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바로 엊그제인 듯했다. 그런데 강원도 지방에는 폭설이 내려 길이 미끄럽다고 연신 화면을 하얗게 장식하고 있다. 참 시간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보다. 경기도 지역에도 비가내렸다. 이 비가 그치면 날이 추워질 것이라고 한다.

아우네 집 마당을 나갔다. 빗줄기에 젖어있는 담벼락 밑에 서 있는 하루방들, 그런데 그 옆 단풍나무가 올해는 제대로 물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단풍이 하루만에 비에 젖어 잎을 떨구었다. 비에 젖은 반쯤 물이 든 단풍잎이 그렇게 아름다운줄 몰랐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비를 맞으면 땅에 떨어진 단풍잎을 담아낸다.



그런데 돌하루방마다 단풍잎 한장씩을 머리에 붙이고 있다. 그 모습을 보다가 그저 웃고말았다. 왜 꼭 한 장만일까? 아마도 저 하루방님들 욕심이 없는 것인가보다. 그런 자연 하나에서도 사람들이 배울 것은 참으로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장의 비에 젖은 단픙잎으로 멋을 내고 있는 돌하루방들. 그 모습에 여유가 묻어있다. 그저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러고보니 요즈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이사를 하고 난후 그 많은 CD를 자시 정리를 하느라고. 12월 2일 새벽 3시 27분, 이제야 정리를 마치고 허리를 편다. 찬 물 한 잔이 장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 좋다. 그동안 메말라 있던 장에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어찌보면 말없이 서 있는 저 돌하루방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

살겠다고 아우성을 쳐도 밥 한끼 배부르게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그런데도 기름끼가 가득 낀 배를 매일 기름으로 도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눌줄 모르는 사람들. 죽어서도 그 많은 재물 때문에 아마 저승 길 조차 제대로 걷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다. 돌하루방은 낙엽이 된 단풍잎 하나를 갖고도 저리 만족을 하는데 말이다.



어제부터 무엇인가 달라졌다. 종편채널들이 일제히 방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고집스레 보는 방송 외에는 보기채널에서 모두 삭제를 시켜버린다. 들여다보았자 세상살이에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이다. 요즈음은 방송이 사람들을 홀리고 있다.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바람을 넣기도 하고, 불륜을 하라고 조장을 하기도 한다. 예전처럼 방송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권선징악'이란 것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제 더 많은 채널들이 앞다투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송들을 해댈 것이다. 그저 혼자 걱정을 한다. 이넘 세상이 어찌 돌아가려는 것인지. 그저 돌하루방의 마음을 닮고 싶다. 단풍 한 장으로도 만족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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