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거리 하수구 안 악취 심해

 

수원의 통닭거리.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통닭거리는 수원만이 아니라 이미 전국적으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한 곳이 바로 통닭거리와 지동 순대타운이다. 18일 오후 이 거리에 늘 찾는 집이 있다. 딴 집에 비해 유난히 깨끗한 기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노릇하게 튀겨낸 닭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이 집을 찾아가면 마음 좋은 부부내외가 무엇하나라도 손님들에게 다 주려고 하기 때문에 가끔은 미안할 때도 있다. 18일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인들과 모여 통닭 한 마리를 시켜놓고, 시원한 생맥주 한 잔씩을 기울이고 있었다. 술을 마시면 기본적인 신진대사가 원활한 법. 밖으로 나왔다.

 

 

심한 악취에 지나는 사람들 찌푸리고 다녀

 

통닭거리는 하루에도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저녁이 되면 지인들과 어울리거나 가족, 혹은 연인이나 친구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그만큼 통닭거리는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밖으로 나가보니 사람들이 맨홀 옆을 지나면서 코를 막는 모습이 보인다. 그 옆에서 장사를 하는 옷가게 주인도 하수구를 들여다보면서 무엇이라고 해댄다.

 

무슨 일인가요?”

누가 여기다가 김치 같은 것을 잔뜩 버려서 악취가 심하게 나네요.”

하수구에서 흘러온 것인가요?”

아닌 것 같아요. 양으로 보아서 여기서 버린 듯해요

 

들여다보니 정말 하수구 안에 묵은 김치를 내다버려 심하게 악취를 풍기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는 것. 음식물 쓰레기는 봉지에 담아 내다버리게 되어있으나, 그런 음식물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몰래 갖다 버린다는 것이다.

 

 

폐유를 하수구에 갖다버리는 사람

 

팔달문로 3번길 26은 옷가게이다. 골목 옆 지하에서 한사람이 무엇인가를 들고 나오더니 하수구에 붓는다.

그게 무엇입니까?”

기름인데요.”

기름을 하수구에 그렇게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

 

말없이 그렇게 기름을 하수구에 붓고는 지하로 들어가 버린다. 이곳 통닭골목에 있는 닭집들은 모두 기름을 수거해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 폐유를 가져다가 비누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집은 그렇게 하수구에 내다버리는 행위를 한 두 번 한 것이 아니라고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

 

 

환경을 지키는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해야

 

날은 더워지는데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나 기름 등 온갖 것을 여기 하수구에 갖다버리니 악취가 심해 죽을 지경입니다. 이곳을 뚜껑을 해서 덮어주던지 아니면 팔달구에서 나와서 이렇게 버리는 사람들을 행정조치를 내려 다시는 못하게 하던지 해야지. 이래 갖고 어디 사람이 살겠어요.”

 

옆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 볼멘소리를 한다. 하수구 위 쇠창살에도 쓰레기들이 널려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이 내다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환경은 주민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사용하고 난 폐유를 내다버리는 사람들이 무엇인들 하수구에 집어넣지 않겠는가? 관할 행정부서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듯하다.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쓴다면 남들은 무엇이라고 할까? 어지간히 심하게 ‘뻥을 친다’ 고도 할 테고, 아니면 글 쓸 소재가 어지간히 없다고 걱정을 할 것도 같다. 그러나 정말이지 뻥을 치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글 쓸 소재가 없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글 쓸 소재야 3년 열흘을 쓰고도 남을만한 자료가 쌓여있다.

내가 묵고 있는 방은 골목길에 접해있다. 그래서인가 늘 밤이 되면 아이들이 밖에서 떠들고, 이 녀석들 가끔은 주변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담배를 피워대기도 한다. 가끔은 길냥이들이 창 밑에 와서 잠을 깨워놓기도 한다. 밤만이 아니라 골목길이다 보니, 대낮에도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다가 하수구를 향해 던지고 간다. 실력이 없는 사람들인지, 늘 길바닥에 떨어지지만.

하수구를 막아 놓아도 꽁초를 그냥 던져버리고 간다. 

뒤꼍에 와서 실례를 하는 길냥이들

그런데 이 길냥이 녀석 중에 꼭 뒤꼍에 와서 실례를 하고 가는 녀석이 있다. 그것도 바닥에 실례를 하는 것이 아니고, 꼭 쓰레기를 담아내는 쓰레받기에다가 한다. 예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골탕을 먹이는 것인지는 몰라도. 녀석들이 드나드는 구멍을 막아버렸더니 이번에는 골목길에 볼일을 보고 갔다.

녀석들 변의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매일 아침 그것을 치우려고 하면 조금은 짜증스럽기도 하다. 거기다가 담배꽁초까지. 길냥이들의 실례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담배꽁초의 무분별한 길바닥 버리기를 좀 말려보자고, 종이컵에 물을 조금 담아 창문 밑에 놓아두었다. 그런데도 마찬가지다. 길바닥에 수북이 쌓인 꽁초가 아침마다 나를 반긴다.

담배꽁초를 버리라고 종이컵을 놓아주었다. 그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매일 아침 그것을 바꾸어 놓으면 언젠가는 조금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전날 밤 길냥이 녀석들이 심하게 울어댄다. 몇 녀석은 되는가보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나가보기도 귀찮아 모르는 체했다. 아침에 바쁜 일이 있어 점심시간에 골목길의 꽁초를 치우려고 컵을 주워들었는데, 냄새가 역겹다. 꽁초가 있어야 할 종이컵 안에 어느 녀석이 실례를 해놓았다. 시간이 오래되었는지 말라버린 것이.

종이컵 안에 실레를 해놓았다. 밤새 시끄럽게 몇 녀석이 울어대더니.

밤새 그렇게 시끄럽게 하더니, 이런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까? 조금은 어이가 없다. 종이컵에다가 볼일을 보고 간 길냥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참 오래 살다가 보니 별일이 다 있다. 그날 밤 시끄럽게 군것이 이렇게 종이컵에 변을 보았으니 알아서 구멍을 열어달라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다시 드나드는 입구를 열어주어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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