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또 같은 것을 보아도 사람들 마다 기억하는 이미지들은 저마다 다르다. 분명 변하지 않은 것들로 생명이 있어 움직이는 것들도 아니다. 그 때 그 순간, 품고 있던 자신만의 감정들을 가지고 우리는 각자의 나름대로 기억 속 이미지들을 재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억이 쌓이고 지워지고 또 쌓여가는 것처럼, 색과 선들이 쌓이고 지어지고 쌓여가면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지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본다.

 

작가 김윤아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이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 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김윤아(, 28) 작가의 조각기억전은 18일까지 열린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그림속의 진한 색이 눈을 현란하게 만든다. 김윤아 작가는 이제 20대인 서울출신의 작가이다.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한국화전공)를 졸업한 후, 2013년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한국화전공)를 졸업했다.

 

 

김윤아 작가는 벌써 5회 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0 김윤아 (GYM PROJECT, 서울), 2011 나무그늘 기획 초대전 김윤아(타임스퀘어, 서울), 2012 화봉갤러리 신진작가 당선 김윤아(화봉갤러리, 서울), 2013 조각기억(스피돔갤러리, 광명), 2014 김윤아의 조각기억(대안공간 눈, 수원) 등 개인전을 열었다.

 

차갑지 않은 정서를 나타내는 색

 

화면을 물들인 색은 고요하지만 차갑지 않는 정서를 나타내려 하였다. 특별히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연상시키기 위한 색은 아니었다. 화면에 나타난 형상들 또한 본인의 차분하고도 집요한 시선을 담으려 하고 있긴 하지만, 상징 적인 형태로 나타내지는 않았다. 드러내는 대신에 그저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내 삶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미지들을 가장 간결하고 담담한 방식으로, 사실적인 풍경과 얼마나 닮았는가의 표면적인 방식을 넘어 나만의 고유한 시선으로 밀도 있게 표현하는 재현의 문제로 표현하고자 하였다고 작가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작가의 설명대로 그림들은 풍경을 그리고 있지만 다양한 색이 현란하게 시야에 가득 찬다.

 

작가는 그림은 세계를 주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창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내면의 창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 하나는 사실다움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을 투사하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것이다. 두 요소가 결합하면 할수록,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작가의 감정에 동화되기 쉽다는 것이다.

 

 

작가 김윤아는 관람을 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시 풍경을 보여주려고 한다. 마치 도시의 한 장면을 사진처럼 포착하려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반 사진과는 다른 색상의 단색 배경 속에서, 일상의 자연물(나무나 화분등과 같은)이나 물건들(빨래와 같은)을 다양한 색채로 정교하게 그려 넣었다. 작가의 조각기억 속의 도시 풍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 속에서 언뜻언뜻 낯설음이 교차되면서 도시에 대한 색다른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작품 활동을 한 작가 김윤아

 

작가 김윤아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많은 활동을 하였다. 2009년부터 시작한 단체전을 비롯해 2010년부터는 아트페어에도 함께했다. 2011년에는 한국미술국제대전 특별상(쿠오리아 갤러리)을 수상했으며, 2011년 한국청년미술국제대전 특선(온라인 전시)을 따냈다. 2012년애는 메트로미술대전에서 특선(경복궁역메트로 갤러리)을 수상했다.

 

 

2010년에 한국화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김윤아 작가는,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를 한다. 2011년 시드니 대학 교류전(THE UNIVERSITY OF SYDNEY, SYDNEY), 2012 한국미술대학원생 신예유망작가기획초대전(우림화랑, 서울)을 비롯하여 수평과 수직(밀알 미술관, 서울), 메트로미술대(경복궁역메트로 갤러리, 서울)등 단체전을 가졌다.

 

2013년에는 FAIRY TALE: 낭만적 신화를 꿈꾸다(GALLERY POS, 서울)단체전과, 숙명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류전(문신미술관, 서울) 등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2014년에는 상반기기획전 그리기의 즐거움_사의찬미(한원미술관, 서울) 등에서도 활동을 했다.

 

 

김윤아 작가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작가가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독창적인 자신민의 미술세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김윤아 작가를 눈여겨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고요.” 미술관에서 만난 한 미술작가는 김윤아 작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한다.

