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원에이스 광교타워1 3스페이스 매홀 갤러리에서 열려

 

수도권에서 작업하는 디지털 사진작가 20명이 참여해서 첫 번째로 연 전시회입니다. 이 전시장을 들어서서 우측은 상설작품입니다. 사진전이 바뀌면 액자 안 사진만 교체하는 것이죠. 좌측에 전시된 작품들은 타일에 사진을 인화한 것입니다. 그것은 작가들이 소장할 수 있는 작품들이고요

 

16일 오전, 광교 동수원에이스광교타워1, 지식산업 3313호에 소재한 스페이스 매홀 갤러리에서 만난 구석완 작가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을 설명한다. 지난 13일부터 전시를 시작한 1회 수디(수도권 디지털 사진작가 모임)의 작품전 첫걸음22일까지 열린다. 현재 수도권 디지털 사진작가 모임에는 500여 명의 회원이 있지만, 그중 20명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 매홀 갤러리 사진전을 찾아간 것은 이곳 전시작가 중 특별한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수원시 페이스북 서포터즈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구석완 작가가 이곳에 두 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석완 작가는 서포터즈 활동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그 바쁜 틈에도 사진작가 동호회에 가입하여 작품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서포터즈 활동하면서 사진을 보는 안목 달라져

 

저는 사진에 몰입한 것은 2005년 경부터였습니다. 당시는 서울 위주로 출사를 했는데 주로 고궁이나 북촌, 인사동 등을 다니면서 사진을 담아냈죠. 그러다가 수원시 서포터즈로 활동을 하게 됐고, 지난해 행궁동 나혜석거리 축제를 취재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원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석완 작가는 자신이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진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단순히 좋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하면서 남들이 볼 때 생각을 할 수 있는 사진, 그리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아낼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원시 서포터즈로 활동을 하면서 제가 사진작업을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죠. 이번 전시회에 낸 작품들도 사진 한 장을 촬영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죠. 이번 작품은 화성문화제 당시 촬영한 작품으로 구름과 파란하늘, 그리고 화성을 돌아보는 사람들과 나무 한 그루, 그런 것으로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입니다

 

 

화성성역의궤와 관련된 사진전시 하고 싶어

 

사진을 촬영하면서, 그 사진이 관객들에게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는 구석완 작가.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은 수원을 더 속속들이 알고 난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수원을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하기에 구석완 작가는 테마가 있는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는 것이다.

 

요즈음 저는 테마가 있는 사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원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그래서 국역 원행을묘정리의궤를 구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원에 관한 테마가 있는 사진에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의식이 변할 수 있다. 사진작가의 생명력이 있는 작품 한 점으로 인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구석완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앞으로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늘 카메라를 어깨에서 내려놓지 않는 구석완 작가. 또 다른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람은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다. 결핍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고 살면서 결핍이 생기기도 한다. 평생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며 그 구멍을 채우려한다. 나에게 있어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찾은 방법이 붓을 드는 것이었다. 캔버스 위에 붓으로 칠하고 바르고 뭉게는 것이 나름의 몸부림이었다. 그 붓으로 나는 남들이 보는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 고은이는 자신의 개인전인 꽃밭에서의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붓을 들었는가도 모르겠다고 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 전공을 한 작가는, 2014 이앙갤러리(서울), 2015 RE:BORN _한전아트센터(서울), 2017 부스 _한전아트센터 갤러리(서울), 2018 부스 _꿈의 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서울), 2019 RE:BORN _혜화아트센터(서울) 등에서 전시를 가졌다.

 

작가는 꽃이라는 매개는 그때의 이며 지금의 이기도 하다고 했다. 꽃이라는 그 뻔한 매개체 안에 나를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붓의 날림과 흘림과 물감의 뭉겜과 거친 느낌은 꽃이라는 이미지와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의 표현을 주어, 뻔한 것 같지만 뻔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단다. 먹과 아크릴의 섞임으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의 사용으로 이질감을 주고, 스케치만 되어있는 일부분은 결핍을 표현했다고 작가는 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전시장은 또 처음이야

 

