다.
ⓒ 하주성
부라우나루터

  
▲ 암벽 강천보 건설로 인해 훼손이 될 위기에 있는 암벽, 남한강의 절경 중 한 곳이다.
ⓒ 하주성
암벽

 

아름다운 여강 길 모두 사라져


환경을 살리고 수질을 높인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시작을 한 4대강 정비사업. 그러나 정작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인한 환경피해는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방송 등에서 계속 문제를 삼은 여주의 4대강사업은, 심각한 자연환경위협을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여주의 많은 사람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희귀보호 식물이나, 자연생태 습지 등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걱정이다.

 

멸종위기 식물 2급 단양쑥부쟁이 집단 서식지

 

국화과 식물인 단양쑥부쟁이는 1937년 충주 수안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우리의 토종식물이다. 쑥부쟁이는 하천변 모래밭이나 자갈밭 등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로, 멸종위기 2급에 속하는 소중한 식물자원이다. 이 쑥부쟁이는 강천보 공사 현장인 부라우나루터 위로부터 강천면의 바위늪구비 자연생태 보존지역까지 남한강 유역에, 집단으로 서식하는 식물이다. 그러나 이 단양쑥부쟁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강천보 인근의 마구잡이식 공사로 인해, 그나마 개체수가 많지 않은 단양쑥부쟁이가 심각한 위협에 빠져 있다.

 

문제는 그것뿐이 아니다. 바위늪구비 일대에 남한강 물이 여울지는 늪지 일대는 자연생태 보전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수많은 동식물들이 자라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이곳 바위늪구비 일대는 단양쑥부쟁이 뿐만이 아니라, 멸종위기 2급 파충류인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생태자연 동식물이 살아가는 남한강 주변이, 정확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무리한 공사 강행으로 인해 환경보전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는 것이다.

 

  
▲ 쑥부쟁이 강천보 공사현장 인근에 핀 단양쑥부쟁이
ⓒ 하주성
단양쑥부쟁이

  
▲ 습지안내 바위늪구비가 소중한 생태자원 보전지역임을 알리는 안내판
ⓒ 하주성
바위늪구비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역사의 흔적도 위험하다

 

강천보 현장을 비롯하여 남한강 일대에는, 아름다운 암벽지대가 산재해 있다. 이러한 암벽이나 강물 위로 솟아난 아름다운 암반들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강천보 현장의 부라우나루터 맞은편에는 아름다운 자연 암벽이 자리하고 있어, 남한가의 절경 중, 한 곳으로 뽑는 곳이다. 이러한 암벽이 훼손될까 걱정을 한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남한강 유역은 많은 문화재와 유적지들이 자리한 곳이다. 흔암리 선사유적지를 비롯하여, 신륵사, 영릉은 물론 남한강을 중심으로 해로를 이용한 상업이 활발할 때, 17개의 나루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남한강 유역에 대한 정확한 생태조사 등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공사를 강행한 당국은 어떤 이유로도 비난을 면키가 어렵게 되었다.

 

  
▲ 부라우나루터 이 부라우나루터 밑이 강천보 건설현장이다.
ⓒ 하주성
부라우나루터

  
▲ 암벽 강천보 건설로 인해 훼손이 될 위기에 있는 암벽, 남한강의 절경 중 한 곳이다.
ⓒ 하주성
암벽

 

아름다운 여강 길 모두 사라져

 

남한강의 강 길은 전국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아홉사리 과거 길은 지난 날 충주 이남의 충청도와 경상도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다니는 길목이었다. 아홉사리란 길이 구불구불한 것을 말하는데, 마치 국수의 사리처럼 구불구불한 길이 아홉 번을 감돈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강 길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모두 망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보호와 수질개선이란 말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앞과 뒤가 맞지 않는 이러한 논리에 아연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해 남한강의 강 길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7곳 중 한 곳으로 지정되었다. 이 여강 길이라고 부르는 남한강의 강 길은 옛 나루터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역사문화체험이다. 이 강 길에는 은모래금모래, 부라우나루터, 바위늪구비, 아홉사리 과거길 등, 그 어느 곳보다도 아름다운 강 길이다. 이러한 여주의 여강 길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 습지 바위늪구비 습지. 이곳은 사람들의 출입이 없어, 멸종위기 보호 2급 파충류인 표범장지뱀 등이 서식하고 있다.
ⓒ 하주성
표범장지뱀