 

로데오거리는 요즘 다양하게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남문 로데오거리, 한 때는 젊음의 거리였다. 그러한 로데오거리가 사양길에 들어선 것은 수원역에 애경백화점이 들어서고, 젊은이들의 발길이 역전 통으로 옮겨가면서 부터이다. 거기다가 영통 등 주변에 신시가지가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그쪽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한 때는 젊음의 열기가 사그라질 줄 몰랐던 거리는, 젊은이들의 발길조차 뜸한 숨죽인 거리로 변했다.

 

그러한 남문 로데오거리를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다. 그들은 앞으로 거대한 롯데쇼핑몰 등이 입점하면 더 큰 난관이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자구책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화성행궁서부터 로데오거리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크고 작은 전시관이나 갤러리들과 길거리에 마련한 전시관 등이다. 로데오거리의 상인들은 이 갤러리들로 인해 다시 옛 영회를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인한 기대도 커

 

지난 해 1221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중인 (가칭)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은 2015년 상반기 중 개관예정으로 현대산업개발()에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한 사회 환원 차원에서, 수원시 부지에 300억 규모로 건물을 지어 기부 채납하기로 수원시와 MOU를 체결해 개최하게 됐다. 한창 공사 중인 이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인한 기대가 크다.

 

로데오거리 상인들은 이 미술관이 완공이 되면 그곳을 기점으로 로데오거리 전체를 잇는 미술관광 라인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행궁 앞에 들어설 미술관에서부터 수원 향교까지를 잇는 긴 구간을 미술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거리 구간에는 크고 작은 전시관과 갤러리 등 15개의 그림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로데오거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의 기대에 넘친 말을 들어보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이파크 미술관이 완공되고 나면 이 로데오거리를 잇는 길에 많은 갤러리들과 전시관을 연결해 미술의 테마거리 조성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곳이 전국 어디에도 없습니다. 더욱 이 로데오거리에는 수많은 미술학원들과 미술도구를 파는 상점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미술의 메카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15개의 크고 작은 갤러리와 전시관 자리하고 있어

 

공사 중인 아이파크 미술관에서 로데오거리까지의 전시관과 갤러리들을 보면 수원문화재단 건물에 전시를 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곁에 있는 화성사업소 건물 1층에도 아름다운 행궁길 예술마당 갤러리가 있으며, 수원 향교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행궁재 갤러리와 화홍 갤러가 자리하고 있다.

 

 

이어서 갤러리 풍경과 크진 않지만 쉼 없이 전시를 잇고 있는 임아트 갤러리가 자리한다. 그 뒷골목 안에는 오후에만 영업을 하는 주점을 겸한 남문 크로키 갤러리가 있다. 로데오거리로 들어서면 주차장 외벽에 마련한 남문 로데오 갤러리와 로데오 갤러리 특별관, 갤러리 93-1, 지하에 자리한 해움미술관, 그리고 두 곳의 정류장 갤러리가 자리한다,

 

이렇게 크고 작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는 이 거리를 미술의 거리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 미술의 거리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이 갤러리들이 서로 연계하여 전시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점을 홍보하기 위해, 획기적인 방안이 새워져야 한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행궁서부터 수원 향교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미술의 거리’. 과연 옛 영화를 이제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으려는지, 그리고 수원의 명소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크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면,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한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행궁로 49-3에 소재한 임아트 갤러리와 행궁로 18번지에 소재한 예술마당, 행궁로 120-1에 소재한 갤러리 풍경 등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7회 비우고 내려놓고 나누기 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요아, 김학두 작가 등 30여 명이 참여를 한 이 나누기 전은, 그림을 사람들이 손쉽게 접하고 그것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매년 열리고 있는 미술전이다. 특히 이 나누기전은 그 이익금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사용을 하고 있어, 매년 참가하는 미술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참담한 4월과 5월을 보내면서 준비해

 

작가들은 초대의 글에서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고 표현하며 살아가는 미술가들이 모여 겨자씨만한 재능이나마 정성만은 아낌없이 가득채운 작품들을 다듬어, 비우고 내려놓고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적지만 귀한 나눔전을 준비하여 걸었습니다.

 

건너 뛸 수도 없이 참담하고 우울한 4월과 5월을 추스르며 서로가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 나눔전은 세 곳의 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으며, 임아트 갤러리 7, 행궁동 예술마당 12, 갤러리 풍경 11명 등 도합 30명의 작가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2008년에 김학두, 박요아 작가가 시작

 

비우고 내려놓고 나누기 은 지난 2008년에 시작을 했다. 원로화가인 김학두(92)와 굴비화가로 알려진 박요아 작가가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청풍만인선(淸風萬人扇)이란 주제로 수원과 안양 등에서 전시회를 갖고 그 수익금을 양로원에 전달한 것이 그 나눔전의 시초라는 것이다.