15, 연말이 되면서 곳곳에서 행사가 벌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많은 곳을 찾아다니면서도 정작 그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서둘러 예술공간 봄을 찾았다. 갈 곳은 많지만 평소 안면이 있는 작가들이 전시를 한다고 하면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예술공간 봄의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고은이 작가의 꽃밭에서를 보기위해 전시실을 들어서다가 순감 멈칫했다. 전시실 공간 가운데 탁자가 놓여있고 방석이 있다. 이런 전시공간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왜 이렇게 전시공간 가운데 탁자와 방석을 놓은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전시공간 가운데 놓은 자리를 피해 작은 방을 다니며 작품을 본다. 말 그대로 꽃밭에서이다. 그 꽃밭 안에 서 있는 나 스스로도 꽃이 된다. 작가는 작업이라는 것은 누군가 보아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 작업이 무대위에 올려진 순간, 내 작업의 아우라는 보아주는 이, 관객에게 있다. 꽃밭이라는 무대 위에 서 있는 주인공은 관객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 난 관객이 아닌 꽃이 되었다.

 

 

3전시실에는 이상아 개인전 <..(WAITING)> 전 열려

 

1전시실을 돌아보고 난 뒤 제3전시실을 찾았다. 이상아 개인전인 기다림(WAITING)’ 전이 열리고 있다.

조용히 살아 숨 쉬는, 하지만 말없이 한 자리에서 물과 햇빛을 기다리는 하는 화분. 빛에 반짝이고 때로는 바람에 일렁이며 나에게 시원하게 풍덩 빠져보라고 유혹하는 수영장.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마치 cctv처럼 말없이 바라보며 느껴지는 모든 기를 담고있는 오브제(objet). 이러한 소재들은 밖에서 보면 보이지 않고 활짝 열어야만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같은, 안을 들여다보면 따스한 빛을 품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준비하고 누군가 기다리는 모습을 디테일(detail)하게 만들어 준다.”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전시가 되어있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창문과 의자, 테이블, 화분, 계단 등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기다림은 어떤 것일까? 안을 들여다보아야만 하는 기다림은 밖에서 보면 꽉 닫혀있는 차가운 문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열어보면 그 안에 얼마나 따뜻한 온기들이 가득 채워져 있는지를 작가는 이야기 한다.

 

 

전시되어 있는 이상아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를 이렇게 맥을 놓고 기다린 적이 있었음을 기억해 낸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 작품을 보고 아무런 느낌도 없다면 굳이 전시를 보아야만 할까? 늘 전시공간을 찾아다니지만 무엇인가를 찾아보려고 애쓴다. 그것이 작가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 때문이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예술공간 봄 제1전시실 고은이 작가의 꽃밭에서, 3전시실 이상아 작가의 기다림(WAITING)’ 전을 보면서 전혀 무관한 두 작가의 작품이 오버랩 된다. 똑 같지 않은 작품들. 기다림에서 보이는 의자와, 꽃밭에서 전시공간의 탁자와 방석 때문인가도 모른다. 28일까지 예술공간 봄에서 전시되는 두 작가의 작품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행사장에 모인 40여명이 모두 가족, 재능도 다양해 보는 재미 쏠쏠

 

30년이란 시간을 방송과 신문,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해 글을 쓰느라 수많은 곳을 찾아다니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런 곳을 취재한 적은 처음인 듯하다. ‘올케와 시누이들의 달달한 시낭송회14일 오후, 팔달구 지동 창룡문로에 소재한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그런데 시낭송회에 참석하기 위해 창작센터를 찾아오는 관객들이 심상치 않다. 십 수 년을 지인으로 생활하던 선배가 있는가하면, 시낭송가로 수원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낭송가도 있다. 거기다 어린이들까지 시낭송회를 찾아오고 있다. 알고 보이 이들 모두가 한 가족이라고 한다. 이날 창작센터에 모인 일행은 40여명이 넘었다.

 

그런데 이 시낭송회에 참가한 낭송가들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점도 놀랄 일이지만, 가족 모두가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이날 모임이 17녀의 자녀를 둔 한 어머니의 97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라고 한다. 이렇게 다복한 가정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가족 모두가 한 어르신을 정점으로 자신들이 있는 위치에서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 더 놀랍다.

 

 

가족 모두가 출연한 시낭송회

 

시낭송회의 시작은 가족 중에 전MBC 기자출신으로 경기일보 사장, 경기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큰 사위인 홍기헌 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의 축사로 시작했다. “오늘 이 같은 자리는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자리라면서 장모님의 97세 생신을 맞이한 뜻 깊은 자리를 모든 가족들이 모여 잔치를 벌일 수 있게 된 것은 기네스북에 오를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장녀 이화자의 시낭송으로 시낭송회가 시작됐다. 이화자는 구상 시인의 <꽃자리>를 낭송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는 구상 시인의 꽃자리를 낭송한 후에는, 이화순이 <국화 옆에서(사정주 시)>를 낭송했다.