  
▲ 강길 안내 강길 탐방로로 지정된 여강 길. 그러나 이 아름다운 길이 4대강 정비로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 하주성
여강 길

 

결국 환경보호와 수질개선을 위해 실행을 한다는 4대강 정비가, 은모래금모래의 골재채취로 인한 훼손, 단양쑥부쟁이 서식지의 표본조사도 없는 마구잡이 뒤집기,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심각한 훼손, 거기에 자연생태습지까지 사라지게 되었다. 이러한 4대강 개발이 과연 정부가 밝히는 수질개선과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것인지.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른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환경청에서는 원상복구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못 박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여주의 사라지는 명소 금모래 은모래

 

2월 2일 오후,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여주 신륵사는 태백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흘러오는 강길 중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 중 한 곳이다. 더욱 이곳은 강이 휘감아 돌면서 한편에 자연스럽게 쌓여 퇴적이 된 모래톱이 아름다워 '금모래 은모래'하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여주 남한강변의 명소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인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찬 날씨에 찾아간 신륵사 강월헌. 이곳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은 절경이다. 강월헌의 주변으로는 기암괴석이 남한강의 물줄기를 맞이하고, 건너편에는 그 유명한 금모래 은모래 밭이다. 그리고 그 뒤로는 천연의 숲이다. 이곳은 남한강 유원지라고 하여, 일 년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강월헌 가까운 곳까지 오탁방지막이 처져있다. 그 이유는 바로 신륵사 건너편의 금모래 은모래 밭의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기 위해서, 그곳에 중장비들이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일이여, 이제 무엇을 보고 살아. 저렇게 다 퍼가면…."

 

여주에서 태어나 여주에서 살아 온 분들이 한마다씩 한다. 어려서부터 늘 가서 뛰어놀던 곳이, 바로 금모래 은모래밭이었다는 것이다. 한참을 놀다가 땀이 나 그 뒤편에 있는 숲에 들어가면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었단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간직한 명소인데, 그곳이 송두리째 날아가고 있다. 

 

새들도 넘지 않는 오탁방지막

 

  
▲ 오탁방지막 금모래 은모래의 모래와 자갈을 채취하기 위해 쳐놓은 오탁방지막
ⓒ 하주성
오탁방지막

  
▲ 유원지 숲 금모래 은모래 모래밭 뒤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다. 이 숲도 절반이나 잘려 나간다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 하주성

 

넓은 모래밭을 파 올려 여기저기 모래더미를 쌓고 있는 현장. 그런데 그 앞으로 처져있는 오탁방지막을 보면서 희한한 모습을 보았다. 오탁방지막 밑으로는 중대백로며, 오리 떼들이 모여 있는데, 오탁방지막 위쪽으로는 단 한마리의 새도 보이지 않는다.

 

"저 새들이 침묵시위를 하는 것 같아요"

"침묵시위라뇨?"

"저기 좀 보세요. 원래 중대백로라는 새들이 저렇게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잖아요. 그런데 저 바위에 보세요. 저렇게 모여서 움직임이 없는 것이 흡사 침묵시위라도 하는 듯 하잖아요. 새들도 강을 저렇게 파헤치니 화가 난 것 같아요."

 

중대백로가 무리지어 사는 새인 줄만 알고 있던 나이다. 그런데 바위 위에 여기저기 20여 마리의 새들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강에는 오리 떼들이 무리지어 날았다가, 다시 내려앉고는 한다.   