 

경기도내 작가들의 미술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사랑과 나눔은 벌써 7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2008년에 시작한 맑고 시원한 바람은 만백성의 부채라는 청풍만인선은 이듬해인 20092회 청풍만인전으로 이어졌다. 수원순교성지에서 열린 2회째 전시에는 김상중, 이주형, 조진식 등 14인이 같이 했다. 그러기를 해를 더하면서 점차 참여 작가가 늘어나, 올해는 30명이 동참을 한 것이다.

 

참여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아도 경기도의 많은 화가들이 이 나눔전에 동참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참여를 한 작가들을 보면 고기범, 권운택, 김 중, 김두례, 김학두, 나현수, 남학호, 박요아, 박태균, 손영락, 양원종, 오석교, 오용길, 유선형, 이길범, 이복기, 이선열, 이은옥, 이재옥, 이종승, 이주형, 임근우, 임 무, 임정열, 장정영, 차진환, 최승일, 홍형표, 황보경, 황재성(가나다순) 30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이번 전시회에 장소를 제공한 임아트 갤러리 관장 임하영은

이렇게 좋은 취지로 전시회를 열게 되어 한 없이 기쁘다. 저희 임아트 갤러리는 넓지가 않아서 7분의 작가가 참여를 하고 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찾아와 좋은 그림을 구입하고,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 동참을 했으면 한다.”라고 한다.

 

매년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자신의 작품을 선뜻 내어놓을 수 있는 작가들. 그리고 비우고 내려놓고 나서 나눌 수 있는 사람들. 비록 4월의 슬픔이 아직 가시지는 않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전시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런 아픔을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골목의 정경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냈다. 2일부터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행궁거리 끄트머리에 소재한 임 아트갤러리에서 14일까지 제3회 정기전시회로 골목을 여는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회원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15명의 작가들이 참여를 하여, 골목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2008년에 창립이 되었다. 수원의 모든 것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을 하기 위한 모임이다. 2010년에는 지동 못골 사진 Project를 열었으며, 2011년에는 대안공간 눈에서 제1회 정기전시회를 열었다. 920~29일에는 서수원주민편익센터 초대전을 열기도 했다.

 

 

2011년에는 이 외에도 민예총 나혜석 거리축제 초대 전시와 프리즌 페스티벌 초대전시, 행궁길 한데우물 한데 웃자초대 전시로 사람들에게 작품을 선보였다. 2012년에는 제2회 정기전시회로 행궁길 레지던시 1층 전시장에서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기록으로 전시를 가졌다.

 

수원의 정취를 기록하는 순수 사진가들

 

수기사(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의 약칭)는 수원의 잊혀 가는 모습들, 정겨운 수원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순수 사진가 모임이다. 골목전은 공동주택문화의 발달로 인해, 점차 사라져가고만 있는 골목길 풍경과, 골목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작가들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전시된 작품들 속에는 좁은 골목길의 퇴락한 모습과 함께, 그 골목길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담겨있다. 수없이 땅바닥에 찍힌 발자국이 있는가 하면, 출입문 위에 조성한 장독대에서 장을 푸는 할머니도 만날 수가 있다. 골목길에서 김장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정겹게 배추쌈을 먹이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어느 작가는 사진 한 장에 3계절을 잇대어 담아내는가 하면, 달동네 독거노인이 사랑으로 배달해 준 연탄을 집게로 들고 호나한 미소를 띠우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아마도 한 겨울채비를 마쳤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편안함이었을 것이다. 담벼락에 직접 써 붙인 월세방이라는 문구가 골목 입구에 붙여져 있는 모습도 보인다.

 

 

잊을 수 없는 정겨운 풍경들

 

골목은 늘 어딘가를 향한다. 포근한 집이든, 고달픈 일터든. 골목을 찍다보면 그곳에서 늘 누군가를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어린시정 당신의 식권을 아껴 자식들 줄 빵과 우유를 늘 옆구리 끼고 오시던 말없던 그 아버님 같은 그 누군가를 말이다. 난 골목에선 길을 보고 길에선 그리운 추억과 만난다.’

