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각 주민 센터마다 일일찻집 등 한 해를 정리하기에 바쁘다. 사실 말은 일일찻집이지만 지역 주민들끼리 모여 한바탕 먹고 마시는 잔칫집이 되는 그런 망년회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일 년 동안 고생한 것을 서로가 위로해주고, 거기다가 노래와 춤으로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마당이기 때문이다.

 

지동스타일, 지동만이 갖고 있는 망년회는 그냥 먹고 노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먹고 놀면서 기금을 조성해 불우이웃 등을 돕기 때문이다.

 

지동은 일일찻집을 마치면 경비를 제하고 5~6백만 원 정도의 기금이 마련됩니다. 그 기금으로 불우이웃돕기와 연말에 김장하기, 그리고 갑자기 사고가 나서 처지가 어려워진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는 하죠. 그리고 저희 주민 센터 각 단체들을 위해서도 사용을 하고요

박찬복 지동장의 말처럼 일 년 동안 활용을 할 수 있는 기금을 모으는 것이다.

 

 

손님맞이 음식은 당연히 최고

 

수원시 팔달구 지동 481-4번지에 소재하고 있는 블랑드 웨딩홀. 5일 아침부터 사람들이 연신 5층으로 올라간다. 전날부터 지동 34명의 통장협의회 통장들이 장을 보아 음식준비를 했단다. 이날 차려진 음식만 해도 잔칫집 분위기가 물씬 난다. 국수에 과일과 떡, 해물전에 회무침, 생굴과 고기까지 상차림이 푸짐하다.

 

어제(4) 장을 보고 밤새 육수를 끓였어요. 통장님들이 모두 장을 보고 이렇게 음식을 마련하죠. 저희는 지동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준비를 통장님들이 해주세요. 통장님들이 준비를 하면 지동 8개 주민단체들이 모두 나와서 손님접대를 하죠.”

 

 

표영섭 주민자치위원장의 말이다. 지동 주민 센터에는 8개 주민단체가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문고회, 바르게살기위원회, 방범기동순찰대, 새마을문고후원회 등이다. 통장협의회는 음식준비를 하고 각 단체별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손님접대를 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시끌벅적한 잔치마당

 

오전 10시부터 시작을 한 일일찻집이다. 하지만 찻집이라고 하기보다는 일일잔치집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하루 종일 손님들이 북적인 잔치마당은 오후 530분부터 화합의 밤이 시작됐다. 주민자치위원회와 지동장이 주는 감사패 및 감사장수여에 이어 자치위원장과 내빈들의 인사말로 이어졌다.

 

 

오늘 수원시장님도 이곳을 들려가셨지만 지동은 참 남다른 동네입니다.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 그리고 벽화 길에 조성된 시인의 벽과 동화골목, 노을빛 음악회 등 딴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지동에는 너무 많습니다. 마을만들기도 지동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올 핸 해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2014년에도 더 발전하는 지동이 되기를 바랍니다.”

 

윤건모 팔달구청장의 인사말에 이어 지동 주민 센터에서 운영하는 문화강좌의 수강생들이 준비한 실력을 자랑하는 무대도 마련되었다. 오후 630분부터 시작한 2부에서는 지동스타일이 제대로 발휘를 한 셈. 케이크절단과 건배, 그리고 주민단체별 장기자랑이 시작되었다.

 

 

'사람향기 진한 화성 동쪽마을 지동이라고 했던가? 이 장기자랑에는 너와 나가 없다. 그저 어느 단체가 출연을 하던지 모두 나와서 즐기면 된다.

 

이런 마을잔치는 정말 딴 곳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지동사람들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이곳에서는 우리만이 존재하니까요. 일 년 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날려버리고, 마음껏 즐기고 싶으면 우리 지동으로 오세요. 누구나 환영합니다.”

 

장기자랑에서 몸을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추고 있던 자치위원회 회원의 이야기이다. 그렇게 하루 종일 손님들로 가득했던 잔치마당이 끝났다. 하루를 즐긴 사람들 너나없이 정리를 하기에 바쁘다. 정리를 마친 통장 한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이것이 바로 지동스타일입니다. 꽤 괜찮은 잔치 아닌가요?”

점심시간이 막 지나서인가, 홀 안에는 아직 사람들이 꽉 차있지는 않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다녀 간 사람들이 약 300여명 정도라고 한다. 12월 21일,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자리한 블랑드W 웨딩홀 5층에는 연신 사람들이 드나든다. 넓은 홀에는 테이블에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먹으면서 담소를 즐기고 있다.

