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끼고 있는 마을 지동. 이곳보다 정겨운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화성문화제 2일차인 9일에는 여기저기 많은 행사가 열렸다. 그 중 지동(동장 김종희)에서도 노을빛 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지동은 옥상음악회로 시작을 하여, 지동 제일교회 앞 주차장에서 열리는 노을빛 음악회로 발전을 했다. 노을빛 음악회는 화성의 야경을 배경으로 이루어진다.

 

9일 오후 6시부터 시작한 지동의 노을빛 음악회는 주민 노래자랑으로 행해졌다. 예선전을 거쳐 10명의 주민이 결선에 오른 이번 노래자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기가 뜨거웠다. 이른 시간부터 모여든 주민 300여명이 행사장을 꽉 메우고, 한편에서는 전을 부치고 각종 음식을 마련해 이곳을 찾은 주민들을 대접하느라 분주하다.

 

 

마을잔치로 즐기는 노을빛 음악회

 

지동은 사람들이 정겹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처럼 정겨운 마을은 드물다. 우리나라 최장벽화가 조성되어 있는 지동은 아직도 변화중인 곳이다. 주말이 되면 벽화골목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을 만날 수가 있다. 그런 지동 사람들이 제일교회 주차장에 모여 한바탕 걸판 진 놀이판을 벌인 것이다.

 

여기저기 먹을 것을 가운데 두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노래를 하는 무대 앞에 모여 몸을 들썩이는 어린이들. 서로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웃어가면서 손뼉을 치는 사람. 혼신을 다해 노래를 하고 있는 무대 위의 출연자. 마을을 찾아 온 손님에게도 무엇인가를 대접하려고 하는 주민들. 참 정겨운 모습이다.

 

 

주민대표 등 지역에서 많은 후원

 

이렇게 지동 음악회가 푸짐하게 행사를 베풀 수 있는 것은 바로 지동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지동에는 세 곳의 전통시장이 있다. 지동시장과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 등 세 곳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세 곳의 시장에서 많은 후원을 한다는 것이다.

 

지동은 그냥 한 바퀴만 돌아도 많은 후원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각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과 지역의 주민단체 대표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죠. 그래서 지동은 모든 행사를 편하게 치룰 수 있습니다.”

 

김종희 동장의 이야기대로 이번에도 팔달새마을 금고(이사장 윤정재)에서 자전거 1, 표영섭 마을만들기 협의회장 쇠고기 쿠폰 3, 이용성 주민자치 위원장 전자렌지 1, 광명고추 대표 윤영근과 주민자치위 사무국장 이미경 등이 현금 10만원을 후원했다. 미나리광시장 이정오 회장도 상품권 10매를 후원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김, 두부, 생수, , 그릇, 어묵, 전기밥솥, 잡곡 등으로 행사를 푸짐하게 만들어 주었다.

 

 

출연자 모두에게 상이 돌아 간 푸짐한 마음

 

무대에서는 처음부터 열띤 경연이 펼쳐졌다. 처음 시작을 할 때 음향이 제대로 나오지가 않아 조금 시끄럽기도 했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노래자랑이 시작되었다. 이용성 주민자치위원장, 표영섭 마을만들기 협의회장, 유순혜 벽화길 총괄작가 등 3명이 심사위원으로 나온 주민노래자랑에서는, 노사연의 돌고 돌아가는 길을 부른 신정숙이 1등을, 정수라의 환희를 부른 이은주가 2등을 차지했다.

 

참 재미있습니다. 그동안 음악회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늘 모인듯합니다. 먹거리도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준비를 해주고 여러 지역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이렇게 즐거운 잔치가 어디서 열리겠습니까? 오늘 지동이라는 화성의 동편마을이 정말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란 곳을 새삼 느꼈습니다.”

 

노을빛 음악회는 이렇게 끝이 났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지동이 변하게 될 지가 기대되는 것도 이렇게 아름다운 주민들 간의 아름다운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화성문화제 제3일 째인 29일 밤. 총체공연인 야조가 비로 인해 취소가 되었다. 미처 야조가 취소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창룡문 일대를 서성인다. 그들에게 방화수류정 밑에 있는 용연으로 가보라고 권유를 한다. 방화수류정 앞 용연에서는 용연음악회인 나는 우리소리의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8시가 되자 용연 주변에는 5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자리를 잡고 앉은 사람들은 용연 가운데 섬에 마련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서 연신 박수를 보내고 있다. 비보이 그룹과 창작소리의 만남은 늘 새롭다. 거기다가 아름다운 춤까지 곁들였으니, 가을밤의 공연치고는 최고가 아니겠는가?

 

 

밤이 더 즐거운 관람객들

 

용연의 공연을 뒤로하고 화홍문 앞으로 걸어보았다. 늦은 밤 수원천 위에 오색등불이 화려하다. 각양각색의 소원 등이 불을 밝힌 것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수원천을 걷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저마다 가족끼리 구경을 하면서 즐거워한다. 어느 일행이 사진을 한 장 찍어 달라고 한다. 그런 부탁마저도 즐거운 것이 화성문화제이다.

 

소원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해 주고 난 뒤 수원천을 따라 걸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하면서 밤의 수원천을 걷고 있다.

 

 

저희들은 김포에서 왔어요. 그런데 밤에 이렇게 등불축제를 하고 작은 소원 등들이 줄지어 있는 것이 너무 아름답네요. 화성문화제와 생태교통을 보면서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축제는 역시 밤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김포에서 아이들과 함께 왔다는 김아무개씨(, 49)는 구경을 다 마치고 통닭거리까지 돌아보겠다면서 웃는다.

 

 

화려한 수원천, 밤이 더 좋아

 

소원 등의 아름다운 빛을 뒤로하고 수원천을 따라 남수문 방향으로 내려간다. 매향교 밑 건너편에 그려진 벽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돌아보는 모습이 보인다. 수원천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 비켜가야 할 정도가 되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수원천에 마련한 등불축제의 각가지 형태의 등들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어둡기는 하지만 그 등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구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람들은 모두 등불축제의 조형물 앞에서 사진들을 촬영하느라 바쁘다. 여기서도 역시 사진을 좀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고맙습니다. 낮에 생태교통에 왔다가 밤 구경이 하고 싶어서 하루를 묵어가려고 합니다. 역시 화성문화제는 다양한 볼거리를 주네요. 그리고 이 넓지 않은 수원천에 이렇게 등불축제를 마련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보령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더 많이 돌아보아야겠다면서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등불축제의 조형물을 촬영하고 남수문 곁으로 난 이동로를 따라 길 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화성을 돌아보고 있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화성의 야경을 돌아보는 사람들이다.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의 만남. 그리고 수원시민들과 관람객들의 만남.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축제기간 동안, 사람들은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화성의 야경을 돌아보고 난 뒤 수원천 길로 내려가면서 한 사람이 일행들에게 말을 한다.

 

역시 화성문화제는 밤이 더 좋아. 덮지도 않고 운치도 있고. 등불과 물소리,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들까지 이렇게 함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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