 

이날 가족들의 시낭송회는 시낭송만 한 것이 아니다. 제각각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했는데, 사위 김진남은 색소폰 연주로 <갈대의 순정><울어라 열풍아>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이순영은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낭송했고, 이귀영은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다.

 

 

이 가족, 도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까지 총 출동한 가족 시낭송회. 이런 시낭송회도 처음이지만 참으로 대단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이 가족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사위 곽상헌은 <거지타령>을 불러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낭송과 연주, 가요가 다가 아니었다. 이수영은 민요 창부타령에 맞추어 맨손 허튼춤을 추어, 가족들의 그칠 줄 모르는 다양한 재주를 보여주었다.

 

이어서 시낭송회에서 단골로 사회를 보는 이길자 시낭송가의 김도현 시인의 <그대에게 가고 싶다> 낭송으로 이어졌고, 외손녀인 조민정은 중국어 시낭송으로 <이 또한 모든 것>을 낭송했다. 김성호 가족은 팝송과 우리가요 <무조건이야>를 개사한 외할머니께 드리는 노래를 불렀으며, 아들 이부영은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낭송했다.

 

수원의 유명한 시낭송가인 집안의 유일한 며느리 안혜숙 시낭송가는 딸 이소림과 함께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낭송했다. 이진영의 가족에게 드리는 기도문으로 이날의 가족 시낭송회를 마쳤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의 시낭송회는 가족이 무엇인지, 다복함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가족 67명 중에 40여명이 모여 만들어낸 가족 시낭송회. ‘올케와 시누이들의 달달한 시낭송회를 마치고 나서 세상에 이런 가족도 있다는 것이 놀랍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시낭송회는 또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파장동 갤러리 고칸에서 아버지를 그리며 고래이야기 주제 전시

 

장안구 파장천로 56 두리야빌딩은 1층과 2층이 데일리라는 카페다. 이 카페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이곳이 카페인지 갤러리인지 구별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카페가 고칸(관장 임정민)’이라는 갤러리로 함께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고칸을 찾아가려면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르다. 파장동 행정복지센터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2, 날씨가 쌀쌀하다. 고칸을 찾아 임정민 관장의 안내로 2층으로 올라갔다. 카페로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여기저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손님들이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하고 있다. 요즈음은 이런 카페들이 대세라고 한다. 작품을 관람할 수도 있고,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 이야말로 일석이조란 생각이다.

 

이곳 카페에서 121일부터 30일까지 전시를 하고 있는 정유정 작가. 차를 한 잔 놓고 마주앉았다. 이번에 12번째 개인전이라고 한다.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한 정유정 작가는 교사로 퇴직했다. 이번 정유정 작가의 그림 모티브는 고래다. “나의 고래는 그리운 아버지, 원대한 꿈, 신뢰, 사랑, 보호, 파워풀한 힘, 자연 그리고 자유를 위한 외침이며 치유다라고 하는 작가의 고향은 울산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삶의 고뇌를 담아 내

 

정유정 작가는 미술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가정시정으로 인해 교육대학에 진학해 교사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그림에 대한 열망을 놓을 수가 없어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그림을 전공했다. 그동안 정유정 작가는 국내외 그룹전에 100여회나 참가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재 한국미협 이사, 안산미협 이사를 맡고 있는 작가는, 2011년 공무원미술대전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2013년 나혜석 미술대전 특별상, 2013년 국토환경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 각종 공모전 등에 다수 입상한 경력이 있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 고칸에 전시된 작품들의 주제는 고래다.

 

어릴 적 아버지가 외항어선을 탔다는 정유정 작가는 아버지에게 효도를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세상을 떠났다며, 그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껏 바다를 누비는 고래를 주제로 작품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카페 벽에 전시되어 있는 작가의 다양한 고래 그림들은 작가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 넓은 곳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2018년 명예퇴직 후 오로지 작품에만 전념해

 

명예퇴직을 앞두고 이 다음에 내가 살아가면서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작가는, 계속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미술대학원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작가의 작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런 열정이 있기 때문에 오래지 않은 시간에 12회라는 개인전을 가질 수 있었는가 보다.

