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인터넷이 뜨겁다. 속옷과 비키니 쇼핑몰의 착용 후기가 정보매체들의 기능에 일대 혼란을 야기 시키면서 '19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쇼핑몰 속옷 구입 착용 후기 논란은 한 때 공구로 문제를 일으켰던 ‘장사꾼 파워블로거’ 이후 또 다시 네티즌들을 논쟁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만 같다.

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하다가 보면, 남들보다 색다른 이벤트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이벤트를 하면서 적당한 포인트나 금전적인 것이 덤으로 주어진다면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내용이다. 속옷이나 비키니 등 신체의 일부분만 가린 사진을 입고 인증 샷을 올리라는 것이다.

자료출처 / 인터넷 검색(이 투데이 자료사진을 인용했습니다)

거기다가 건강한 여인들이 얼굴만 가린 신체의 전체 사진을 올려야 하는 속옷이나 비키니이기 때문에 선정성이 당연히 뒤 따른다. 이러한 것을 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천차만별이다. 그 댓글에서 보이듯, ‘심하다‘ ’성인물보다 더하다‘, ’남의 일을 갖고 왜 난리들이냐‘는 등 각각의 생각을 적어 놓고 있다.

이러한 속옷 등의 후기가 당연히 사람들의 눈에 많이 띠게 되고, 그것은 곧 구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벤트를 한 업체에서는 이런 인증 샷이란 사진 한 장이 구매충동과 함께, 더 많은 홍보를 겸할 수 있으니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일 듯하다.

그러나 망사로 된 속옷 등을 입고 그대로 휴대폰 등으로 찍어 올린 사진은, 보는 이들이 다 민망할 수준이다. 그렇게 찍어서 올리면 얼마간의 포인트와 가격을 붙여 준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사진의 수위이다. 주로 몸매가 날씬한 여성들이 찍어 올리는 이런 사진들을 남자들이 그냥 보고 넘기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속옷 판매 사이트들이 성인 인증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이런 사이트에 버젓이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사진들이 무분별하게 내걸리고 있는데, 민감한 청소년들이 그대로 지나칠 리가 없다. 실제로 한 여성의 후기를 적는 사이트에는 하루에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여성의 인증 샷은 보기에도 민망한 망사 속옷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자기 홍보의 시대라고 한다. 당당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것을 무엇이라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자신의 몸매라고 해서 훌훌 벗어버리고 얼마간의 포인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온 몸을 보여주는 이런 행위. 그리고 그런 것을 종용하는 업체. 과연 이런 행위들을 이해 하여야만 할까?

문제는 이미 터져버렸다. 그리고 수많은 매체들이 보도를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쏟아져 나온 사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마치 봇물이 터진 듯하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자는 다 보여주기 보다는 조금만 보여주는 것이 더 아름답다. 보일 듯 말 듯한 아름다움이야 말로 여인을 가장 신비감이 들게 만든다.”


‘전문블로거’라는 용어가 생소한 듯하기도 하다. 사실 블로거들이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 그 전문성을 인정하기도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같이 블로그의 추세가 일상다반사나 연예 쪽으로 많이 치중을 하다보면, 글을 쓰는 블로거들이 그 방향으로 글의 소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포스팅을 하는 분야는 문화 쪽이다. 그것도 일반적인 문화가 아닌 전통문화 부분이고, 그 중에서도 문화재에 많은 양을 할애한다. 아무래도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답사를 하다가보니, 그 방향으로 설정이 된 것만 같다. 답사를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이런 일 저런 일도 올릴 경우가 있다 보니, 나 역시 가끔은 일상다반사 부분으로 분류가 되는 날도 있다. 하지만 난 고집스럽게 문화블로거임을 강조하고 싶다.

삼성궁으로 오르는 길. 단풍이 물든 암벽 길을 걷는다.
 
좋은 만남으로 이어지는 여행

티스토리에서 <김천령의 바람흔적>을 운영하는 천령님과는 꽤 오랫동안 만남을 가졌다. 이제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으니, 그만큼 자주 만나기도 한다. 가끔은 함께 답사를 하는 일도 있는 터라, 이런저런 취향을 서로가 알게 된 듯하다. 천령님은 다 알고 있듯 여행블로거이다. 아우지만 늘 그 사진들을 보면서 부럽게만 느껴진다.

10월 22일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술잔전’에서 만난 또 한 사람의 지기인 ‘지우재 김원주’님은 블로그를 운영하시지만, 자주 글을 올리지는 않는다. 이 셋이 언제부터인가 의형제가 되어버렸다. 전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만나기만 하면 술로 날을 새우기 일쑤이니, 주변에서는 정말 부러운 형제라고 까지 할 정도이다.

굴을 지나며. 좌측이 여행블로가 김천령님. 우측이 도예가인 김원주님이다.
 
셋이서 하루를 보낸 뒤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을 들려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우재는 이 삼성궁에서 오랜 시간 생활을 한 탓에, 천제를 지내니 꼭 참석을 해보자고 권유로 인해서다. 전날 지리산 근처에서 숙박을 하고 난 뒤, 아침에 지리산으로 향했다. 전날부터 내리는 비가 그치지를 않는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오른 삼성궁이다.

여행블로거는 무엇을 담나?

비옷을 하나씩 구해 입고 빗길을 걸어 삼성궁으로 향한다. 비속에서 만나는 단풍이 그 빛깔이 더욱 붉은 듯하다. 작은 폭포를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나와 천령님의 사진을 찍는 곳이 영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필요로 찍는 곳은 천령님은 거의 찍지를 않는다. 천령님이 열심히 찍고 있는 곳을 보면 나에게는 그렇게 열심히 찍고 들여다보고를 반복할 만한 곳이 아니다.

솟대인 돌탑.

전날 구례 연곡사에 가서도 느낀 바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사진 촬영을 한다. 나는 문화재 하나를 보면 그 조각 부분까지 세세하게 촬영을 한다. 부도탑 하나를 찍는데 거의 70~80장 가까운 사진을 찍어야만 한다. 그러나 천령님은 두 세장 찍을 뿐이다. 딴 것으로 이동을 하면서 천령님이 그렇게 많은 양을 찍어대는데 나는 한 장도 찍지를 않는다.

바로 전문블로거의 모습이다.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강조하다가 보니, 서로가 사진을 찍는 포인트가 전혀 다르다.

“형님은 오늘 공쳤네요. 천제 하나만 겨우 건졌네요, 여기까지 힘들에 올라와서”
“그러게 말이다. 그 시간에 문화재를 찍었으면 글 10개는 쓸 수 있었을 텐데”
“저는 오늘 많이 건졌습니다. 오늘의 답사는 나를 위한 것 같네요”

돌길을 걷고 있는 김원주님. 빗길을 걸어 삼성궁으로 올랐다. 단풍이 타는 듯하다.

웃고는 있지만 내심 속이 상하다. 좀 더 많은 글 소재를 갖고 내려갔으면 좋았을 것을. 현장답사는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다는 것이다. 1박이나 2박 정도를 하면, 몇 십 만원이 훌쩍 날아간다. 그렇다 보니 한번 나가면 하나라도 더 찍어야하는 것이 문화블로거의 욕심이다.

여행전문블로거인 김천령님과 함께 떠난 답사길. 그렇게 땀을 흘리면서 찍어 온 자료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이 뿌듯하다. 좋은 형제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녀 온 여행이기 때문이다. 서로 알려주고 기다려주면서 다녀 온 이번 답사길에서, 어느 분야나 현장을 다니는 블로거들의 쉽지 않은 내력을 본다.

“아우님, 담부터는 글 하나하나 더 열심히 보아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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