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을 먹으면 장수를 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장수버섯’이라고 한다. 흔히 민주름 버섯목 구멍장이 버섯과에 속하는 이 버섯은 ‘불로초’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으며, 우리말 명칭은 흑버섯, 흑벌집버섯, 아카시아 영지, 아카시아 재목버섯 등으로 불리우며, 활엽수나 아카시아의 썩은 나무 그루터기 등에 무리를 지어 자라난다.

이 장수버섯은 버섯의 색깔이 여러 해 동안 보존된다 하여, 만년버섯이라고도 불리는 버섯으로 항암 효과와 면역력 증강 및 항바이러스 등의 약효를 가지고 있다. 장수버섯의 표면은 회갈색, 적갈색, 흑갈색이며 주변은 황색, 동심상의 고리무늬가 있기도 하다. 표면은 매끄러우며 균모는 반원형이거나 편평하고 살은 나무색 또는 황백색이다. 아랫면은 황색에서 나중에 회백색으로 되며 암갈색의 얼룩이 있다.

풀 더미 속 나무그루터기에서 발견한 장수버섯. 그 크기가 60cm 이상으로 퍼져있다.

산에 오르면 가끔 이런 횡재를 하기도

장수버섯의 분포는 한국에서는 지리산, 변산반도국립공원, 한라산, 남산 등지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일본,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북반구 온대 이북지역에 분포한다. 그러나 이 지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장수버섯은 여러 곳에서 생육이 되고 있다.

추석을 맞아 산사에 올랐다가 주변을 포행하고 있는데, 나무 잎이 쌓여있는 곳, 풀 더미 숲에 버섯이 보인다. 나무는 잘려나간 터라 검불을 조금 걷어내니 버섯이 모여서 커다랗게 자리를 하고 있다. 얼핏 보아도 60cm 이상은 되게 퍼졌다. 위에 있는 것은 황색을 띠고 있고, 밑으로는 오래 묵은 것인지 흑갈색이다.


황색을 띤 한 덩이와 그 밑에 흑갈색을 띤 덩이만 채취했다.

조심스럽게 위에 것을 먼저 떼어낸 후, 아래에 있는 한 뭉텅이를 걷어냈다. 황색을 띤 것은 30cm정도이고, 흑갈색을 띤 것은 그보다 뭉텅이가 더 크다. 두 뭉텅이를 걷어 산을 내려오면서, 무엇을 할까를 생각해본다. 불로초라고 불린다는 장수버섯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큰 것은 처음이다. 그나마 딴 사람을 생각해 제일 큰 뭉텅이는 놓아두었다.

잘 말려 차로 우려내어야

풀 검불이 가득해 볼품이 없던 장수버섯. 흙과 풀을 걷어냈더니 그 모습이 보기가 좋다. 이것을 잘 말려 차로 우려내 먹으면 구수하다고 한다. 영지가 쓴 맛이 나는데 비해, 숭늉과 같은 맛을 낸다고 하니 구도 괜찮을 듯하다. 요즈음 산을 다니면서 이런저런 재미를 붙이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풀과 흙을 걷어냈더니 이렇게 멋진 벗서모양으로 변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미 산을 오래 다녀 약초에는 일가견이 있는 스님이, 잘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고 술을 담가도 좋다고 한다. 이 술맛은 또 어떨까? 한 덩이는 아는 분에게 드렸으니, 한 덩이는 잘 말려야겠다. 술을 담가먹든지 아니면 차로 다리든지, 그것은 차후에 생각하기로 한다.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이런 혜택을 우리가 온전히 받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큰 축복은 없을 듯하다. 이래저래 자연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추석연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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