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 일원에서 한 달간 열린 생태교통 수원2013’. 100만 명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간 뒤, 10일이 지났다. 오후에 행궁동을 찾아갔지만, 거리는 한산하고 사람들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난 뒤, 행궁동에는 예전과 같은 한적함이 감돌고 있다.

 

마을추진단에서 만난 고경아 국장은 행궁동 주민들이 예전보다 차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한다. 행궁동 주민들은 10일이 지나는 동안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난 후, 한적해진 행궁동을 보면서 9월 한 달 동안 북적이던 생태교통 기간을 그리워하고 있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허전해요

 

행궁동에서 장사를 하는 한 주민은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매일 들리다시피 하던 기자들도 나타나지 않아서 허전했어요. 저희들은 그런 이야기를 했죠. 이제는 기자님들도 우리 행궁동을 버린 것은 아닌가 하고요.”

물론 농담으로 하는 소리겠지만 갑자기 썰물처럼 빠져버린 사람들로 인해, 주민들이 무엇인가 허전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이던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골목마다 가득한 차량들이 보인다. 이곳에 언제 이렇게 많은 차량들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화서문로 대로에는 차들만 돌아다닐 뿐, 주차를 해 놓은 차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화서문로에서 장사를 하시는 주민들이 집 앞에 차를 세우지 못하게 막고 있어요. 한 달간이나 차 없이 생활을 하다가 보니, 이제는 차가 갑자기 몰려온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합니다. 주민들 중에는 주말이라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고요. 그런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이 좋은 거리를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요.”

 

주민들의 발 노릇을 하던 자전거택시도 나란히

 

문화슈퍼 앞 공터에는 자전거 택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화서문로 자전거학교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탔던 운송수단인 자전거버스가 자리를 하고 있다. 행궁 광장 한편 탈것을 보관하던 장소에는, 그동안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었던 자전거들이 진열되어 있다. 비록 생태교통은 끝났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행궁동 주민들의 마음속에 그대로 인듯하다.

 

 

이제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앞으로 행궁동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무궁화를 심었던 화분들은 무궁화를 뽑고 그 자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심어, 생태교통이 끝났음에도 예전 축제기간과 같은 거리를 조성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보존이 되고 있는 거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죠.”

 

행궁동 주민이라는 한 분은 이렇게 한 달간의 노력이 허사가 돼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한다. 아직도 어르신들은 화서문로의 차도를 마음대로 걷고 계시다. 한 달간이나 버릇처럼 차 없는 거리를 걸었기 때문인 듯하다.

 

생태교통 시범기간이 지난 지 10일이 되었지만, 주민들은 차 없는 거리가 좋았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골목마다 가득한 차들이 오히려 이상하다고도 한다. 그만큼 생태교통 기간 중 마음대로 거리를 활보했다는 행복을 잊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생태교통 축제는 끝났지만 우리 행궁동의 생태교통은 끝나서는 안됩니다. 이대로 이 거리를 살려내야죠. 저 플래카드에 적힌 글씨가 아마 저희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행궁동 일대에 걸린 현수막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행궁동이 주민 여러분의 손으로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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