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조안면 팔당수력발전소 앞을 지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가 있는 능내리로 가려면 남한강을 끼고 난 도로를 따라간다. 이곳은 강변을 따라 다산로가 나 있고, 도로 옆으로는 길을 따라 늘어선 축대 벽이 있다. 이 벽을 보면 온통 낙서투성이이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써 놓은 낙서를 읽다가 보면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 사랑해

○○○○이 결혼한다.

내 마누라가 되어주어 고맙다

○○아 미안해

 

그 글만 읽어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지나다가 보면 젊은이들이 스프레이 등으로 벽에 글을 쓰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가히 젊은이들의 낙서 각축장이라고 보아야 할만하다. 이곳은 이렇게 낙서를 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 중에는 정말 낙서다운 낙서도 보인다.

 

 

낙서의 달인들이 사는 대한민국

 

낙서는 우리들에게는 익숙해져 있는 문화이기도 하다. 전국 어디를 가나 낙서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심지어는 국보에도 낙서를 한다. 잘 자라고 있는 나무에도 낙서를 한다. 대나무에도 용케 낙서를 해놓았다. 가히 낙서천국이라고 말 할 수밖에. 이렇게 낙서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곳 남양주시 조안면의 남한강가 길에 쓰인 낙서는 색다르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가장 많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왜 낙서를 하느냐는 질문에 바위나 나무 등에 낙서를 하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헤어지지 않고 오래간다고 한다.’ 그래서 낙서를 한다는 것이다. 언제인가 문화재에 낙서를 한 것 때문에 언론에서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해 온 낙서. 2008년도에 한 것도

 

낙서란 글씨나 그림 따위를 장난이나 심심풀이로 아무데나 함부로 쓰는 것을 말한다. 그 심심풀이로 함부로 쓰는 낙서가 우리나라뿐이 아니라, 외국의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벽이나 나무 등에만 낙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경관이 좋은 곳의 암벽에도 이름 등을 적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음각을 해 놓은 이름 등은 낙서가 아니라 기원이라고도 한다. 암벽처럼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바라는 염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낙서의 일종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남양주시 조안면의 남한강가 도로 벽에 쓰인 글들도 낙서의 일종이다.

 

 

하지만 이곳의 낙서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 유명하다고 한다. 젊은 연인들이 이곳에 와서 서로 이름을 적어놓고 오래도록 사랑하는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18일 오후 홍릉과 유릉을 거쳐 다산유적지를 찾아가는 길에 본 낙서. 이날도 젊은이들이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글씨를 쓰는 모습이 보인다.

 

낙서도 문화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10여 년 전부터 해온 낙서를 그렇다고 쳐도, 문화재나 명승의 암벽, 그리고 나무 등에 하는 낙서는 자제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는 남한강 가 낙서길. 그 길을 지나면서 이제는 낙서도 가려가면서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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