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명에 의해 편찬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는 무예 24기 중 6가지의 마상무예를 소개하고 있다. 마상쌍검, 마상월도, 기창,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가 그것이다. 이러한 마상무예의 진수를 볼 기회가 생겼다. 20일 오후 3.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수원문화재단 소속의 무예24기 시범단의 무예시범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무예24기 시범단은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무예를 하나하나 펼쳐나갔다. 시범을 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례를 했다. 진검으로 짚과 대나무를 벨 때는 사람들의 환호가 극에 달했다. 그리고 잠시 후 말을 탄 무예24기 시범단이 등장을 했다. 8필의 말에 올라 탄 무사들은 하나하나 마상무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말을 타면서 활쏘기. 두 손을 다 놓고 타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무예도보통지에 보이는 기마무예

 

기마무예는 한 시기를 정점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정조대에는 장용영을 중심으로 한 기병 강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만든 보병무예 중심의 '무예신보(武藝新譜)', 마상무예 여섯 가지를 추가한 '무예도보통지'를 간행하여 중앙군영과 지방군에 보급하였다.

 

또한 이와 함께 편찬된 병서인 '병학통(兵學通)''이진총방(肄陣總方)' 등에는, 기존 병서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기병의 다양한 진법들이 실려 있어 기병전술 강화를 의도했다. 이러한 기병 강화 정책은 화약무기의 발달과 함께 정조대에 완성된 거··(車騎步) 통합전법에서 기병의 역할을 극대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마상쌍검. 나는 듯 달리는 말 위에서 쌍검을 휘두르고 있다


 

기마무예의 무사 최형국

 

저 무사는 어떻게 저렇게 빨리 달리지

정말 저러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째

말과 하나가 된 것 같네.”

대단한 사람이네. 나는 듯하다는 말을 알 것 같네.”

 

기마무예의 첫 번째 시범은 활쏘기였다. 나는 듯 달려와 활을 과녁을 항해 쏜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그리고는 이어서 마상쌍검, 마상월도와 마상편곤 등의 시범을 보였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다시 한 무사가 말을 달려 나온다. 손에 쥔 검으로 순식간에 5개의 벌려놓은 짚단을 토막 내고 달려간다.

 

 마상월도 역시 두 손을 다 사용한다. 마상무예는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사람들은 시범단의 무사 최형국이 말을 달릴 때마다 감탄을 한다. 마치 말과 한 몸이 된 듯 빠르게 달려와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몸에 전율이 온다고 표현을 한다. 무사 최형국은 자신이 그동안 연구하고, 직접 시연하던 무예 24기 중 '조선후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에 대한 내용을 제목으로 하는 책을 써냈다.

 

공부하는 무예인으로 남고 싶다고

 

지난 해 편찬한 이 책은 288쪽 분량으로 임진왜란기의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의 특성부터, 19세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의 쇠퇴기까지를 시대별로 정리를 하였다. 최형국은 중앙대에서 조선후기 기병의 마상무예 연구(朝鮮後期 騎兵馬上武藝 硏究)’라는 논문으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사무사이다.

 

무예24기 시범단의 최형국은, 실제 조선시대 전통무예를 수원 화성에서 20여 년 간 수련해온 실제 무예인이기도 하다. 그러한 무사가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을 보면, 마치 옛 장용영 무사의 위엄을 보는 듯하다. 사람들이 그가 말을 타고 달리면서 보이는 마상무예를 보고 감탄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벌려놓은 5개의 짚단을 눈 깜짝할 사이에 베고 갔다. 벤 짚단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다음 짚단이 잘리고 있다

 

끝으로 다섯 개의 거리를 둔 짚단을 베는 것을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나의 짚단이 칼에 잘려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다음 짚단이 잘리고 있다. 순식간에 5개의 짚단을 다 자르고 말을 달려가는 무사 최형국. 그는 영원히 공부하는 무예인으로 남고 싶다고 늘 이야기를 한다.

 

저 분은 정말 옛 무사들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활을 쏘고 짚단을 칼로 순식간에 베고 달려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예전 장용영의 무사들의 위용을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올해 무예24기 시범을 마지막으로 보여준다고 해서 왔는데, 정말 좋은 구경을 하고 갑니다.”

박수를 하도 많이 쳐서 손이 얼얼하다고 하는 한 관람객은, 좋은 구경도 하고 아이들이 무사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면서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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