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3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수원지역은, 곳곳에 침수피해를 입기도 했다. 화성의 멸실된 구간을 복원한 남수문은 이런 비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7월 6일 오후 찾아간 복원된 남수문 구간은, 여기저기 비에 이겨내지 못하고 흉물로 변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수원천의 상류인 광교저수지의 물은 6일 0시를 기해 방류를 중단했지만, 정작 수원천에는 많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런 비에는 시간이 지나 굳어지지 않은 곳은 당연히 파이게 마련이다. 공사를 할 때는 그런 것도 염두에 두고 했어야 옳다는 생각이다.

 

 

남수문 근처 곳곳에 문제점 발견

 

남수문 성 안쪽에는 돌로 만든 징검다리가 있다. 징검다리 위를 걸어가는 행인이 뒤뚱뒤뚱 불안해 보인다. 낮은 징검다리 위로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장마 때를 대비해 조금 높게 징검다리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물길 양편으로 조성한 흙더미는 이미 다 파헤쳐져 남수문 안쪽으로 수북이 쌓여있는 모습도 보인다.

 

물길은 전체를 흐르고 있는데, 단 한 곳뿐인 어도는 그야말로 말로만 어도일 뿐,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어 보인다. 이미 많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어서, 어도를 통해 내려가는 물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구간 수문 중에 양편 두 곳은 사람들의 통행로를 만들었다고 해도 남은 칠간 수문에는 어도를 갖추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만의 어도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식의 보여주기 위한 어도일 뿐이란 생각이다.

 

날림공사 흔적 역력히

 

공기를 마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집중 호우 등에 대한 대비를 아예 염두에 두질 않은 것인지, 남수문 복원 공사 구간에는 날림공사를 한 흔적이 그대로 들어나 보인다. 벽 밑에 심어 놓은 잔디는 이미 다 파헤쳐져 돌들이 다 들어나 보이는 흉물이 되어버렸고, 그 흙들은 여기저기 쌓여있다.

 

 

사람들의 통행로에도 어디서 밀려온 흙인지 시커먼 흙이 쌓여있다. 이런 것은 하수구에서 쏟아져 내린 듯하다. 아름다운 화성을 생각하면, 남수문 주변은 그야말로 볼썽사나운 꼴로 변해버렸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그리고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복원한 남수문. 비가 오는데 걱정스럽게 남수문을 내려다보고 있던 시민 조아무개(남, 68세)는 답답하다고 한다.

 

 

“남수문은 두 번이나 홍수에 파손이 된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이번 장마에 또 어떤 변고가 있을까 궁금해 보러왔는데,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홍수에 대비를 해 단단히 지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변 조경공사는 한 마디로 실망스럽습니다. 어떻게 갑자기 내렸다고는 하지만 장마철이 이제 겨우 시작을 했는데 저렇게 망가질 수가 있나요? 국민들이 낸 세금을 이렇게 함부로 사용하는 공사 책임자에게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죠.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나와 보는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당연히 이런 현장을 살펴보아야죠.”

 

그러나 이 세찬 빗줄기 속에서도 더 이상 훼손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처음부터 제대로 공사를 했으면, 이런 수고로움은 덜 수 있었을 것을. 아름다운 화성중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을 만 했다는 남수문. 그 복원된 남수문이 하루의 집중호우로 인해 주변이 온통 볼썽사납게 변해버린 모습이 마음이 아프다. 그저 아름다운 남수문으로 영원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