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떤 때는 개들을 바라보다가 그냥 웃고 말 때가 있다. 아무래도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다가 보면, 이런저런 견공들을 만나게 된다. 절집에서도 만나고 산에사도 만난다. 언느 마을의 집 울안에서도 만나고, 그냥 싸돌아 다니는 녀석들도 만난다.

 

그렇게 만난게 되는 녀석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참 끝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원래 짐승들의 마음을 아직은 헤아리지 못하고 답답한 인사이다보니, 남들처럼 그 녀석들에 대해 그리 살가운 글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저 보이는 그대로 적는 수 밖에.

 

 

실눈 뜨고 비둘기 감시하는 진돌이

 

안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마당에 묶인 진돌이(이름은 순전히 내 마음대로) 한 마리를 보았다. 녀석 갑자기 날이 더워서인가 그냥 축 늘어졌다. 아마도 한 여름 '늘어진 개팔자'라는 것이 저런 모양인가 보다. 그런데 녀석의 밥 그릇에 불청객이 찾아들었다. 바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 든 것이다.

 

그런데 이녀석 하는 꼴이 웃긴다. 그냥 누워서 죽은 듯 한다. 그리고 슬그머니 실눈을 뜨더니 비둘기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비둘기가 조금 가까이 가도 그대로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비둘기가 가까이 가도 꿈쩍도 하지 않던 녀석. 막상 밥그릇 쪽으로 비들기가 발길을 옮기자 그때서야 고개를 조금 틀아본다.

 

비둘기는 기척에 놀라 날아가버렸다. 녀석 그래도 나와보지도 않는다. 꿈쩍도 않고 실눈을 뜨고 비들기를 바라보는 녀석. 아마 하도 많이 비들기들에게 밥을 뺐겨, 이제는 거의 도가 퉁한 듯하다.

요즘 하라는 문화재 답사는 하지 않고, 이런 짓만 하고 있다. 그러나 머 문화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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