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등산 기슭에 있는 봉정사는 신문왕 2년(682) 의상대사가 지었다고 한다. 부석사를 세운 의상대사가 부석사에서 종이로 봉황새를 만들어 날려 보냈는데, 그 새가 내려앉은 자리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 이름 지었다는 전설이 전하여 온다.

 

또 다른 작은 절 영산암

 

현재 경북 민속문화재 제126호인 영산암은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에 소재한다. 이 영산암은 우화루, 삼성각, 응진전, 염화실, 송암당, 관심당 등 5개 전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산암이 언제 건립이 되었는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봉정사영산암향로전창건기'와 ‘봉정사영산전중수기'등의 사료로 볼 때 19세기 말로 추정된다.

 

 

 

영산암은 건축적으로는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없으나, 우화루와 송암당 등에서 폐쇄적인 공간을 개방적으로 처리한 것이 특이하다. 삼성각 앞의 조경수법도 경직될 수 있는 공간을 부드럽게 유도한 것 등은 ,매우 뛰어난 공간처리 수법으로 볼 만 하다.

 

공간배치가 뛰어난 영산암

 

영산암은 봉정사의 동쪽 약 1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그저 작은 암자 하나뿐인 곳이 아니라,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암자다. 그래서 난 오히려 봉정사보다도 이 영산암에 더 매력을 느낀다.

 

 

 

 

영산암은 입구인 우화루를 들어가면 건물이 ‘ㅁ’자 형태로 배열이 되어 있다. 자연적 지형을 이용한 3단으로 된 마당으로 된 구조와, 우화루의 벽체를 없애고 송암당의 누마루를 깐 모습 등에서 폐쇄적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사람들의 발길을 답답하지 않게 만들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좁은 공간이지만, 그 좁은 공간 안에 나열된 전각들이 그저 편안하다는 느낌을 들 수 있도록 하였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산문

 

원래 극락전 앞에 있던 것을 옮겨왔다고 하는 우화루는, 영산암의 입구에 해당하는 누각이다. 우화루란 석가모니께서 영취산에서 설법을 하실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린 것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들어가는 입구부터가 남다르다. 전각의 밑으로 통과를 해야하는 영산암은 , 들어갈 때부터 낮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 안에 자리를 한 영산암. 오밀조밀하니 고풍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는 영산암. 그저 어느 작은 기와집 한 채를 보는 듯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 커다란 뜻이 있어 이곳을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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