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재 똥이 좋다 - 텃밭 사람들

 

작가가 30년 세월동안 남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조각을 했다고 한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수원시 이목동 186-3에 소재한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 이층 전시공간에는 갖가지 똥을 누고 있는 사람들과 똥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똥이 좋다 - 텃밭사람들이란 전시명에서 보이 듯, 작가 원용덕은 30년간 똥을 주제로 작품을 빚었다.

 

작가는 고향 텃밭(똥거름)부터 시작하여 과학의 찌꺼기인 폐기물을 자연의 일부로 완전 분해시키는 상생역할로서의 상징적 표현이다라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람의 똥이거나 가축의 똥이거나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 인간에게 유익한 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그대로 작품 안에 담아냈다는 것.

 

 

어릴 적 밭에서 소변을 보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

 

어릴 적에 시골에서는 밭에다가 엉덩이를 까고 소변을 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죠. 학교를 졸업하고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 되면서, 결국 30년 가까운 세월을 이렇게 똥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된 것이죠.”

 

이 지상은 상대적 개념이 대립한다. 어둠과 밝음, 착함과 악함, 오른손과 왼손,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아름다움과 추함이... 인사동 언저리에서 원용덕 작가의 작품에 매료되어 한 점을 구입한 이후 출가사문인 나는 본질적인 고민에 몸져누울 지경이었다. 내가 추구한 가치와 존엄한 종교적 신념보다 우선하는 듯한 이 작품은, 먼 산을 보며 쭈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는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 자세가 그토록 눈부신 아름다움일 줄이야. 이 작품이야말로 세상의 양면성을 진실 되게 구체화시키고 표현했으며, 위선 없이 진솔한 우리네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 대덕사주지 탄탄의 원용덕 작가론 중에서

 

 

떫은 감에서 색을 얻어내

 

작가 원용덕은 흙으로 형태를 빚어 작품을 만들지만 불에 굽지는 않는다고 한다. 자연이 마르게 해 그 위에 칠을 한다는 것이다.

 

작품을 만들면 가마에서 굽지를 않습니다. 자연적으로 마르게 해 그 위에 칠을 하죠. 가급적이면 자연에 더 가까운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 처음에는 칠을 하지만 7~8월에 떫은 감이 나올 때쯤 그 감을 갖고 칠을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자연스런 색감을 얻어낼 수가 있죠.”

 

 

작가는 이런 모습이야 말로 가장 한국적인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지체의 높고 낮음이 없이 누구나 변을 보아야 하고, 그 변이 밭에 거름이 되어 다시 생명을 잉태시킨다는 것.

 

누구나 변을 보지요. 제 작품 속에 이브의 표정을 보면 한쪽은 예수가, 또 한쪽에는 부처가 있습니다. 그런 성인들도 볼일을 본다는 것이죠. 누구나 다 같은 모습으로 쭈그리고 앉아 볼일을 봅니다.”

 

현재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서 11년째 거주하고 있는 작가는 1987년 전국 청년 신진작가전(서울 청년미술관)에서 그룹 전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마산 대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후 2002년 진주 예림화랑, 2008년 수원 대안공간 눈과 서울 경인미술관, 2009년 용인 대덕사, 2010KASF. 2013년 수원 아름다운 행궁길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731일까지 해우재 이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작가 원용덕의 똥이 좋다 - 텃밭사람들전을 찾아가 보길 권한다. 인간의 본질적인 삶의 모습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똥님!!

먼 여행길 오셨는데

보자마자 보내게 되네요.

 

반갑고 감사하지만

붙들지 못해

잘 가시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우리 다시 텃밭에서

만날 날 오겠지요? - 전단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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