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에 대한 욕심이 지나친 것일까? 아니면 춤을 제대로 추고 싶은 것일까? 그저 혼이 나면서도 제대로 몸짓을 한 번 해보면 원이 없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춤꾼 김규미씨.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인 승무, 살풀이 이수자이자, 평택에서 지역을 위해 수많은 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6일 오후 2. 참 무더운 날씨다. 그저 조금만 걸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흐른다. 이런 무더운 날 전통무용복을 입고 춤을 춘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것도 그늘진 곳도 아닌 화성 행궁 신풍루 앞 가설무대에서 북을 메고 춤을 춘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 이렇게 무더운 날 혹 불상사라도 나는 것은 아닌지 해서이다.

 

 

춤나래 무용단 토요문화공연

 

이날 오후 2시 신풍루 앞에서 열린 공연은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토요문화공연이었다. 2시부터 한 시간 정도를 오카리나 연주와 풍물패들의 무동놀이, 그리고 춤나래 무용단(단장 박혜숙) 단원 10명이 한영숙류 태평무와 부채를 들고 추는 화선무, 박병천류 진도북춤 등을 선보였다.

 

먼저 한영숙류 태평무를 6명의 단원이 추웠다. 그 더위에 구경하는 사람들도 물을 마시면서 헐떡이는데 춤을 추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그렇게 태평무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도 모두 박수를 친다. 그리고 이어서 세 명의 단원의 색이 다른 부채를 들고 나와 화선무를 추었다. 춤나래 무용단의 끝 공연은 진도북춤이었다.

 

7명의 단원이 북을 메고 양 편에 북채를 들고 신명나는 춤 한판을 보여주었다. 박병천류 진도북춤은 쌍북채로 연주하는 화려한 북장단과 즉흥성을 바탕으로 한 춤사위가 돋보이는 춤이다. 그런데 그 7명의 무용단원 중에 돋보이는 사람이 있다. 태평무와 진도북춤에 출연한 김규미씨이다.

 

 

기자협회에서 주최한 제1회 무영경연대회 대상도 수상해

 

공연을 마치고 잠시 자리를 마련했다. 화성 동남각루가 올려다 보이는 지동 순대타운 뒤편에 자리를 하고 앉았다. 무료하게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그저 곡차 한 잔을 곁들이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속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춤을 추는 사람이니 이야기는 곧 춤 이야기로 넘어갔다.

 

김규미씨는 벌써 개인발표회를 3회나 열었다. 2010년서부터 춤판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김규미씨의 춤판에는 그냥 춤만 추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함께 출연해 민요를 들려주기도 하고, 태권도 시범도 보여준단다. 공연을 마치면 구경꾼들까지 모두 나와 한마당 흥겨운 뒤풀이는 빠트리지 않는다고.

 

그리고 지난해는 한국신문기자연합회에서 주최한 2013 1회 대한민국 한국무용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미 주변에서는 춤을 잘 추는 춤꾼으로 소문이 나 있지만, 아직 본인은 그런 칭찬을 받을만한 춤을 추지는 못한다고 겸손을 부린다. 그러다가 어떤 춤을 추고 싶은가를 물어보았다.

 

 

정말 혼이 담긴 춤이 추고 싶어요.”

 

저는 정말 보는 사람들의 혼을 빼놓을만한 멋진 춤을 추고 싶어요. 그런 춤을 추시는 선생님이 계시면 소개해주세요. 정말이지 그런 선생님이 계시다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아가면서 배우고 깊어요. 그냥 보기에 예쁜 춤, 혼이 담기지 않은 그런 춤은 누구나 다 출수 있잖아요. 그런 선생님 밑에서 제대로 춤 한 번 배워보았으면 원이 없을 것 같아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규리의 말에는 진한 고민의 배어있다. 평택 진위의 한 야산에 올라 소리를 알만하니 명이 다 되었다고 비 오는 날 소리 한 대목을 한 후에 피눈물을 흘렸다는 조선의 대명창인 이동백 명창. 아마도 그런 마음을 가진 스승 밑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자리를 끝내고 일어서면서까지 부탁을 하는 김규리씨. 앞으로 취재를 하면서 그녀에게 제대로 춤이 무엇인가를 알려줄 수 있는 춤꾼을 찾아보아야겠다. 그리고 그런 호된 교육을 받은 김규리씨의 춤판을 기대해보아야겠다.

11월 16일(수) 오후 7시부터 수원에 소재한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인 '행복한 대극장'에는 볼거리가 풍성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2011 한국국악협회 창립 50주년 기념공연인 ‘대한민국국악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공연은 반세기를 이어온 국악협회가 무엇인가 다시 반세기를 태동하기 위해 마련한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여러 면에서 뜻이 깊다 하겠다. 우선은 기존의 안일한 공연을 탈피한 무대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첫 번 째로 무대에 오른 프로는 ‘이리랑과 비보이’ 라는 명칭답게 우리나라의 전통의상과 탈 등을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접목시킨 비보이 춤패 S-Flava의 무대였다.


세계최고가 되는 길, 만만찮아

사람들은 ‘대한민국 최고가 세계 최고’라는 편하게 한다. 그러나 그 세계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기획과 뛰어난 예술력, 과감한 도전 등이 필요하다. 아마도 이 무대는 그런 것을 만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생각이다.

이 날 무대에는 홍진희무용단의 ‘강선영류 태평무’와 김진옥 안무지도의 ‘장고춤’ 등이 화려한 우리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또한 양주 들소리와 경기민요도 흥겨움을 준 무대였다. 양주 들소리는 지역적인 특색을 갖고 있는 향토소리이다.



양주는 황해도와 서울을 인접하고 있어 소리가 경쾌하고 황해도 특유의 소리형태를 갖고 있다. 경기민요는 서울을 포함한 기전지역에서 주로 전승이 되는 빠르고 경쾌한 소리이다. 이 무대에는 그동안 경기국악제와 전국만요경창대회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리꾼들이 무대를 이끌었다.

초청공연단과 향토공연이 어우러진 한마당 축제

초청공연단으로 경기도를 방문한 광양시립국악단의 무대와 피날레를 장식한 화성두레보존회의 풍물놀이도 이 날 무대를 한껏 들뜨게 만들었다. 특히 광양시립국악단의 한범수류 퉁소산조(협연 최여영)는 색다른 국악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연주였다는 것이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신모씨(남, 47세)는 “국악의 저변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공연이 우리지역에서 자주 이루어져, 앞으로 국악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이 기다려지는 무대였다는 평이다.(공연사진은 국악협회 경기지회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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