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는 곡식이나 과일이 익어갈 때가 되면, 골치 아픈 것들이 바로 새떼들이다. 곡식의 낱알은 물론 과일까지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적게는 몇 마리, 많게는 수십마리 씩 떼를 지어 날아다니면서, 농작물에 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떼를 막기위해 하수아비를 논에 세워보기도 하지만, 역부족일 때가 많다고 한다.

이제는 새떼들도 그만큼 머리가 좋아진 것인지, 도대체 하수아비를 무서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분은 새들이 허수아비 머리 위에 앉아있더라면서 웃음을 흘리시기도 한다. 이런 새떼를 쫒아내기 위해 방포를 쏘기도 하고, 깡통을 철사에 매달아 소리를 내기도 한다. 또는 허수아비를 같은 연을 줄에 매달아, 논을 가로질러 줄을 매 바람에 돌아다니게도 한다.


짚으로 만든 탈구를 말앗을 때(위)와 풀었을 때

새를 쫒는 짚공예품 '탈구'

농촌에서는 아무래도 이런저런 것을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 시간적 여유를 갖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를 해낸 것이, 바로 짚으로 꼬아 만든 탈구이다. 탈구는 짚을 머리를 땋듯이 따아 만든다. 길이는 4~5m 정도에, 손잡이 쪽은 두텁고 끝은 뾰죽하고 가늘게 꼬아 나간다. 탈구는 밤 시간을 이용해 새끼를 꼬면서 만들 수가 있어, 시간을 별도로 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 탈구를 만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탈구를 만들면 손잡이를 잡고 머리 위로 줄을 돌리다가, 손잡이 부분에 힘을 주어 줄을 꺾는다. 그러면 "탕"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새들이 놀라 달아난다는 것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만들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농촌에서 많이 사용을 한 새를 쫒는 도구의 하나이다. 

탈구의 시연





  
탈구를 길게 뻗쳐 힘을 주어 위로 끌어 올린다.(맨위) 줄을 머리 위로 올려 힘을 가한다(두번 째) 줄을 가슴 높이로 수평이 되게하여 힘을 많이 받게 한다(세번 째) 손목에 힘을 주어 줄을 낚아채듯이 꺾는다(네번 째) 그러면 탕소리와 함께 줄이 떨어진다(맨 아래)

이렇게 시골에서 흔히 쓰이는 짚을 이용해 만들어 사용하는 탈구는, 우리 생활속에서 얻어지는 지혜이다. 지금은 볼 수가 없는 것이지만. 우리 선조들의 지혜의 깊이에 그저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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