 

작가는 고래를 모티브로 한 이번 작업은 치열한 경쟁의 삶과 차별속에 신음하며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고뇌를 몽환적인 꿈의 모습으로 가시화하여 본성이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 즉 자연으로의 회귀, 자유로운 여행, 평화, 명상, 근본에의 끊임없는 질문, 생존 등을 뛰어넘어 남녀, 인종, 성소수자, 생태환경까지 모든 생명이 존경받는 세상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굳이 닫힌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자유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카페라는 전시공간을 택해 초대전을 갖는 이번 정유정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정해진 장소에서 전시를 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람을 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드나드는 카페라는 곳을 선택하면 그런 걱정을 피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전시가 몇몇 사람의 정해진 사람들을 위해 전시를 할 것이 아니라, 작가가 사람들에게 다가가 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롭게 우주공간을 마음껏 휘저으며 다니는 고래.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시간을 내어 정유정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는 고칸을 찾아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아야겠다.

 

재개발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재개발을 하는 곳에서 작은 짐 하나를 부둥켜안고 울고 있던 어느 노파의 모습이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잊을 수가 없다. 재개발 구역에서 평생 동안 자신이 가꾸고 지켜왔던 집이 거대한 포클레인의 무자비한 삽에 찢겨나가는 것을 보면서 함께 죽겠다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재개발 지역으로 고지가 된 곳을 떠나면서 몇 번이고 뒤를 돌아다본다.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그런 재개발 지역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가 열렸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2019년 회원전은 <기억 - 매교동>이라는 제목으로 재개발로 인해 형태조차 찾을 수 없는 매교동 재개발 구역을 기록한 것이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회장 고인재)’는 수원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작가들의 모임이다. 수원의 잊히는 것들을 찾아내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수기사의 2019 회원전은 재개발 구역인 매교동을 기억하고 있다. 북수동에 소재하고 있는 예술공간 봄 1, 2 전시실에서 1128일부터 125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기록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수기사의 2019년 회원전

 

이번 <기억 - 매교동>, 팔달재개발구역의 사라진 것들에 참여한 수기사의 작가는 강관모, 고인재, 김미준, 김태왕, 남기성, 남정숙, 박영환, 신명우, 이병권, 아연섭, 한정구, 홍채원 등 12명이다. 이들은 수기사 회원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라고 홍채원 작가가 전해준다.

 

수기사 회원들은 더 있지만 이번에 전시를 갖는 작가 12명이 가장 활발하게 수원을 기록하는 작가들입니다. 지난번에는 인계동 재개발 지역의 빈집에서 전시를 했는데 아침에 가보니 사진 작품들을 누가 다 가져가 버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희들은 전시를 할 때 가급적이면 액자사용을 하지 않아요

 

 

홍채원 작가는 수원 팔달구 재개발 지역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수기사 작가들은 수원 구도심 곳곳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인계동, 매교동은 철거가 거의 마무리됐고, 이주가 진행 중인 세류동 일대도 철거에 들어간다. 팔달 6·8·10구역 및 권선 6구역 등 매교역 주변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2022년 하반기에 12천여 세대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들 동네 외에도 고등동, 연무동, 조원동 정자동, 지동 등 낙후된 동네 곳곳에서재개발이 추진 중이다라고 전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전시를 통해 수기사 작가들은 재개발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낡고 불편하다고 그냥 헐어버려도 되는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재개발이 호재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폭력이라고 말한다면서 재개발만이 당연한 것인가에 대해 묻고 있다. 자신의 고향을 잃어버리고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해 수기사 작가들은 묻고 있다.

 

작가들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기억을 남기는 전시

 

28, 오후에 수기사 작가들이 예술공간 1, 2 전시실에 작품을 설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전에 찾아갔다. 전시실에 아무것도 없어 관리자에게 물었더니, “오전에 전시를 마친 작가들이 작품을 철수했고, 수기사 작가들은 오후 2시가 지나야 와서 작업을 할 것이라고 일려준다. 오후 4시에 다시 예술공간을 찾았다.

 

전시실을 들어서니 몇 명의 작가들이 한창 작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기사 작가 중에는 전시를 할 때마다 보아왔던 작가들도 있기 때문에, 인사를 한 후 설치를 하고 있는 작품들을 돌아보았다. 수기사 작가들은 재개발로 인해 영원히 사라지게 될 동네를 기록하고 있다. 후에 재개발을 마치고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들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수원의 각 분야는 잊히고 있는 것들에 대해 제대로 기록은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점을 생각하면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작가들인 수기사 회원들에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앞으로 시간이 흐른 후에라도 지나가버린 수원의 옛 모습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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