 

‘사랑과 온정이 있고 소통과 나눔이 있는, 2012 지동 일일찻집 및 작품발표회 화합의 밤’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는 지동주민자치위원회 및 유관단체에서 주관을 한 마을축제이다. 일 년간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고, 마을주민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면서 소통을 하는 그런 자리로 마련이 되었다.

 

넓은 예식장 홀에 마련된 지동마을잔치와 차림표. 내년도 이웃돕기를 할 성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로 음식값이 다르다 

 

너도나도 마을자랑에 빠져

 

축제장이 웨딩홀이라니 그도 놀랍기만 하다. 이렇게 넓은 곳을 빌리자면 임대료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하니, 자치센터에 근무하는 이성주주무관은

 

“이 웨딩홀 사장님이 우리 지동 자치위원회 회원이십니다. 그래서 정말 거의 실비로 빌려주시는 바람에 이 행사를 할 수가 있었죠.” 라면서 그동안 동 자지센터 3층에서 찻집 및 발표회 등을 했으나, 장소가 비좁아 많은 어려움을 당했다고 한다.

 

올 한 해 지동을 어지간히 돌아다녔더니, 제법 아는 얼굴들이 많아졌다. 인사를 하는 사람마다 무엇 좀 드시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맛있는 음식이 있는 줄 알았다면, 점심을 좀 늦게 먹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홀에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유관단체 회원들이 음식을 나르며 봉사를 하고 있다.

 

주방에서 음식준비를 하는 지동 통장협의회 통장들과, 이날 가장 인기를 끈 녹차국수

 

“오늘 이 음식은 모두 통장협의회에서 마련해 주었습니다. 어제부터 많이들 고생을 하셨죠. 밤새 국수의 육수를 만들고 음식 준비를 한다고요”

 

표영섭 지동자치위원회 위원장은 지동 자랑에 여념이 없다. 지동주민들은 누구나 만나면 마을자랑을 하는 데는 모두 고수가 되어있다. 전에 비해 변해도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 온 지동마을. 그래서 이곳은 늘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한다.

 

“우리 지동만큼 정이 깊은 곳이 없을 듯합니다. 지동은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 마을이기 때문에, 지동 안에 노인정이 5곳이나 되죠. 대를 물려 사시는 분들, 아니면 적어도 이곳으로 옮겨 오신지 30~40년 이상이 된 집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토박이 촌으로 되어버렸습니다. 막말로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정도를 훤히 알고 있죠. 그래서인가 모두가 가족들처럼 정이 넘치는 곳이죠.”

 

 

차려 낸 음식들 정갈하니 담백해

 

한창 여기저기 홀 안을 다니면서 취재를 하고 있는데, 굳이 음식 맛이라도 보라고 끌어 앉힌다. 상에는 생굴, 김밥, 골뱅이무침, 귤과 떡, 고기 등이 차려져 있다. 굴을 한 점 먹어보니 싱싱하다. 음식들이 정갈한 것이 보기에도 맛이 있어 보인다.

 

“우리 지동은 재래시장이 세 곳이나 됩니다. 물론 큰 규모의 장시로 친다면 하나 정도이겠지만,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 지동시장이 다 먹거리 중심의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 세 곳의 시장을 돌아보면 짧은 동선 안에서 모든 찬거리를 다 마련할 수가 있죠.”

 

지동자치위원회 표영섭 위원장

 

자치위원장답게 마을 자랑을 하는 것도 남다르다.

 

“이 굴도 오늘 아침에 생산지에서 바로 구입해 온 것입니다. 우리 지동에 있는 시장들은 모두 유기농과 우리 농산물을 구입해서 판매를 합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생산지역을 표시를 하고 있죠. 그래서 누구나 안심하고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차례대로 먹을 때마다 끝없이 자랑이 이어진다. 음식 맛이 별로라면 화라도 내보겠지만, 할 말이 없다. 먹는 음식마다 담백한 것이 정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우리 통장협의회 통장님들 음식솜씨도 수준급입니다. 연말이면 여기저기서 일일찻집이나 마을예능발표회 등을 하지만, 우리 지동만큼 음식 맛이 좋은 곳이 없습니다.”

 

맛을 보라고 차려 낸 음식들. 잔치상 같다

 

딴 곳에 취재할 일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곳에 앉아있으면 밤새 표영섭 자치위원장의 자랑을 들어야 할 것만 같다.

 

“한 장에 1만원씩 판매를 한 티켓이 한 천장 정도 팔렸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재료들은 시장 상인들이 싸게 판매를 했기 때문에, 행사를 마치면 한 3~4백 만원 정도 남을 듯합니다. 이 이익금은 내년에 김장나누기를 할 때 재료를 구입하거나, 쌀 등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께 반찬을 해 드리기도 하고,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누며 살면서 서로가 소통하는 것이 우리 지동의 자랑이죠.”