 

젊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강월헌에 찾아들었다. 그리고 굴착기로 파서 쌓아올린 모래더미를 연신 찍어댄다. 저마다 오탁방지막이며 모래더미를 찍는 사람들. 저마다 한 마디씩 한다. '저 건너편에 호텔도 들어 온데요. 여주가 발전을 하는 것은 좋지만, 저렇게 마구 파헤치면 어쩌려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흡사 모래 파먹기 대회를 하는 듯한 현장

 

  
▲ 중대백로 오탁방지막 밑 바위에 무리지어 앉아있는 중대백로들. 마치 강을 파헤치는 것에 대해 침묵시위를 하는 듯하다.
ⓒ 하주성
오탁방지막

  
▲ 오리떼 남한강은 수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그러나 올에는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 하주성
오리

강천보의 금모래 은모래 모래밭의 모래와 자갈 채취를 시작으로, 여주보의 산이 되어가고 있는 모래와 자갈 채취현장, 그리고 이포보의 마치 포격에 맞은 듯한 웅덩이가 된 현장. 여주의 현장들은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흡사 다투어 모래자갈을 파먹기 위한 시합이라도 벌이는 듯하다.

 

그 아름다운 모래밭이 망가져가는 현장을 보는 사람들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도대체 이렇게 자연을 마구 파헤쳐도 되는 것인지. 이미 환경이나 자연보호라는 말은 거리가 멀다. 강월헌 건너편에 줄을 지어 꽂아 놓은 빨강색 깃발들. 저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저 숲도 반이나 잘려 나간대요."

"건너편 저 숲 말인가요?"

"예, 이제 여주의 가장 아름다운 강 길이 송두리째 사라지네요."

 

  
▲ 현장을 떠나는 중대백로 모래밭 모래와 자갈채취가 보기 싫은 듯, 바위를 떠나 남한강 위로 나는 중대백로
ⓒ 하주성
중대백로

 

중대백로 한 마리가 파헤쳐지는 모래밭이 보기 싫다는 듯, 남한강 위로 날아간다. 그 뒤로 또 한 마리. 그렇게 바위 위에 침묵으로 앉아있던 새들이 떠났다. 그리고 저 멀리 작업현장만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1월 23일. 토요일이라 모처럼 시간을 내어 남한강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리라고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다. 날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 날씨인지라 꽤 쌀쌀하다. 남한강 주변의 길을 걷고 있노라면, 답답하던 가슴이 시원해지고 머리가 맑아짐을 느낀다. 강 길을 걷는 즐거움은, 그 길을 걸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앞 강길을 걷다보면, 멀리 보이는 산들과 조화를 이루는 남한강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쌓아올린 모래더미가 산이 되어가고

 

그런데 앞을 보니 남한강 세 곳의 보 중 한곳인 여주보가, 바로 왕대리 앞에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쪽 옆으로는 모래와 자갈을 파다가 쌓아올린 퇴적물이 점차 산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저렇게 많은 모래와 자갈을 퍼다 쌓아올리면, 강바닥은 자정능력을 잃게 된다. 그런데도 수질이 좋아진다는 말에는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여주보를 바라보고 있는데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계시다. 여주보를 만드는 것을 보는데 답답하다고 대답을 했더니, 마음 아프게 그런 것은 무엇 때문에 보느냐고 하신다. 왕터에 사시는 이 어르신은 몇 년째 이 강 길을 갈으셨다고 하신다.

 

"마음이 아프세요?"

"그럼 저렇게 강바닥을 파헤치면 어떻게 해. 물고기가 씨가 마르는데."

"물고기가 씨가 마르다뇨?"

"저렇게 모래자갈을 바닥을 파서 퍼 가면, 그 모래자갈만 파 올리겠어. 치어나 물고기 알은 다 괜찮겠느냐 이거지. 아마 씨도 안 남을 거야. 그리고 이곳은 여울목인데, 여울목을 저렇게 파헤치면 물고기들이 어떻게 살아."    

