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삭막하다. 그러나 요즈음은 그런 말도 맞지를 않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그만큼 건물이나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이 즐비한 곳은 아무래도 많은 투자를 할 수가 없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도 외부치장에 돈을 투자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투자를 해보아도 그만큼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전주시 중앙동 일대에는 '웨딩거리'라는 거리가 있다. 말 그대로 결혼에 대한 모든 것을 이곳에서 준비를 할 수가 있다. 결혼식, 예복, 사진, 여행까지 이 거리에 있는 많은 사업장들이 그런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거리는 요즈음 몸살을 않는다. 그나마 한편은 건물을 리모델링을 하고, 남들보다 색다르게 꾸며 혼기에 찬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삭막한 도시 건물에 걸린 전깃줄을 타고 오르는 수세미

삭막한 건물

그러나 한편은 삭막하다. 건물 앞에는 비어있음을 알리는 쪽지가 걸려있다. 그리고 그 거리는 낡고 퇴락했다. 한 때는 전주의 상권이 형성되었던 곳이다. 삭막한 도시에는 여기저기 꽃이라도 가꿔보지만, 그렇다고 회색빛 건물이 달라질 것도 없다.

그런데 정말 몰랐다. 그 삭막한 회색빛 벽을 타고 오르는 초록빛 생명이 있다는 것을. 이집과 저집을 연결한 전깃줄을 타고 건넌 수세미 덩쿨. 그곳에는 커다란 수세미와 작은 것 몇개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한편에는 샛노란 꽃이 피어, 삭막한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커다란 수세미 한 개가 힘겹게 벽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길을 건너는 줄기에도 몇 개의 작은 수세미들이 매달려 있었다.



건너편 붉은 벽돌에는 줄기가 타고 오르며 꽃을 피웠다. 노랑색으로 물든 꽃 몇 송이가 붉은 담벼락과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수세미 한 줄기는 열매를 달고 꽃을 피우면서, 삭막한 잿빛 도시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었다. 저쪽 붉은벽돌 담벼락에도 작은 수세미 하나를 매단체.
 
  1. 익명 2010.08.30 21:58

    비밀댓글입니다

  2. 비춤 2010.08.30 22:04 신고

    개발도 좋지만 낡은 만큼 정감이 어린 건물도 좋을듯합니다.

    문화의 도시 전주도 계속 인구가 줄고 있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3. 가을 2010.08.30 22:58

    초록색은 눈의 피로도 씻어주는 색이라고 하죠...어디서든 저런 식물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콘크리트 건물로만 이루어진 거리는 너무 삭막해요. 그나저나 저 수세미꽃...어릴 때, 초가삼간 위에 올라가 피어있는 하얀 박꽃 닮았기도 하고.....ㅠㅠ

  4. ecology 2010.08.30 22:58 신고

    도시에도 빈땅에 얼마든지 심고 가꾸면
    푸르름으로 만들 수있는데....
    더 많이 심고 가꾸는 손길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네요.
    늘 즐겁고 행복하세요.

  5. 정암 2010.08.31 00:16 신고

    내년에는 집앞 담장에도 수세미와 오이 조롱박같은 덩굴식물을 심을까 생각중이엇어요..너무 흰 담장만 바라보고 잇자니 돔 삭막해지는듯 해서요..ㅋ

  6. 신기한별 2010.08.31 00:42 신고

    첫방문인것 같은데.. 방가워요..
    담장에 핀 식물들은 왠지 정겨운 느낌이 드네요..

  7. Yujin 2010.08.31 01:16

    삭막한 콘크리트벽에 걸친 수세미덩굴이 마치 도시사람들의 소통을 말해주려는 같아요..전화기줄 같이...

  8.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8.31 01:30

    역시 도시인 삭막한곳인듯...사진을보고있자니문득 그런생각이 떠오르는군요..

  9. 워크뷰 2010.08.31 03:31 신고

    수세미!
    정겹습니다^^

  10. 눈부신명상 2010.08.31 05:56

    온누리님... 안녕하세요.
    그저 지나치는... 지나칠 수도 있는
    것들을 따뜻하신 눈으로 바라보시어
    생명력을 불어 넣으시는 온누리님께
    오늘도 배우고 가는 것이 많습니다.
    행복하고 알찬 아침 맞으시길
    바라옵니다...^^

  11. mami5 2010.08.31 19:18 신고

    전깃줄을 타고 달리는 수세미가 아주 정겹네요..
    도심의 삭막함을 날려 보내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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