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는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경기도당굿 외에도 다양한 굿이 전해진다. 크고 작은 굿들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양식으로 전승이 되어왔지만, 이제는 그런 특색이 있는 굿을 만날 기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것은 교통의 발달과 무격(巫覡=는 여자 은 남자를 말한다)들의 학습 소홀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렇게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굿의 형태인 안택굿을 보존하고자 애를 쓰는 사람이 있다. 18일 오후 6시부터 수원시 제2야외음악당(만석공원)에서 경기안택굿 보존회(회장 고성주)가 주관하는 경기안택굿 한마당이 열리기 때문이다. 10월 상달을 맞이해 벌이는 안택굿은,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경기 지역의 굿이다.

 

 

3시간에 걸쳐 한마당 공연

 

안택굿 보존회 고성주 회장은 4대째 내려오는 무가(巫家)의 계보를 잇고 있다. 조모서부터 고모, 그리고 고모의 신딸에 이어 고성주 회장까지 4100여년 넘게 경기도 굿을 이어오면서, 안택굿을 지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무속인이다. 지금도 300여명에 이르는 단골들을 아우르고 있으면서, 봄과 가을에는 집중적으로 안택굿판을 벌이고 있다.

 

고성주 회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소리 잘하고 춤 잘 추고, 거기다가 걸판진 굿까지 합해 종합예술의 극치를 이룬다. 어려서부터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발탈의 기예능보유자였던 고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서 재인청 춤을 제대로 익혔다. 이번 경기안택굿 한마당에는 그렇게 학습한 재인청 춤도 문하생들이 함께 무대에서 선보인다.

 

 

3시간여에 걸쳐 무대에 올릴 경기안택굿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볼 수 있다. TV 등에도 소개를 할 수 없었던 안택성주굿에서는, 굿판에 모인 사람들이 대청에 길게 늘어진 흰 소창을 손에 잡고 춤을 추면서 지신밟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구경꾼들이 흥이 나면 함께 동참을 할 수도 있다.

 

뒷전까지 다양한 굿의 면목을 볼 수 있어

 

과거 경기안택굿에서는 굿을 하는 무격과 잽이(악사들을 말한다), 그리고 풍물까지 동원이 되었다. 굿을 하기 전에 대문 앞에서 풍물꾼들이 먼저 풍장을 울리면서 지신을 밟는다. 이번 안택굿 무대에서도 과거와 같이 먼저 지신밟기로 시작한다. 지신을 밟고 난 후 집 안으로 일행이 들어가면, 미리 보아 놓은 굿상 앞에서 앉은부정을 한다.

 

부정이란 굿판에 모인 모든 사람들을 정화시키는 제차이다. 이어서 무격의 본향(本鄕)의 내력을 설하는 본향산거리가 이어진다. 상산은 굿거리 제차에서 가장 위엄이 있다. 승전, 장군, 별상, 신장으로 이어지는 산거리가 끝나면, 자손창성과 복을 빌어주는 안당제석을 하게 된다.

 

 

제석에 이어 대감굿은 한마당 굿거리 제차 중에서도 가장 흥이 나는 대목이다. 과거에는 모든 굿거리 끝에 대감굿을 했으며, 대감굿에서는 소리를 하는 창기(娼妓)들이 함께 동참하기도 했다. 대감굿에 이어 성주거리, 창부거리, 서낭거리의 순으로 이어지고, 맨 끝에는 텃굿과 뒷전으로 이어진다.

 

재인청 춤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안택굿보존회 고성주 회장은 어려서부터 고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 많은 재인청 춤을 물려받은 춤꾼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재인청 춤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다. 문하생들이 추는 재인청 춤은 교방무, 엇중모리 신칼대신무, 살풀이, 바라춤, 무녀도 등이며 경기민요도 무대에 올린다.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김헌선 교수의 사회로 진행이 될 경기안택굿 한마당. 많은 사람들에게 복과 흥겨움을 안겨 줄 이번 무대에 기대가 크다. 그것은 점차 살아지고 있는 경기안택굿의 원 뿌리를 지켜가는 무격이, 이제는 2~3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쇠퇴일로에 있는 우리 지역의 걸판진 안택굿 한마당.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보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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