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에 자리하고 있는 고찰 무량사. 무량사는 신라 문무왕 때 범일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신라 말 무염선사가 중수하고, 고려 고종 때 중창을 하여 요사채 3-여 동과 산내 12개의 부속암자가 있었다. 임진왜란 때 소실이 된 것을 조선 인조 때 대중창을 하였으며, 1872년 원영화상이 중창을 해 오늘에 이른다.

 

천년 고찰인 무량사에는 보물 5점과 충남 지방문화재 8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 보물로 지정된 2층으로 조성된 극락전 앞으로는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과 석등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이런 사찰의 배치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배치형식이다. 백제불교의 혼을 지니고 있다는 무량사. 눈이 쌓인 무량사는 정취가 남다르다.

 

선이 고운 무량사 석등

 

극락전 앞에 오층석탑을 세우고, 그 앞에 자리한 보물 제233호로 지정된 무량사 석등이 석등을 볼 때마다 참 선이 곱다는 생각이 든다. 지붕돌인 보개석 위에 눈이 한 편에 쌓인 석등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부여 무량사 석등은 선이나 비례가 매우 아름답다. 이 석등을 볼 때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새색시의 버선코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석등은 부처나 보살의 지혜를 밝혀 중생을 제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탑 앞에 조성한 석등의 불을 밝히면, 33천에 다시 태어나 허물이나 번뇌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무량사 석등은 아래 받침돌 위에 기단부를 놓고 그 위에 간주석과 불을 밝히는 화사석, 그리고 맨 위에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올렸다.

 

부여 무량사 석등은 화려하지가 않다.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넘어오는 시기에 조성을 한 것으로 보이는 석등은, 한 마디로 단아한 형태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보존이 되어있는 이 석등은 간결하면서도 품위가 있어 보인다. 이 석등을 만날 때마다 기품있는 반가의 새색시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간결한 연꽃이 기품을 더해 

 

무량사 석등의 기단부에는 안상을 새겼으며, 아래받침돌에는 연꽃 8잎이 조각되어 있다. 가운데 간주석은 팔각의 기둥으로 길게 세워져있으며, 그 위로 연꽃이 새겨진 윗받침돌을 놓았다. 윗받침돌인 상대석과 아래받침돌인 하대석에 새긴 연꽃은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간결한 조형에 비추어 풍성한 느낌을 주는 연꽃을 조각하였다.

 

상대석은 좀 좁은 편이지만 간주석인 팔각기둥이 짧은 편으로, 그 덕에 전체적으로 둔중하지 않고 날렵함을 표현하였다. 팔각으로 조형한 불을 밝히는 화사석은, 네 군데로 난 화창은 넓고 그 나머지 면은 좁게 했다. 화사석의 8면 중 넓은 4면에 화창을 내어, 전체적으로 조형미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마의 경사가 버선코를 닮아

 

화사석 위에 얹은 지붕돌은 여덟 귀퉁이의 추켜올림과 처마의 경사가 잘 어울린다. 이렇게 경쾌하고 자연스럽게 올려진 귀퉁이의 선이 새색시의 버선코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 위에 올린 작은 연꽃봉오리모양의 보주 또한 단아함의 극치이다. 많은 상륜부가 없는 것이 오히여 이 석등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듯하다.

 

눈이 쌓인 날 찾아간 부여 무량사. 그곳에서 만난 석등 한 기가 발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언제 이렇게 단아하고 기품있는 석등을 본 적이 있었던가? 전체적으로 지붕돌이 약간 큰 감이 있긴 하지만. 경쾌한 곡선으로 인해 무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연꽃 문양 역시 신라시대의 화려함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것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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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렌지수박 2013.12.16 07:57 신고

    저렇게 깎아지는 듯한 모습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문화재는 정말 보면 볼수록 감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만의 멋이 있어 더욱 아름답습니다.

  3. 행복끼니 2013.12.16 07:58

    아주 멋지네요~
    감상 잘하고갑니다~^^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12.16 08:01

    온누리님 덕분에 사찰을 공부하게 되네요.
    무지하여 그저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분야거든요.

  5. 부동산 2013.12.16 08:07 신고

    정말 너무 멋지네요 ㅎ
    잘보고갑니다

  6. pennpenn 2013.12.16 08:10 신고

    석등 하나만으로도 포스팅을 하는군요~
    대단한 혜안입니다
    월요일을 힘차게 열어가세요~

  7.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12.16 08:19

    정말 멋진 곳이네요
    덕분에 잘보고갑니다

  8. 서비 2013.12.16 08:21

    연꽃의 기품이라는말이 전해지는그런 모습인데요..^^

  9. 행복한요리사 2013.12.16 08:39

    정말 새색시의 버선코를 닮았네요~
    무량사 석등에 대해 잘 알고 갑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

  10.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12.16 08:43

    덕분에 오늘도 너무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1. Hansik's Drink 2013.12.16 08:56 신고

    잘 보고 간답니다 ~ ^^
    의미있는 한 주를 보내셔요~

  12. 발사믹 2013.12.16 09:19 신고

    참 멋진 장소네요. 월요일 아침부터 편안해지네요.오늘도 좋은 정보 잘알고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13. 카르페디엠^^* 2013.12.16 09:40 신고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야 할 유산이네요^^

  14. 클라우드 2013.12.16 10:04

    흰눈이 쌓여 있음에 왠지 추워보여요.
    건안하세요.

  15.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12.16 10:04

    온누리님은 좋은 글을 항상올리시네요. 님 덕에 좋은 맘으로 보고갑니다.

  16. 모피우스 2013.12.16 10:11 신고

    석등의 곧은 지개처럼 느껴집니다.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되세요.

  17. ★입질의추억★ 2013.12.16 10:31 신고

    선 하나하나가 다 뜻이 담겨져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품이 있는 소중한 우리 유산. 앞으로도 오래토록 보존되었으면 좋겠어요.^^

  18. *저녁노을* 2013.12.16 10:37 신고

    아름다운 선이 느껴지네요^^

  19. 라오니스 2013.12.16 11:20 신고

    무량사에 보물이 한 가득이로군요 ..
    고운 선이 담긴 무량사의 설경이 아름답습니다..

  20. 놀다가쿵해쪄 2013.12.16 15:34 신고

    연꽃무늬가 참으로 기품있어 보입니다.
    추운날 감기조심하세요~

  21. The 노라 2013.12.16 20:58 신고

    부여에 연고가 있어 외산 무량사가 유명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어째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저리 이쁜 석등과 오층석탑도 못보고 이역만리에서 지금 생각하니까 안타깝네요.
    눈 내린 무량사가 참 아름다운데 온누리님께서는 추우셨을 것 같아요.
    아~ 아니다. 전에 좋은 생일선물 받으셔서 따뜻한 답사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참, 올해 Best Blogger에 선정되신 것 정말정말 축하드려요.
    사실 온누리님 블로그에 Best Blogger 상을 주지 않는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것이긴 하지만요.
    온누리님, 블로그 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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