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보도자료를 정리해서 올리다가 보면, 밥 때마져 놓치기 일쑤다. 이 인사의 직업이란 것이 어째 바꾸어보아도, 맨 날 밥 때 놓치기는 이골이 나있다. 하기야 ‘인터넷뉴스’라는 실시간으로 누가 더 빨리 보도를 하느냐에 따라, 그 순발력이 결정되는 것이고 보면 어쩔 수가 없다.

전 날 술을 한잔 진하게 해서인가, 입맛이 영 돌아오질 않는다. 요즈음은 쌓인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참 퇴근 후 한잔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어 버렸다. 의사는 술 먹지 말라고 핀잔을 주지만, 세상사 어디 핀잔 들었다고 그대로 살 수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보기엔 멀정하다. 그러나 포장을 벗기니 심한 냄새가. 사람더러 먹으라고 보낸 것일까?


배달된 김치, 이걸 먹으라고

중국집에 짬뽕을 한 그릇 시켰다. 어제 먹은 술로 인해 속을 좀 달랠 심산이다. 시킨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배달이 되었다. 하긴 이 집은 빠른 것 하나하고는 어디고 빠지지를 않는 집이다.

그런데 1회용 용기에 담아 온 김치가 영 눈에 거슬린다. 좀 묵은 것도 같고, 조금은 맛이 간 김치인 듯하다. 김치야 촛국이 되어도 잘 먹는 사람인지라, 개의치 않고 비닐을 벗겨냈다. 순간 냄새가 비위를 상하게 만든다.



김치가 다 물러빠져 젓가락으로 집어 드니 그냥 죽 찢어진다. 이걸 먹으라고 보낸 것 맞을까? 아무리 점심시간이고 바쁘다고 해도, 이렇게 물러빠진 김치를 먹으라고 보내다니. 울컥 부아가 치민다.

하긴 다음부터 시켜먹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나만 이렇게 까다로운 것일까? 김치는 우리 반찬의 근간이다. 김치 하나만 맛있어도 손님들은 감지덕지한다. 차라리 단무지나 주면 좋았을 것을. 매콤하고 맛있는 짬뽕 한 그릇이, 오늘따라 더 많이 퍼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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