 

서동수 작가의 이라는 제목을 붙인 사진의 설명이다. 이렇듯 골목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송응준 작가는 다른 풍경이라는 제목을 붙인 사진을 전시했다. 지동 벽화마을에서 본 녹슨 철문으로 집안을 가려 놓은 것을 보고, 그들만이 상처를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겠느냐고 묻고 있다.

 

작가 이규석은 골목길의 주제를 개똥으로 삼았다. 15명의 수기사 회원들인 작가들이 골목길에 대한 해석을 저마다 달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골목길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정겨운 모습이 있는가 하면, 골목만이 갖고 있는 아픔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상반된 형태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골목에서 만난 이 시대의 한 구석이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90-4번지에 자리하고 있는 옛 한계사 터. 한계령 중턱의 장수대에 자리하고 있는 이 사지에는 보물 제1275호인 한계사지 ‘남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 다. 앞으로는 한계천이 흐르고, 뒤로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이 한계사는, 만해 한용운이 지은 책에 의하면 신라 진덕여왕 원년인 647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그 후 몇 차례의 보수를 거쳐 약 17세기 말까지는 절의 명맥을 유지했던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이는 정확한 것은 아니다. 현재 이 한계사지에는 건물의 주춧돌과 석수, 불좌대 등이 남아 있고, 삼층석탑 2기와 불상, 석등 등 많은 석조물이 있다.


떨어져 있는 남북 탑, 쌍탑으로도 추정해

한계사지에는 두 기의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이 두 기의 탑을 쌍탑으로 보기도 한다. 그 이유는 두 삼층석탑이 비슷한 시기에 삼층석탑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남 삼층석탑은 금당터 앞에 서있는데, 받침대 역할을 하는 이층의 기단을 두고 있으며, 그 위로 3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이다.

이 탑은 통일신라 당시의 전형적인 신라탑 형식으로 조성이 되었다. 처음으로 이 탑을 보는 사람들도 ‘참 반듯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아래층 기단에는 한 면에 3개씩의 안상을 새겨 넣었다. 그저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형태의 탑으로, 그 가운데서도 기품을 느끼게 하는 탑이다.




지붕돌에는 풍경을 단 흔적이 있어

위층 기단은 네 모서리와 각 면의 중앙에 기둥을 본떠 새겼다. 양우주와 중앙에 탱주를 돋을새김 한 것이다. 탑신의 지붕돌은 밑면의 받침수가 1, 2층은 5단으로, 3층은 4단으로 줄어져 있다. 처마는 수평을 이루다 끝부분에 이르러 살짝 들려 있어 밋밋함을 벗어나고 있다. 상륜부의 장식은 다 없어졌으니, 최근에 둥근 돌을 하나 복원하여 얹어놓았다.

이 남 삼층석탑은 9세기 중반을 전후하여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계사지를 정리할 때 낡은 산장 옆에 옮겨져 있던 것을, 원래의 자리를 찾아 복원한 것이다. 탑은 파손되었던 부분을 복원하면서, 일부를 너무 모나게 다듬어서인가, 원래의 석재들과 잘 맞지 않는다. 서북쪽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북 삼층석탑과 비교하면, 기단에 새긴 조각의 모양이나 지붕돌받침수가 서로 달라 석탑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붕돌의 끝 모서리 부분에는 작은 구멍이 하나씩 보인다. 아마 풍경을 매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탑의 크기 등으로 보아 무게가 나가는 풍탁을 매단 것 같지는 않다. 오랜 세월 한계사지를 지켜 온 남 삼층석탑. 그 모습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옛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답사를 하면서 늘 궁금하게 느끼는 것은, 이렇게 많은 석탑과 석불을 만든 장인들의 마음이다. 무슨 마음을 갖고 이렇게 힘든 작업을 한 것일까? 물론 지금도 석불이나 석탑을 조성한다. 하지만 그 당시와 지금의 작업방법은 전혀 다르다. 망치 하나와 정만을 갖고 조성했을 당시의 장인들. 아마 이렇게 석탑이나 석불, 그 외에 많은 문화재를 보고 감동을 받는 것은, 그러한 장인정신의 마음을 읽기 때문이나 아닐는지.



한계령을 오르다 만난 한계사지 남 삼층석탑에서 그 해답을 얻어 보고도 싶지만, 아직은 그럴만큼 농익지 않은 문화재 답사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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