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청소를 하는 사람. '환경미화원'이라고 부르지만, 쉽게 이야기를 하면 청소부다. 새벽 2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손에서 빗자루가 놓이지를 않는다. 잠시 쉬는 시간에는 제대로 분리가 안 된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분리하는 손길이 바쁘다. 여주군청 소속 환경미화원 김기성(45, 남)씨. 눈이 잔뜩 쌓인 쓰레기봉투를 들어다가 수레에 싣기 바쁘다.

 

눈이 오면 힘들어요

 

눈이 오는 날이면 딴 때보다 더 바쁘다고 한다. 눈을 치우랴 밀린 쓰레기도 정리하랴,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눈이 오면 시장 중앙통을 다 치워주어야 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시장 사람들이 치우지 않나요."

"눈을 쓸어내기는 하지만 쌓인 것은 우리들이 치워야 하거든요"

"몇 시서부터 시작을 하나요?"

"새벽 두 시부터 나와야 해요"

 

하루에 15시간 반을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금방 쓰레기가 쌓인다니, 쓰레기가 어지간히 많이도 나오는가 보다. 하기야 시장통의 쓰레기니 주택가보다는 많을 것이다.

 

"군청 앞 중앙통 눈도 치워야 하고 시장통도 치워야 하는데, 남들은 눈이 와서 좋을 줄 몰라도 저희들은 정말 싫어요."

"그렇겠네요."

"남들이 즐거울 때 저희들은 하루 종일 그것을 치워야하니, 그것도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죠"

 

요즈음은 나름대로 자부심도 가져

 

▲ 쓰레기 치우기 수레가득 쓰레기봉투를 싣고 있는 김기성씨

 

환경미화원을 하기 전에는 양평 양수리에서 목욕탕에 근무를 했다고 하는 김기성씨. 그러나 힘이 들어도 요즈음이 한결 좋아졌다고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쉴 수가 있으니, 자신의 시간도 생겼다는 것.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나름대로 일정한 수입이 생겨 생활을 하는 데는 안정적인 것이 가장 행복하단다.

 

"요즈음은 환경미화원의 인기가 높아요. 많이들 하는 이야기지만 정말로 채용공고가 나면,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도 많이 오고요."

"시험이 어렵나요?"

"모래주머니를 들고 운동장 돌기 등 나름대로 어렵죠."

 

그래서 늘 새벽에 일어나 집을 나설 때는 조금은 귀찮기도 하지만, 수입이 안정이 되니 그것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연신 쓰레기봉투를 수레에 싣느라 힘을 쓴다. 일을 하는 것을 자세히 보니 몸이 조금은 불편한 듯도 하다. 그래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한다고 주변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분리수거 좀 잘했으면

 

▲ 쓰레기 치우기 눈이 쌓여 물이 흐르는 쓰레기봉투를 옮기는 김기성씨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느냐고 물으니, 힘이야 들지만 자신의 직업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릴 때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내다 놓을 때 분리가 제대로 되어 있으면, 이중으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잖아요."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되나요?"

"예, 깡통은 깡통대로 병은 병대로 해주면 좋은데, 그저 한꺼번에 봉지에 넣어서 내다놓기가 일쑤죠. 그럼 결국 또 한 번 분리를 해야 하거든요."

 

아무 생각 없이 분리를 해놓지 않고 내다 놓는 사람들로 인해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에 시간을 뺏기게 되면, 그만큼 쓰레기를 치우는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단다. 결국 그 피해는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눈이 또 오는데 힘드시겠네요?"

"늘 힘이야 들지만 즐겁게 일을 합니다."

 

담배 한 대를 피워 물고 연기를 내뿜는 김기성씨의 표정에는 행복함이 배어있다. 큼지막한 쓰레기봉투를 안아 수레에 가득 쌓으면서도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어떻게 생각을 하든지, 자신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눈이 그만 그쳤으면 좋겠다. 날 추운 날 물기가 묻은 쓰레기봉투를 옮기느라 옷이 젖지 않도록. (출처 : 오마이뉴스 / 2010,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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