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장애인, 그런 것들이 이들에게는 별로 닿지 않는 말이다. 광주 공연장에서 만난 유네스코 예술단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난 그 많은 공연 중 단연 이 두 가지 공연을 잊을 수가 없다. 장애를 딛고 일어 선 인간의 위대한 승리. 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가 이렇게 칭찬을 하는 이유는 장애는 결코 사람의 인생에서 덧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 무대였기 때문이다. 한 가지는 시각장애인들이 군무로 보여 준 '봄을 보러가자'는 무용이었다. 또 하나는 양퍌을 잃은 황양광의 '싱싱한 새싹'이란 무용이다. 이 두 가지의 무대를 보면서 내내 코끝이 징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시각장애를 이겨 내 마음으로의 춤

무대 한 편에서 지팡이를 든 사람들이 나온다. 머리에는 모판을 상징하는 소도구를 이고 있다. 그런네 이들에게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허리를 줄로 묶어 이었다는 것이다. 허리마다 줄을 묶고 있는 이들은. 하나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허리를 묶은 이 줄들은 서로의 체온이 전해져 한 사람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동작 하나하나를 이 줄로 느끼는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동작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 줄은 이들에게는 생명의 줄인 셈이다. 봄을 보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들. 그들의 마음속에 염원을 닮은 무용이다.



이들은 이 줄로 모든 것을 느낀다. 동료의 마음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봄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고 있는 것이다. 지팡이를 소고두로 삼아 무대위에서 움직이는 이들. 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잠시 잊게된다. 몸을 묶어 '장애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봄을 보러 가자. 아마 이들은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봄을 보았을 것이다.


  
두 팔을 잃은 최고의 무용수

두 팔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황양광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다섯 살 때 고압전기를 건드려 두 팔을 잃었다. 황양광은 두 팔을 잃은 슬픔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처음엔 아팠고, 다음엔 불편했고, 그 다음엔 슬펐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의지를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쓴 글씨를 보았습니다. 없어진 팔, 그 자리에서 희망이 새싹처럼 돋아났습니다. 하루가 고스란히 선물같기만 합니다.'

싱싱한 새싹은 황양광의 실제 체험을 무용으로 엮은 것이다. 황양광은 지게질을 하면서 모자를 돌리고 여기저기 새싹들이 대지를 뚫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봄을 노래한다.



장애는 마음의 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장애를 딛고 훌륭한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 이 두 가지 무대를 보면서 이들에게 장애란, 한낱 자신이 살아가는데 조금 남들보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뿐이다. 많은 세게의 장애인들에게 꿈을 주고 있는 유네스코 평화예술단. 그들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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