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동문경로당 인근 벽화골목은 어른들의 마음

 

사람들은 늙는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좀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누구나 공통적으로 하는 후회겠지만 세상에 자신의 생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기에 가는 시간이 가끔은 안타까울 때도 있다는 생각이다.

 

19일 지동 아름다운 노을빛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지동 벽화길 조성 유순혜 총괄작가를 만났다. 굳이 팔을 끌고 찾아간 곳은 지동 동문경로당이 있는 골목길이다. 그 골목 안에 그려진 그림들은 마을 어른들만이 아니고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멈추었으면 좋은 시간이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시의 노인비율은 9% 정도이다. 하지만 지동은 그 두 배가 넘는 18% 정도라고 한다. 원도심인 지동은 그만큼 노인인구가 많은 곳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지동 중에서도 동문경로당 인근이 가장 어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한다. 그 어른들의 마음속 소망이 벽화에 그려져 있다.

 

 

어른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지동 중에서도 동문경로당 인근이 어른들께서 가장 많이 사신다고 해요. 이곳은 아이들을 보기가 힘들어요. 젊은 사람들은 모두 외지에 나가 생활하기 때문이죠. 이곳 벽화는 시간이 가는 것이 아까운 어른들을 대신해 천사들이 시계의 바늘을 떼어 내 시간이 가지 못하게 하는 그림을 그렸어요. 그리고 어른들의 추억속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죠.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하던 시간, 그리고 어른들이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 등을요

 

유순혜 작가는 이곳 벽화골목의 그림들은 어른들의 속마음이라는 것이다. 세월이 기면서 시간을 멈추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을 천사가 대신해 세월이라는 시계의 바늘을 붙들어 시간을 멈추게 하고 있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이들이 골목마다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 온통 골목안이 아이들 소리로 시끌벅적했으면 하는 바람을 그려냈다고 한다.

 

 

벽화골목 스탬프 투어를 하는 관광객들이 이곳에 들리면 어른들이 신문을 보고 있고, 이 안에 지동 벽화골목의 기사가 담긴 내용을 작은 글씨로 적어 넣을 거예요. 이 골목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그 기사내용을 읽어보면서 지동 어른들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이곳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아마 벽화골목의 그림 속에 있는 정경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어른들의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뜨개질을 하는 할머니가 옛날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던 기억을 더듬어내는가 하면 시계 속에서 뛰어나온 어린이들이 골목을 누비며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지동골목길의 정점을 찍다

 

요즈음 지동 벽화골목 작업은 안전마을 작업으로 그려진다. 2018년까지 마감할 벽화골목 작업은 이제 그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해야 한다. 그만큼 지동의 골목 분위기에 맞는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다. 동문경로당 주변 골목에 그려진 그림들. 곧 아이들이 골목 안으로 한 무리 뛰어나올 것만 같다.

 

야범에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어른 한 분이 그림처럼 이 골목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면서 그래도 이렇게 그림이나마 눈을 뜨고 나오면 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시간이 가는 것이 안타까운 어른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지동 곳곳을 다니면서도 아이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골목길. 그곳엔 오늘도 아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며 신나게 뛰어놀고 있고, 그 모습을 보는 어른들의 표정이 시간을 잊은 듯하다. 멈추어버린 지동 동문경로당 벽화골목. 그 안에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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