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아동문학가 한 분이 수원에 살고 계시다. 누구나 어릴 적 한 반쯤은 들어 본 적이 있는 꺼벙이 억수를 생각하면 바로 윤수천 선생을 떠올리게 된다. 윤수천 선생은 팔달구 창룡문로 84(지동)에 거주하고 계시다. 지동시장에서 창룡문으로 오르는 길을 걷다가 보면 요즘 새롭게 벽화작업을 하고 있는 집이 있다.

 

아동문학가 윤수천 선생은 1942920일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셨다. 올해 72세가 되셨지만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계신다. 1974년 소년중앙 동화 산마을 아이로 등단하신 선생은, 1975년 지동에 자리 잡으셨으니 벌써 40년 세월을 이곳에서 보내셨다. 그런 선생의 집 길가 벽면에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 선생님 댁이 지동 벽화 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아무 그림이나 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왕이면 우리 마을에 유명한 아동문학가 선생님이 살고 계시다는 것도 알리고, 조금은 색다른 작품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선생님의 동화책 주인공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더운 날 작업, 힘들지만 의미 있어

 

오늘 날씨가 30도라고 한다. 5월 말일지만 벌써 날씨는 7월 중순의 더위라고 한다. 그냥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서 땀이 흐른다. 이런 날 햇볕이 따가운 곳이다. 어디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곳에 차량의 소음까지 불쾌하게 만든다. 유순혜 작가는 앉은뱅이 의자 하나를 의지하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덥지만 참아야죠. 이 벽에 동화책 주인공인 꺼벙이 억수가 세 곳에 그려지게 됩니다. 주민우선주차공간이 벽을 따라 있기 때문에 주차된 차들로 인해 작업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작업을 하려면 더워도 참는 수밖에 없죠.”

 

이른 더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안쓰러웠는지, 윤수천 선생님의 시모님이 시원한 수박을 잘라 내오신다. 잠시라도 좀 쉬었다가 하라는 것이다. 잘라놓은 수박이 잘 익어 먹음직스럽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에 단물이 가득하다.

 

 

 

 

 

"어린이는 꿈이 있어야 합니다.“

 

꿈이 있는 어린이는 기죽지 않습니다. 책은 밥이죠. 우리의 정신을 살찌게 하려면 책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좋아, 아이들을 위한 책을 썼다고 하시는 윤수천 선생. 1974년 등단 후, 1975년 소년문학상 동시 아침당선, 19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이 외에도 아동문학상과 방정환 문학상 등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화책으로는 시리즈물인 꺼벙이 억수’, ‘엄마와 딸’, ‘고래를 그리는 아이’, ‘내 짝은 고릴라70여 권이 있다.

 

윤수천 선생은 수원의 자랑이다. 그동안 많은 책을 저술하기도 했지만 동화 8, 동시 1, 1편이 교과서에 실려 있다. 현재 선생의 작품 중 꺼벙이 억수, 쫑쫑이와 넓죽이. 바람 부는 날의 풀 등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선생의 저서 중 엄마와 딸은 중국, 대만, 태국에,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은 일본에 번역 출판되었다. 이 외에도 꺼벙이 억수2007년 제4회 전국 초등 및 청소년 독서 감상 발표회에 선정되었고, 2007년 한국의 창작동화 5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꺼벙이 억수가 이제 벽화 길을 찾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림만 보아도 누구나 이 집이 윤수천 선생이 거주하고 계시는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수천 선생의 집 벽면에 꺼벙이 억수 그림이 다 그려지면 지동에는 또 하나의 명물 벽화가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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