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아래를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자리이고 싶다

 

자신이 처해있는 자리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자리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더 높은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의 경우 늘 자신의 위치보다 더 높은 곳을 지향하게 되고, 그로인해 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얼마 전 자리를 옮겼다. 주간으로 경기도 전역의 소식을 신문으로 발행하는 뉴스〇〇이라는 신문사이다. 사람들은 그 나이에도 취직을 했느냐며 묻는다. 하지만 사람이란 자신이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야 하고, 머리가 돌아갈 때까지는 무던히 노력을 해야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쉬지 않고 노력을 하는 사람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는 생각이다. 거기에 적지 않은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조차 모른다.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는 하루라는 시간이 정말 살처럼 빠른 것만 같다. 해가 길지 않은 요즈음에는 더욱 하루가 빨리 가는 듯하다. 늘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는 하지만 지금의 일상은 다르다.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나가서 취재를 할 때도 예전과는 대우가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예전에 현장 취재를 할 때 경기도 지역의 한 마을을 찾아갔던 적이 있다. 경로당에 모인 20여 명의 어르신 중에 한 분을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르신 한 분이 들어오시더니 분위기가 영 달라진다. 그 분만이 목소리를 높이고 딴 어르신들은 모두 조용해진다. 인터뷰를 마치지도 않았는데 그만 하시겠단다.

 

알고 보니 나중에 들어오신 분의 아들이 꽤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이다. “아들이 군수면 아버지도 군수, 아들이 과장이면 아버지도 과장이라고 했단다. 아들을 잘 둔 덕분에 그 어르신은 경로당에서조차 큰 소리를 치면서 대우를 받고 산다. 그것이 바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리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자리라는 것으로 인해 가끔은 사람들에게서 싫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앉을만한 그릇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은 항상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조금 아랫자리를 바라보라고 했다. 자칫 겸손을 잊지 말라는 충고의 말이다.

 

 

 

 

늘 아래를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마음이고 싶다

 

일주일에 한 번 발행하는 신문으로 인해 도통 쉴 시간이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취재하고 기사 쓰고, 거기다가 편집이며 신문의 자리배정까지 마치고나면 금요일이다. 오전 중에 모든 것을 마치고 교정을 본 후 인쇄소로 넘겨야 비로소 일이 끝난다. 일주일이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일을 감당하면서도 즐거운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으로 올라온 지 햇수로 만 3년이 지났다. 그동안 e수원뉴스의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잠시도 쉬어본 적이 없다. 늘 현장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찌 보면 지금의 내 자리는 바삐 움직인 시간의 보상인지도 모르겠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가요가 있다. 사람들은 그 노래를 부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난 가끔 입속으로 그 노래를 중얼거리면서 정말 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남들 같으면 내 나이에 이미 뒷방으로 물러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하기에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을 한다.

 

 

 

기자(記者)’라는 직업이 참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보도매체가 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주간으로 신문을 발행하면서 난 행복에 젖어 산다. 내가 아직도 찾아갈 곳이 있고 소개할 곳이 있으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늘 아래를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을 한다.

 

자칫 자리가 날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침마다 출근을 하면서 다짐을 한다. 오늘도 할 일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이다. 사람이란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자신이 하는 일에 책임을 갖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다. “앞으로 한 3년은 더해야죠.”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다.

 

e수원뉴스의 연세가 드신 시민기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자신을 갖는다. 물론 처해진 자리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더 아래를 바라보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맨 위는 새로 옮긴 사무실의 자리. 아래 이미지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함)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