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남원 요천가 '사랑의 광장'에서 열리는 '제63주년 군군의 날 기념 남원 민군 한마당큰잔치'에서 선 보이는 놀이 중 '기싸움'이라는 종목이 있다. 기싸움이란 기를 갖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용대기 위에 꽂혀있는 '꿩장목'을 먼저 빼앗는 부대가 이기는 승부성 민속놀이이다.

원래 기싸움이란 마을마다 <두레기>가 있어, 그 두레기들이 농사 일을 하러 길을 나가다가, 서로 꿩장목을 빼앗는데서 유래를 한 것이다. 예전에 마을에는 농사를 지을 때 품앗이를 하던 두레조직이 있었다. 이 두레조직에는 두레를 상징하는 기(旗)인 '두레기'가 있었다.공동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두레패들이 길을 가다보면 이웃의 두레패들과 길에서 서로 마주치게 된다.


두레패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 벌이던 기싸움

길에서 마주친 두레패들은 서로가 자신들이 '형님'이라고 상대방에서 먼저 기수를 숙이거니 길을 비켜서라고 난리들을 친다. 그러다가 기싸움을 벌이게 된다. 기싸움은 상대방의 두레기 위에 꽂힌 꿩장목을 먼저 빼앗는 마을이 형님 노릇을 하게 된다. 

장목를 빼앗긴 마을에서는 꿩장목을 찾기 위해 술을 대접하거나 아니면 깍듯이 형님으로 모셔, 길에서 마주치면 기수를 숙여 먼저 인사를 하게 된다. 이러한 기싸움은 정월에 농사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것을, 군장병들이 승부성놀이로 펼치게 되는 것이다.


서로 등을 지고 공격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병사들(위) 징소리가 나면 상대방의 기에 달려든다. 수비군은 이를 저지한다.

기싸움은 이렇게 한다.

1. 먼저 양편에 20명 씩의 인원을 차출한다.
2. 한 명은 기수이고 9명은 자신의 기를 지키는 수비군이 된다. 남은 10명은 상대방의 기에 꽂힌 꿩장목을 빼앗는 공격군이 된다.
3. 양편의 공격군들은 상대편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서로 반대편으로 가서 등을 지고 선다.
4. 징소리를 신호로 상대방의 기에 달려들어 기를 쓰러트린 후 꿩장목을 뺐는다. 수비군은 자신들의 기를 지켜내야 한다.
5. 자칫 과격하게 몸싸움을 벌이다가 보면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하기에 수비수나 공격수나 손 이외의 부분은 사용할 수가 없다.
6. 기수는 기를 들고 피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장 밖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7. 장목을 먼저 빼앗는 부대가 이기게 된다. 징을 세번 울리면 경기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8. 자칫 과열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다음과 같은 금칙을 둔다. 기수는 경기장 내에서만 이동을 할 수가 있다. 수비군은 상대방을 손으로 밀쳐낼 수는 있다. 또한 신체 부위 어디고 가격을 해서는 안된다. 공격군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을 발로차거나 땅에서 뛰어오르거나 하면 안된다.

   

양편이 서로 상대방의 용대기에 달려들어 기를 쓰러 트린 후 위에 꽂힌 <꿩장목을> 먼저 빼앗아야 한다.

 


서로 장목을 먼저 뺏기위해 쫓아다니다가 보면 이렇게 넘어질 수도 있다. 부상을 막기위해 가급적 용대기를 가진 기수는 일정장소 밖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용대기의 무게는 상당하다. 장대길이 5m에 기폭의 길이가 3m나 되기 때문이다. 혈기왕성한 군장병들이 시연을 하기 때문에 자칫 용대기를 쓰러트리다가 다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손 이외의 어떤 부위도 사용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을 가격하거나 발로 차거나, 혹은 잡아서 넘어트리는 행위도 해서는 안된다. 서로 손을 이용해 밀쳐내기만을 허용한다. 수비군을 밀쳐낸 후 기를 쓰러트려 상단에 꽂힌 꿩장목을 먼저 빼앗는 부대가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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