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통 수원2013’이 진행되고 있는 행궁동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강경젓갈을 파는 집이다. 정조로 사거리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면 좌측 생태교통 추진단 건물 아래편에 강경젓갈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가 있다. 행궁동이 정리되면서 이곳이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는 채성수(남, 59세)씨가 대표이다.

 

“저는 행궁동에서 한 20년 정도 살았어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죠. 충남 논산시 강경은 우리나라에서 젓갈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벌써 그곳에서 장사를 시작한지가 한 15년 가까이 된 것 같아요. 일 년이면 절반은 수원 행궁동에 있고, 절반은 강경으로 내려가 있죠.”

 

생업이 젓갈장수라고 한다. 강경 저온창고에는 질 좋은 새우젓이 500드럼이나 있단다. 최상품 젓갈을 사람들에게 공급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산 새우젓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성수 대표를 만난 것은 22일 오후였다. 일요일을 맞아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에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바쁜데도 선선히 대담에 응해준다.

 

 

처음부터 생태교통을 적극 지지해

 

‘저는 상가번영회 분과위원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하지만 생업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조금은 미안할 뿐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생태교통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문재를 조금 불편하다고 반대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번영회 사람들과 함께 봉사를 하면서 생태교통 유치를 하는데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채성수 대표는 불우이웃돕기는 물론, 동네청소와 새벽에 나가서 생태교통을 알리는데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물론이려니와 남들이 섣불리 나서지 않는 궂은일에도 발 벗고 나섰다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어요. 그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습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우리 마을이 살기 좋은 곳이 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한 때는 국악협회 사무장 직임도 맡아봐

 

채성수 대표가 행궁동에 자리를 잡은 것은 오래되었다. 한 때는 경기도 국악협회에서 사무장을 맡아 일을 보기도 했다(1994년도). 그러면서 어린 안지혜(부 안호성)가 가야금으로 전국국악경연대회에 나가 최고의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기도 했다.

 

“조카인 지혜가 워낙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어서 전국대회를 거의 휩쓸다시피 했어요. 아마도 아버지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합니다.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죠. 그 당시는 지혜가 경연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하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죠. 수원이라는 크지 않은 도시에서 전국대회를 제패했으니까요.”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1년여 정도를 국악협회에 몸을 담고 있다가, 자신의 고향인 강경의 특산품인 젓갈판매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행궁동으로 정해지고 공사가 시작되자, 반대를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욕을 먹기도 했단다. 하지만 그런 반대 때문에 국제적인 행사를 망칠 수는 없었다는 것.

 

“참 여러분이 고생 많이 했죠. 저희야 그저 그분들을 따라 일을 하기도 했지만, 어려가지 불미스런 일도 많았어요. 지금은 이렇게 달라진 마을을 보면서, 처음에 반대를 했던 분들도 함께 행복해 하는 것은 보고 있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을 돕는 일은 언제나 행복해.

 

생태교통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채성수 대표.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손해를 보았지만 자신이 해결을 했다는 것이다. 평소 불우이웃돕기 등을 적극적으로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주변에서는 귀띔을 해준다.

 

“올 가을에는 김장철에 부녀회에게 부탁을 해 가장 좋은 강경젓갈로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분들께 나누어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젓갈장사를 하고 있으니, 최상품의 젓갈을 이용해 김치를 담구면 아무래도 어르신들 입맛에 맞을 듯해서요. 젓갈 바자회라도 열어 이익금으로 김장을 해드리려고요.”

 

행궁동에 작은 점포 하나를 마련한 것도, 질 좋은 젓갈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리고 이익금 중 일부를 불우이웃돕기나 독거노인들께 김장을 담아드리겠다는 것.

 

“남을 돕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남을 도울 수만 있다면 열심히 노력을 해 보아야죠. 사람이 살면서 이웃과 함께 돕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우리들이 그런 이웃과의 상생을 알았다면 생태교통도 훨씬 더 좋아졌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올 가을에는 더 많은 주변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채성수 대표. 27일부터 열리는 ‘제50회 수원화성문화제’때에 전국의 특산품이 초대되어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중에 강경젓갈도 포함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바람대로 질 좋은 강경젓갈을 화성문화제에서 만날 수가 있게 되었다. 그의 바람대로 강경젓갈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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