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저수지와 반딧불이 화장실. 수원의 여러 곳에 소재한 아름다운 길 중 한 곳이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목책 길을 걷는 재미가 있고, 여름이면 산 밑으로 난 수변 길을 걸으면 또 다른 흥취가 있다. 이 길을 한 바퀴 걷다보면 늘 속이 비어온다. 이럴 때 잘 찾아가는 집들이 바로 보리밥 집이다.

 

광교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줄을 지어 선 보리밥 집들. 왜 이곳에 이렇게 많은 보리밥 집들이 생겨났는지는 확실치가 않다. 언제부터인지 보리밥 집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이곳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저마다 이 곳의 보리밥을 먹으로 오는 사람들은 그만한 아유가 있다고 한다.

 

 

광교산 등산을 하고 난 후 밑으로 내려와서 보리밥 한 그릇 먹고 갑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배도 부르지만 이 동네 집집마다 보리밥이나 반찬 맛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한 집씩 먹어보고는 하죠.”

 

저수지에서 천천히 걷는 길 정말 명품 길이다.

 

그렇게 맛집 순례들을 하는 모양이다. 광교저수지에서 도로를 따라 광교산 방향으로 걷다가 보면 좌우에 늘어선 집들을 만날 수가 있다. 보리밥 집이 언제 이렇게 많이 늘어난 것인지, 해를 더할수록 숫자가 자꾸 많아지는 듯하다.

 

이 광교산 길은 골목은 아니다, 그리고 골목이 형성될 만큼 많은 집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고, 딴 곳에 비해 보리밥집이라는 독특한 모양새를 띠고 있는 길이다. 그런 길이 찾아갈 때마다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가끔 지인들과 함께 이곳 보리밥 집을 찾아간다. 내가 즐겨 찾는 집이 큰길가 뒤편에 자리하고 있어서, 난 늘 골목 보리밥 집에서 만나자는 소리를 한다.

 

 

사람들은 보리밥이 다 그저 그렇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소개를 하는 집은 그렇고 그런 집이 아니다. 광교산 길에서 많은 집들을 찾아다니다가 그 중 가장 음식 맛이 좋은 집을 찾아낸 것이다. 지인들이 수원을 찾아오면 언제나 이 집으로 안내를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이 집의 음식이 그만큼 맛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집 음식을 정으로 치면 얼마?

 

우리 집에서 파는 동동주는 단호박 술입니다. 이 술을 만드시는 할머니가 많이 만드시지를 않기 때문에 많이는 대 주실 수가 없다고 하네요. 저희도 정말 단골손님들한테만 이 술을 드리고 있어요. 이 동동주 때문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음식 한 그릇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네 정이다. 이 집은 딴 집과는 달리 나물이 9가지나 나온다(일반적으로 나물은 7가지 정도가 기본이다). 나물도 일품이지만 이 집의 음식 중에서 단연 최고인 것을 겉절이다. 손님들이 찾아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무친다는 겉절이. 이 집을 자랑하는데 빠트릴 수가 없다.

 

저는 이 집의 겉절이 때문에 이 집을 자주 찾아옵니다. 이 집 겉절이로 인해 제가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음식 한 가지가 저에게는 정말 큰 일꾼 노릇을 해준 것이죠. 음식의 정이란 가격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휴일에 찾아간 보리밥집. 그 집에서 만난 한 손님은 음식은 가격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이라는 음식에 숨어있는 가치로 따져야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 집을 사람들과 함께 찾아올 때마다, 그 음식의 갖는 인간의 정을 느끼고는 한다. 아마도 내가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을 칠 때, 수원갈비, 지동순대, 통닭에 이어 광교산 보리밥을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음식 한 그릇에 녹아있는 사람의 정. 그 음식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 안에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는 따듯한 마음이 녹아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광교산 보리밥을 최고로 손꼽는 이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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