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고3인 김주송은 돌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현재 수원 효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주송은, 그렇게 화성을 돌아보면서 화성의 돌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화성을 바라보던 소년은 이제는 그렇게 화성의 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마음을 얻었다.

 

자식들은 부모님을 따라 배운다. 주송이의 부친인 김충영은 현재 수원시 환경국장이다. 도시공학박사이기도 한 김충영은 1979년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화성사업소장과 팔달구청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주송은 이런 아버지와 함께 늘 화성을 돌아보았고, 이제는 누구보다 화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성을 바라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화성을 돌아본 김주송은, 전국의 문화유산도 상당히 답사를 하였다. 또한 우리 역사와 관련되는 해외의 문화유산까지도 돌아보았다. 그렇게 휴일만 되면 “주송아 일어나라 화성가자!‘는 아버지의 부름에, 대동여지도를 따라 걷기도 했다고 한다. 때로는 수원에서 조암까지 걸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주송이는 화성을 늘 가까이 했다. 그동안 화성을 찍은 사진만도 수천 장에 이른단다. 그러나 막상책을 내려고 하니, 마땅한 사진이 없어 다시 화성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그런 주송이는 현재 고3이다. 얼마 안 있으면 수능을 치러야 할 학생이 화성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주변에서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설마 고3짜리가 책을 써

 

수원의 언론들은 다투어 김주송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책을 펴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정작 주송이가 바라다본 화성, 그리고 들려주는 화성의 이야기들의 속내의 깊이는 알기가 어렵다. 그 길고 긴 시간 때로는 아버지를 따르는 것이 싫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주송이가 책까지 내기까지에는 아무도 모르는 깊은 속내가 있었으리라 본다.

 

주송이는 제1장 ‘성벽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에서 이미 성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성벽의 기울기는 왜일까?’를 질문으로 던져 놓고 그 해답을 얻어냈다. 그리고 커다란 바위에서 성돌을 떼어내는 방법인 ‘야질’에 대해서도 설명을 한다. 그리고 성벽이 곧바르지 않고 구불거리는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펼치기도 한다.

 

한 마디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쓴 책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제3장 화성을 다시보다. 제4장 화성 건설 현장 속으로, 제5장 부록 편을 읽어보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알 수가 있다.

 

 

고3 다운 발상에 웃다

 

책을 펼쳐보면 놓을 수가 없다. 그만큼 주송이는 이 책에서 우리가 몰랐던 화성의 구석구석을 이야기를 한다. 축성을 한 돌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주송이는 이 대목에서 ‘학생답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꿈 많은 학생이 일궈내는 이야기 하나하나는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든다. ‘젊은 꿈’ 만이 느끼고 찾아낼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성벽의 쌓은 돌을 소싸움, 염소싸움에 비유하기도 하고, 조각보 같다고도 표현을 했다, 그저 표현을 한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들어 온 부모님들이나 주변의 어르신들의 말씀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주송이의 표현은 재미있다. ‘혀를 날름 내민 메롱 돌’, ‘테트리스 게임 돌’, ‘아리랑 혹은 바람개바 돌’. ‘대장을 감싸고 보호하라’, ‘애기돌도 역할을 하도록 만들자’ 등 그만이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아마 당분간은 이 책으로 인해 화성이 달라 보일 듯하다. 나 역시 화성에 대한 기사를 쓰고는 했지만, 오늘 고 3짜리 김주송에게 한 수 배운다. 앞으로 이 책을 들고 주송이가 찾아낸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들어보아야겠다.

 

지은이 : 김주송

감 수 : 김충영

발 간 : 2012년 7월 25일 초판발행

가 격 : 10,000원

펴낸곳 : 한라애드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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