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산행을 하려면 모기와 한 판 전쟁을 벌어야 한다. 특히 우리와 같이 계곡을 많이 이용하다가 보면, 모기의 공격은 거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대개 산에 갈 때는 모자를 착용하고 목에 두를 것을 준비하지만, 갑자기 산행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저 팔이 떨어지도록 모기를 쫒아내야만 한다.

 

절터를 찾아 산을 오르는데, 초장부터 만만치가 않다. 땀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신모기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짜증스럽게 달라붙는다. 이럴 때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급히 모기를 막아내는 두건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속옷하나면 산모기 공격을 막아 내

 

이렇게 수십 마리의 모기들이 극성스럽게 덤벼들 때, 속에 입은 ‘런닝’을 이용한다. 속옷을 벗어 밑 부분이 머리로 가게 감싼다. 그리고 뒤로 묶어주면 끝이 난다. 볼품은 좀 그렇지만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뒤편 목을 다 가려주기 때문에 모기들 아무리 뒤로 달라붙어도 수가 없다. 그 두터운 속옷뭉치를 뚫지는 못할 때니까.

 

보기가 좀 거시기 하긴 하지만, 산에가서 산모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보지 않았으면 그 고통을 모른다. 이렇게라도 피하는 방법밖에...

 

거기다가 속옷 재질이 면이니, 땀 또한 흡수가 잘된다. 이마로 흐르는 땀을 제대로 막아주는 격이니, 일거양득이다. 볼품이 없다는 것 빼고는 그런대로 좋은 방법이다. 산에 가서 모기의 공격을 받다가 보니, 나중에는 이런 기발한 방법도 생겨났다. 누구 말마따나 ‘그러고도 산을 가냐?’는데, 거기 문화재가 있으니 올라가야지.

 

 

 위 사진 두장은 흉측한 몰골을 보아 눈이 오렴되신 분들을 위해, 눈 정화 차원에서 서비스품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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