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대(駐蹕臺)’,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동천리. 전라북도 기념물 제120호인 이산묘의 곁에 서 있는 절벽에 쓰여 있는 글씨이다. ‘주필’이란 임금이 거동 길에 잠시 머무르거나 묵고 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곳을 왜 주필대라고 한 것일까? 전라북도 지역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관련이 있는 곳이 상당하다.

남원 운봉에서 왜구를 물리친 이성계가 마이산에 올라가 금척과 관련된 시를 읊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24년 이 고을의 선비들이 뜻으로 모아 새긴 글이라고 한다. 그 커다란 암벽 한편에는 ‘마이동천(馬耳洞天)’이라는 글귀도 보인다.


뜻은 달라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아

천마가 동쪽으로 와 형세가 이미 궁하니
흰털 말발굽 더 건너지 못하고 도중에 쓰러졌네.
연인(내시)이 뼈만 사가고 그 귀만 남기니
변하여 두 봉우리 되어 반공중에 걸려있네

아마도 이성계는 남원 운봉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나서, 스스로 나라를 세울 것을 다짐했는가 보다. 전주에 승리 후 전주에 온 이성계는 정자에 인척을 모아놓고 큰 잔치를 베푼다. 이 자리에서도 이성계는 은근히 자신의 마음을 피력하는 시를 읊기도 했다. 그런 이성계가 이곳을 들렸다는 것이다.




이곳 주필대 옆에는 사우가 있다. ‘이산묘(駬山廟)’는 전라북도 기념물 제120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이곳은 여러 가지가 복합되어 하나의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주필대의 위에는 1907년 ‘호남의병창의동맹단’의 집결지인 황단 터가 있으며, 그 하단부에는 이산묘라는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산묘는 면암 최익현선생의 제자이자 고종의 스승인 연재 송병선의 제자들이, 연재의 송병선의 제자모임인 ‘친친계’와, 면암 최익현의 제자모임인 ‘현현계’를 구성한 후 건립한 곳이다. 이산묘 안에는 회덕전과 영광사, 영모사, 대한광복기념비 등이 위치하고 있다.



황단 터는 1907년 의병장 이석용을 비롯한 의병들이 집결하여, 호남 최초로 한말 국권 수호를 위해서 창의하였던 곳이다. 현재 창의동맹터 아래 조선 태조의 건국설화가 있는 곳을 택해서 사우를 건립하여, 항일의병의 위패와 그 기념흔적을 모아놓은 곳으로 지정, 보존가치가 큰 곳이다.

쓸쓸한 이산묘와 주필대, 역사속으로 지다

10월 6일 찾아간 주필대와 이산묘. 세월이 지나면 사람들은 역사를 곧잘 잊는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역사에 대해 무관심한 민족도 그리 흔하지는 않은 듯하다. 수많은 역사의 굴레속에서 잘 잊는 방법이 잘 사는 방법이라는 것을 터득한 것이나 아닌지.




쓸쓸한 이곳에는 앞으로 지나는 차량들만 소음을 남겨 놓는다. 주필대라는 각자가 새겨진 암벽으로는 ‘송악’인 듯한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타고 오르고 있다. 이산묘와 주필대를 거쳐 돌아오는 길가에 ‘용바위’라는 바위를 만난다. 바로 ‘호남의병창의동맹지’라는 곳이다. 마이동천의 입구에 있는 이곳 용바위에서 정재 이석용이 해산 전기홍과 함께 500명의 의병들과 규합하여, 황단을 쌓고 천지신명께 국권회복을 빌었다는 곳이다.

세월이 지나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들의 형태는 달라도, 이곳은 나라를 위한 구국의 터가 분명한 듯. 주필대, 이산묘, 황단터인 용바위, 아마도 마이산을 들어가는 이 입구는 나라걱정을 하기에 가장 좋은 터가 아니었는지. 무심히 지나치는 차량들이 소음을 남겨놓는다. 역사는 그렇게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인지.

  1. *저녁노을* 2011.10.15 06:42 신고

    역사는 늘 뒤안길로 사라지는 법이긴 해요.
    지기님으로 인해....알게되는 게 참 많습니다.ㅎㅎ

    자 ㄹ보고가요

  2. pennpenn 2011.10.15 06:45 신고

    2번째 사진의 표석이 엄청 커군요
    토요일을 편안하게 보내세요~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10.15 06:52

    잘보고갑니다 좋은주말보내세요~
    바쁘시더라도 건강챙기시구요

  4. 꽃보다미선 2011.10.15 07:02 신고

    온누리님아니면 몰랐을 문화재들 요즘들어 잘 보고 있습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구요. ^^

  5. 펀제주 2011.10.15 07:06 신고

    그러고 보니 온누리님!!!
    제가 태안 백화산에서 내려오면서 길 옆에 있었던 정자 터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것과 그 옆에 있었던 글자들을 보고 뭔가 했었는데
    왠지 온누리님은 알려주실수 있을것 같아서요. ㅎㅎㅎ
    제가 조만간 사진 찍어서 올려놓을테니 한번 가르침을 주십시오^^

  6.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10.15 07:14

    저 역시 역사를 많이 잊고 등한시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납니다.
    이제부터라도 역사 속으로 치열하게 달려가려고 합니다. ^^

  7. 아이엠피터 2011.10.15 07:33 신고

    가끔 저런 역사 문화재 옆에 작은 집 한 채 지어 주고
    귀농이나 귀촌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임대해주는
    정책을 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알아서 잘 관리는 물론이고 활용도가 높아질텐데..
    숨겨지고 찾기 힘든 문화재, 그 안에는 우리의 역사가
    있기에 늘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8. 광제 2011.10.15 08:08 신고

    이런곳도 있었군요...
    구국의 터...참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네요..
    주말...즐겁게 보내시구요^^

  9. 예원예나맘 2011.10.15 08:12

    잘 보고 갑니다.^^*
    날씨가 이젠 많이 추워졌습니다. 좋은 곳 담아오실때 감기 조심하세요~
    행복한 주말되세요!!

  10. 영낭자 2011.10.15 08:16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던 제가 쵸큼 부끄러워지네요.

    온누리님~
    웃음 가득한 주말 되세요.^^

  11. Yujin Hwang 2011.10.15 08:23 신고

    저는 어제 뒷마당에서 불난로 피고 고구마 구워먹고 노느라고...^^
    Have a good weekend!!

  12. 온누리49 2011.10.15 08:24 신고

    모처럼 답방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월주스님께서 군 부대 행사에 참석하신다고
    사진 촬영좀 해달라는 부탁을...^^
    사진도 별로인데 말입니다..
    다녀오겠습니다^^

  13. 신기한별 2011.10.15 08:38 신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4. 부동산 2011.10.15 09:06 신고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주말 잘보내세요

  15. 클라우드 2011.10.15 13:54

    태극 무늬를 보게되면 마음에서 부터 겸허함이 올라옵니다.
    마음에 고운 주말이 되세요.^^

  16. 감생이 2012.11.12 00:58

    마이산을 들렸다가 우연찮게 길을 잘못들어 이곳을 지나쳤습니다
    일행이 없었다면 좀더 시간을 가지고 역사공부를 할수있는기회인데 .....
    이곳에와서 검색을하니
    많이 아쉬움을 남기는군요
    좋은 자료 스크랩해갑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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