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있는 영랑호는 자연 석호이다. 석호란 민물과 짠물이 서로 섞이는 호수로, 석호에는 바닷물고기와 민물고기가 공생을 한다. 영랑호의 민물고기들은 주로 잉어와 붕어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잉어의 경우에는 큰 것은 그 길이가 70~80cm 정도가 되는 것도 있다. 이 잉어들은 주로 설악산에서 흐르는 물이 스며드는 곳에 모여 있다.

속초에 들릴 때마다 찾아가는 영랑호이다. 영랑호를 한 바퀴 걸어서 돌면 한시간 20분 정도가 소요가 된다. 맑은 공기와 봄꽃들이 날리는 길을 갇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거기다가 가끔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일은 없는 듯하다.

 

민물이 유입되는 곳에 집단으로 모여있는 이엉떼들. 물이 맑지가 않아서 형체만 보인다.

영랑호 잉어들의 묘기

아침에 영랑호를 한바퀴 돌아보리라 마음을 먹고 카메라를 챙겨 들었다. 어디를 가나 분신처럼 들고다니는 것이니, 오늘이라고 빠트릴 리가 없다. 천천히 d여랑호 산책길을 걷다가 잉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오늘도 예외 없이 잉어 떼들이 모여 한가롭게 유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물이 맑지가 않아 그저 시커멓게 보이는 것이 아쉽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한 마리씩 잉어들이 머리를 들고 물 위로 솟구친다. 몇 년을 속초에서 살았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본다. 녀석들이 구경꾼들이 많으니 묘기라도 보이는 것일까? 참으로 사람은 오래살고 볼 일이라는...





꼬리로 물을 차고 오르는 잉어들. 그러나 묘기 중 최고는 꼬리로 서서 달리기이다(맨 아래) 동영상을 찍을 수 없음이 아쉽다.

영랑호의 잉어들이 이렇게 묘기를 부리는 것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면서 부터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만 모이면 녀석들이 머리를 들고 물 위로 솟구친다는 것. 먹을 것을 바라는 것은 사람이나 잉어들이나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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