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1일 오전 6.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 ‘차 없는 거리에 차들이 남아있다. 이런 상태로 라면 차 없는 거리가 의미가 없다. 골목길은 그렇다 쳐도, 화서문로의 주 도로는 차가 빠져 나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로 몰려들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차가 남아있다.

 

만일 차가 다 빠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그러나 845분경. 행사장의 주 도로인 화서문로에 남아있던 마지막 차가 빠져나갔다. 관계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보인다. 밤새 마음조리며 애를 태웠던 것이 해결이 된 것이다. ‘앓던 이가 빠진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생태교통 시범지역이 궁금해진다.

 

 

아침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인파

 

우연이었을까? 9월의 첫날, ‘생태교통 수원2013’의 개막일이 일요일이다. 아침부터 행궁광장을 비롯해 생태교통 시범지역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한다.

 

오늘이 마침 일요일이라 가족들과 함께 구경 왔어요. 그런데 정말 이 거리가 우리나라가 맞나요? 세상에 이런 거리가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대한민국 최고의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사람들은 차가 없는 거리를 마음껏 활보하면서 즐거워한다. 10시가 지났다. 행궁 광장에 마련된 생태교통 전시관 앞에 조형물.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갖은 포즈를 취한다. 얼굴에는 정말 행복한 미소들이 엿보인다.

 

 

저는 생태교통이라고 해서 그냥 차가 없는 거리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정말로 재미있어요. 다음 주말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마음껏 여러 가지 탈거리 들을 타보려고 해요

 

중학생이라는 한 여학생은 너무 재미가 있어서 혼자 즐기려니까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그렇게 즐길거리가 풍부한 생태교통 수원2013이 시작된 것이다.

 

수만의 인파가 시범지역을 누비다

 

정말 이렇게까지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생태교통이 시작되면서 9월 한 달 동안 이곳을 찾아올 사람들을 65만 명 정도로 예측했다. 하지만 91일 개막일의 인파로 보면, 그 몇 배의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지도를 펴놓고 무엇인가를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보물찾기를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타는 자전거도 타보고, 전기 택시도 타 봤어요. 지금은 골목길에 숨은 쌈지공원을 찾아서 인증 샷을 찍으려고요

 

 

제천에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는 신정희(, 39)씨는 연신 사진을 잘 찍으라고 남편을 닦달한다. 골목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행궁광장에서 화령전 정문, 그리고 주 도로인 화서문로 여기저기에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91일이지만 한 낮의 햇볕이 따갑다. 그래도 그늘마다 공연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외국의 방송사들까지 취재열기 뜨거워

 

가는 곳마다 카메라를 들고 이것저것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국내 방송사들뿐이 아니라, 외국의 방송사들도 취재열기가 뜨겁다. 앞으로 30~40년 후 화석연료가 고갈이 되고나면, 무엇으로 연료를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모든 나라들도 함께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의 방송사들이 사람들을 붙잡고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 손사래를 친다. 언어봉사자(통역)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얼굴이 상기가 되어서 이야기를 하고 난 사람이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국제적으로 방송을 타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후 7시에 생태교통 수원2013’의 개막을 알리는 행궁광장. 많은 인파가 모여 생태교통의 개막을 축하해주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환영사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생태교통의 개막을 축하했다.

 

 

제가 수원시민이라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땀을 흘리며 고생을 한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특히 생태교통 시범지역에 거주하시는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몇 달 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수원을 위해, 그리고 생태교통 수원2013을 위해 고생하신 분들이 당연히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정자동에서 왔다는 한 시민의 말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 그리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모인 곳, ‘생태교통 수원2013’. 그 개막일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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