 

달라져도 한참 달라진 지동마을. 순박하고 정이 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동마을이 내년에는 또 어떻게 변화된 모습으로 사람을 맞이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폐기물 샘플링검사를 실시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이 연간 15조가 넘는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만이 아니라 일반 쓰레기까지 친다면, 그 처리비용으로 아마도 천문학적인 돈이 사라지고 있을 것이다.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그 많은 비용이 모두 내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뜻이다.

 

수원시의 연간 쓰레기 처리비용은 500억원 정도이다. 모든 가정이 쓰레기를 규격봉투에 담아 버린다고 하면, 일 년에 봉투 판매수익금이 200억 정도의 수입원이 생기게 된다. 현재는 쓰레기를 처리할 때 창출되는 여러 가지 이익금을 환산해도, 수거, 인권비, 소각비 등을 합쳐 43% 정도 밖에 충당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영통동 소재) 폐기물 샘플링검사를 실시

 

수원시는 시민들이 의식없이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내다버리는 불법투기와,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쓰레기 등을 조사하기 위해 3개월 동안 교육을 시켰다. 방법은 각 동마다 통장 등 주민들이 직접 자원회수시설을 방문해, 자신의 동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일일이 들춰보면서 얼마나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했는가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11월 29일(목) 오전 7시에 영통동 소재 자원회수시설(구 소각장)을 찾아갔다. 수원시 김충영 환경국장과 이동준 청소행정과장, 박란자 재활용 팀장 등과 함께 찾은 소각시설에는 매교동 통장협의회 회원들이 나와, 매교동에서 버린 쓰레기들을 일일이 들추어 보고 있었다. 자신의 마을에서 버린 쓰레기를 갖고 샘플링검사를 마친 통장들은, 사무실에 들려 짧은 시간 쓰레기 처리문제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충영 환경국장은

 

“여러분들이 주민들에게 많은 홍보를 해주어야 합니다. 우리시의 쓰레기 처리비용은 연간 500억이나 들어갑니다. 그러나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무단투기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연간 100억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 돈을 모두 여러분들이 세금을 내야합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에게 홍보를 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했다.

 

매교동에서 통장을 맡아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정말 낯이 뜨겁습니다. 참담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분리수거도 안되고, 더구나 음식물 쓰레기까지 함께 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분리수거와 규격봉투 사용, 음식물 찌꺼기 분리 등에 대해서 더 많이 주민들에게 일깨워주어야겠습니다” 라고 한다.

 

 

종량제 실시와 더불어 포상제도도 생각해

 

자원회수시설의 관계자는 하루에 쓰레기를 어느 정도 처리를 하느냐고 묻자

 

“우리 수원 자원회수시설에서 하루에 소각할 수 있는 양이 600t 정도입니다. 두 대를 다 돌리면 그렇게 처리를 하지만, 하루에 유입량이 450t 정도이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돌리고 있습니다. 많이 쌓이면 두 대를 다 돌리고, 양이 줄어들면 한 대만 돌립니다.”라고 답한다.

 

이동준 청소행정과장은 ‘규격봉투 안에 들어있는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40% 정도는 분리수거를 해야 할 것들이라면서, 그만큼 분리수거를 해주지 않으면 소각장의 수명이 짧아지게 돤다‘며, 소각장 하나를 다시 지으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소각장을 지을 수도 없다며 시민들이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규격봉투 사용과 철저한 분리수거를 당부했다.

 

 

교육 효과 기대할만 해

 

쓰레기 무단투기와 분리수거를 위해 시에서는 3개월 동안 각 동마다 자신들이 버린 쓰레기를, 일일이 검사를 하는 샘플링검사를 800여 명 정도가 실시했다고 한다. 교육을 마친 동에서는 많은 성과를 보았다면서, 김충영 환경국장은 쓰레기를 줄일 수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종량제 추진도 그렇지만 쓰레기를 한 곳에 모지 않고 자신의 집 앞에 내어 놓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마을마다 일정한 크기의 샘플링 박스를 마련하여, 그 안에 들어간 쓰레기를 분석해 어느 마을이 가장 분리수거와 규격봉투 사용을 잘 했는가를 검사해 공고를 할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잘 된 마을에는 그만한 보상을 해 주어야죠.”

 

행궁동 주민들은 샘플링 검사에 많은 인원이 참여를 했는데, 버려진 쓰레기를 일일이 확인한 후 앞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돌아선다. 쓰레기 처리는 철저한 분리수거와 규격봉투 사용만이 수원시민으로의 자긍심을 갖게 될 것 같다. 쓰레기 처리 하나를 보아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잴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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