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전통시장마다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기에 바쁘다. 단순히 어떤 물건을 팔고 사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무엇인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시장을 기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주변에 많은 시장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그런 것에 뒤처지면 살아남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정조대왕이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왕이 만든 시장’. 수원 화성 팔달문 앞에 있는 팔달문시장 상인회(회장 조정호)는 나름대로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무엇인가 남다른 것을 남겨주어, 그들이 팔달문 시장을 기억하고 발길을 이어지게 만들고자 함이다.

 

 

시장 3층에 문화교실 열어

 

팔달문에서 팔달문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 팔달문시장 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원시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스포츠댄스, 경기민요, 난타, 노래부르기, 고전무용, 요가를 가르친다.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배울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교실은 모두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것이다.

 

15일 오전 문화센터를 찾았다. 마침 고전무용을 배우는 분들이 한삼을 손에 들고 열심히 강사의 가르침을 따라 배우고 있다. 연령층은 거의 50대 들인 듯하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 조금 여유로워진 시간을 활용한다고 한 회원은 이야기를 한다.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다 좋아졌다는 것이다. 가정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졌다고 한다. 한 마디로 춤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인생이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

 

 

노래교실 회원들 절로 어깨가 들썩

 

오후 4시 다시 이곳 문화센터를 찾았다. 그동안 강의 종목이 바뀌었다. 이번 종목은 노래교실이다. 70여 명의 회원들이 남, 여 두 명의 강사(박상민, 이혜숙)의 지도에 따라 신바람 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교실의 회원은 원래 90여 명 정도가 가입이 되어있지만, 날이 춥다보니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모른다. 나이가 모두 50세 이상이라고 하는 여인들. 아이들을 키워놓고 이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나보다. 그 회원들의 사이를 누비고 다니면서 열심히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이 노래교실의 회장인 송계순(, 58)씨이다.

 

 

노래를 하면 가사의 주인공이 되죠.”

 

잠시 자리를 옮겨 송계순 회장과 대담을 가졌다. 노래를 부르면서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기가 무섭게 대답이 술술 나온다. 그만큼 노래를 부르는 것이 즐겁다는 뜻이다.

 

저는 노래부르기를 시작한 지가 20년 정도 되었어요. 우선은 노래를 부르면 엔도르핀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사라지죠. 노래를 부르면서 스스로 노래의 주인공이 되어 감수성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노래 속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이 다 들어있어서,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생기죠.”

 

대담을 하면서도 연신 발장단을 맞춘다. 송계순 회장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가정적으로도 더 안정되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사회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수요일에 모여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는 것.

 

집에서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더 잘하게 되요. 노래를 부르는 날이 되면 집안일을 다 치우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더 부지런해졌고요. 또 노래봉사나 노력봉사를 하면서 생활의 활력이 생겼어요.”

 

송계순 회장은 병원이나 양노원 등을 찾아다니면서 노래 봉사를 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장애인 복지센터 등을 찾아가 노력봉사도 한다는 것이다. 어르신들을 찾아가 노래봉사를 하고나면 손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고.

 

정말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제가 좋아서 부르는 노래지만, 그 분들은 손을 곡 잡고 놓아주지를 않아요. 그리고 언제 또 오느냐고 묻고는 하죠. 그런 분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 아니겠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가정에 더 충실해졌고, 많은 봉사를 통해 행복하다는 송계순 회장. 그녀의 바람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노래교실에 찾아와 인생의 활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래를 부르세요. 답답하던 세상이 밝아집니다. 노래를 부르세요. 건강을 지켜갈 수 있어요.” 헤어지는 자리에서 송계순 회장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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