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26일 지동의 한 벽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수원시인협회(회장 김우영)에서 주관한 지동 시인의 벽조성을 하기 위해 30여명의 시인들이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지동 벽화골목은 올 해로 3년 째 그림을 그리고 있다. 11월 말까지 조성한 벽화가 총 1.7km 정도이다. 올 한해 그린 골목길만 520m나 된다.

 

지동 벽화골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벽화골목이다. 이곳이 딴 곳에 비해 색다른 것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꾸미고 있다는 점이다. 딴 지역의 벽화가 그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의 작품이라면, 지동 벽화 골목은 6세 어린이부터 70세 어르신들까지 참여를 했다. 거의가 자원봉사자들이다.

 

 

색다른 소재로 이어가는 벽화골목

 

지동 벽화골목의 그림들은 화려하지 않다. 그래도 각 지자체에서 이곳을 벤치마킹 1순위로 꼽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동은 2011년도에 그린 골목과는 다르게, 2012년부터는 테마골목으로 그림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조성한 골목의 그림들은 , 여름, 가을, 겨울’, ‘IT벽화길’, ‘시인의 벽이 조성이 되었다.

 

그리고 시인의 벽 건너편 골목에 동화의 길이 조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면 우리가 어려서부터 눈에 익은 동화들을 만날 수가 있다. ‘개미와 베짱이’, ‘토끼와 거북이’, ‘용감한 3형제등 어머니가 들려주던 동화가 벽에 차례대로 그려져 있다. 그저 바라다만 보아도 이야기가 술술 풀릴 듯하다.

 

 

국내동화 외국동화가 벽마다 가득해

 

동화의 길은 지동 창룡문로 50번 길 일원이다. 지난번에 조성한 시인의 벽건너편 지동어린이집 뒷길로 접어들면 된다. 길 초입부터 개미와 베짱이가 그려져 있다. 개미는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는데, 베짱이는 매일 놀면서 음악만 하고 있다가 겨울을 맞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고 있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벽화에 그려진 동화를 만나는 기분은 남다르다.

 

오르막 계단이 있는 곳에는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고 있다. 그리고 건너에는 용감한 3형제라는 외국동화가 그려져 있다. 이 동화는 우리나라의 햇님 달님이 된 오누이와 같은 내용이다. 그리고 아래편으로는 의좋은 형제어리석은 소등 동화그림이 보인다. 그저 골목으로 접어들기만 해도 누군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듯하다.

 

 

어머니와 함께 걸으면 좋은 골목

 

지동 벽화길 총괄감독인 유순혜 작가는

이 동화의 길은 어머니들이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서 해설을 해 주시면 좋습니다. 굳이 이야기를 적지 않은 것은 어머니들의 역할을 극대화 시키고, 아이들이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라고 한다.

 

지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우리 지동 벽화골목이 점점 재미있어 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고은 시인 등 내로라 하는 시인들이 시인의 벽을 조성한데 이어, 이번에는 동화의 길까지 조성이 되었으니 정망 전국 최고의 벽화마을이 된 셈이죠. 앞으로 벽화골목과 노을빛 갤러리, 전망대 그리고 전통시장을 연결하는 문화컨텐츠 상품으로도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이러다가 지동 집값이 엄청 뛰겠다며 웃는다.

 

주민들은 3년 째 이어가고 있는 지동벽화골목길 조성이 5개년 계획으로 총 3km가 넘는 벽화골목이 다 조성되고 나면, 어떤 이야기들이 또 그려질 것인가가 기대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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