 

  
▲ 모래더미 강바닥을 파 채취한 모래와 자갈이 산을 이루고 있다
ⓒ 하주성
여주보

 

나는 환경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러나 저렇게 강바닥의 모래자갈을 다 파내면, 수질이 나빠진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어르신의 말씀은 기분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남한강가에는 소문난 매운탕집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집들이 이제 다 문을 닫을 지경이란다.

 

철새도래지에 철새는 없고

 

남한강은 겨울철이 되면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드는 곳이다. 그만큼 철새들이 이곳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가 쉬웠다는 이야기가 된다. 왕대리에서 이포 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능서면 내양리가 있다. 앞으로는 양화천이 흐르고, 마을 뒤로는 남한강이 흐른다. 그래서 이곳은 겨울이 되면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곳이다.

 

내양리에는 지금도 민물고기 매운탕을 파는 집들이 있다. 하기야 고기를 잡을 수 없으니, 이제 이 집들도 양식 민물고기를 딴 곳에서 사다가 장사를 해야 할 판이다. 내양리 남한강가에는 철새도래지임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다. 하지만 철새 한 마리 찾아볼 수가 없다. 돌아 나오는 길에 백석리 마을회관 앞에 계신 마을 분들에게 물어보니, 공사를 시작하고 철새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듣고, 보는 것마다 답답함 뿐이다.

 

  
▲ 모래더미 모래더미 위로 쉴새없이 덤프트럭들이 모래 자갈을 파다가 쌓는다
ⓒ 하주성
여주보

  
▲ 모래더미 모래더미 위로 쉴새없이 덤프트럭들이 모래 자갈을 파다가 쌓는다
ⓒ 하주성
여주보 현장

강 속 깊이 박히는 철재구조물들

 

여주보 현장을 바라보는데 한숨만 나온다. 보를 막는다고 철재 구조물을 강바닥에 엄청나게 박아놓았다. 저 구조물로 인한 피해는 또 없을 것인가? 날이 추운데도 굉음을 내면서 공사를 하는 모습들. 아마 약속한 공기 내에 마치겠다고 저 난리들을 피우는 것인지. 저렇게 급하게 하는 공사가 과연 제대로는 될지 모르겠다.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고 했거늘. 그저 저 철제구조물로 또 강물은 얼마나 오염이 될 것인지.

 

  
▲ 철재구조물 강바닥에 깊이 박히는 철재구조물과 수위표시
ⓒ 하주성
여주보

공사를 하고 있는 강변 모래밭에 박힌 수위표가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밑에 보이는 '관리수위'는 평상시의 물의 높이일 테고, 위에 보이는 '계획 홍수위'는 보의 높이를 말하는 것일 텐데. 그 계획홍수위가 현재의 둑보다 낮지가 않다. 만일 국지성 호우라도 상류 쪽에 쏟아진다면, 그리고 상류의 댐을 열어젖힌다면, 저 물은 다 어디로 갈까?  

 

공사가 한창인 여주보 인근 모래밭가에 배 몇 척이 보인다. 저 배들은 무엇을 하는 배였을까? 저렇게 쓸쓸하게 보이는 몇 척의 배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아름다운 강을 생활의 터전으로 삼아 물고기를 잡던 사람들의 모습도 이젠 더 이상을 볼 수 없는 것인지.

 

  
▲ 배 남한강가에 모여있는 배들. 무엇에 사용하던 배일까?
ⓒ 하주성
여주보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아름다움을 노래하던 남한강. 그리고 억새와 갈대가 하늘거리던 강 길.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물 위에 솟구치던 물고기들. 이런 모든 것이 꿈속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공룡과 같은 모습으로 굉음을 내며 강바닥을 파헤치는 중장비와, 연신 모래와 자갈을 날라다가 모래산을 쌓고 있는 덤프트럭들의 소리만 요란하다. 그 소리에 묻힌 깊은 한숨 소리가 저들에게는 들릴 리 없으니,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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