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저승을 간다고 한다. 저승을 가면 염라대왕이 제일 먼저 묻는 것이 바로 ‘공덕을 했느냐?’라는 것이다. 공덕이란 덕(德)을 쌓았는가를 묻는 것이라고 한다.

 

“배고픈 이 밥을 주어 급식공덕 하였느냐?

목마른 이 물을 주어 급수공덕 하였느냐?

헐벗은 이 옷을 주어 의복공덕 하였느냐?

깊은 강에 다릴 놓아 월천공덕 하였느냐?“

 

고 묻는단다. 그 중 하나라도 쌓은 공덕이 없으면 죄를 묻는 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속설에 나타난 공덕 중에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베푸는 급식공덕이 최고라고 했다.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배가 고픈 설음은 설음 중에도 가장 큰 설음’이라고 하니 말이다.

 

 

적십자 봉사활동 급식공덕 펼쳐

 

14일(금) 오전 11시 50분부터 팔달문 앞 영동시장 입구 건너편에는 긴 줄이 하나 생겼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줄을 서서 계시고, 앞에는 차량이 한 대 서 있다. 현수막에는 ‘적십자가 여러분께 함께 합니다. 적십자 이동급식 봉사활동’이라고 적혀있다. 차량 앞에는 적십자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열심히 분담을 해 급식을 하고 있고, 어르신들은 식판에 음식을 담아 테이블 등에서 식사를 하신다.

 

“한 달에 이곳에서 몇 번이나 봉사를 하시나요?”

“한 달에 두 번 합니다.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에 이곳에서 무료급식을 하죠.”

“한 번에 몇 분이나 식사를 하세요?”

“올 때마다 250명에서 300명쯤이 식사를 하시죠. 오늘은 날이 더워서인가 많이들 오시지 않은 듯하네요.”

 

 

KB 금융그룹 국민은행에서 마련한 밥차를 이용한 무료급식은 이렇게 한 달에 두 번 이곳에서 주기적으로 열린다. 날이 뜨거운데 야외에서 식사를 하시는 것이 힘이 들었는지, 몇몇 분은 그늘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12시가 넘었는데도 꼬리는 줄지가 않는다. 그만큼 이곳을 찾는 분들이 많다는 소리이다.

 

"맛있죠. 그리고 고맙죠."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지동교 위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왜 이곳에서 혼자 드세요? 그늘도 없어 뜨거운데”

“제게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요”

“여기 오시는 분들이 모두 노숙자 분들은 아니시죠?”

“아닙니다. 대개는 이곳 가까운 곳에 사시는 어르신들인데, 한 달에 두 번 적십자 밥차가 오면 이곳에 와서 식사를 드세요”

 

 

살펴보니 입성들이 깨끗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 꼭 이곳에서 밥을 먹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즐겁다고 하시는 어르신 한 분은

 

“우리 수원에는 이렇게 무료급식을 하는 곳이 모두 합해 20여 곳 정도가 됩니다. 집안에서 무료하게 보내느니, 가끔 이렇게 나와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는 즐거움도 있고요. 이곳은 주변에 우리같은 나이 먹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데, 때가 되면 이렇게 밥을 주니 얼마나 고마운 줄 모르겠네요.”라고 하신다.

 

여기저기 모여 식사를 마치신 분들은 돌아가면서 ‘고맙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으신다. 밥 한 그릇의 정성. 아마도 그래서 공덕 중에 가장 큰 공덕을 급식공덕이라고 한 것은 아닌지. 밥 한 그릇의 나눔이 행복한 시간이다.

이틀사이로 전국을 강타하고 지나간 태풍. 이젠 그 이름조차 듣기가 싫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보면 마음만 아프다. 모처럼 비가 그쳤다. 그저 저녁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다가 인계동으로 향했다. 수원 인계동은 밤만되면 불야성으로 변하는 곳이다.

 

해가 지면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향한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이야 비싼 집에 가서 편안하게 시중을 받으면서 술 한 잔 하겠지만, 우리 같은 민초들이야 가장 편안한 곳이 바로 인계동 포장마차이기 때문이다.

 

 

 

‘매운 닭발’이 일품인 곳

 

30일 저녁 7시가 조금지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는 차와 사람들이 뒤엉켜 난리법석이다. 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술을 마시는 것일까? 나 역시 거르지 않고 술을 마시는 편이지만, 왜? 라는 질문을 하면 딱히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다만 좋은 사람들과 만나 편안하게 한 잔 할 뿐이다.

 

요즈음은 ‘포차’가 성업 중이다. 인계동 뒷골목에는 별별 포차가 다 있다. 그 중에는 한두 가지 음식만을 고집하는 집들이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 바로 인계동 뒷골목이다. 그 중 가끔 찾아가는 집이 한 곳 있다. 매운 닭발을 팔팔 끓여주는 ‘한신포차’라는 곳이다.

 

 

 

 

‘닭발매운탕’이라고 들어는 보셨소?

 

술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실내에는 사람들이 꽤 많다. 늦게 가면 아예 자리조차 없는 날도 있는 집이다. 닭발을 시키면 시원한 콩나물국과 당근 몇 조각을 내온다. 그리고 닭발을 놓고 먹을 앞 접시와 수저, 들고 먹을 비닐장갑이 다이다. 닭발은 익혀 나오지만, 불에 올려놓고 끓이면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난 이집 닭발을 ‘닭발매운탕’이라고 부른다. 그저 한 냄비면 두 사람이 소주 2~3병을 먹을 양이 된다. 가격이 한 냄비에 15,000원이니 소주 값까지 합해도 20,000원 정도이다. 이 정도로 기분 좋게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태풍이 지나고 난 뒤, 모처럼 마음 편하게 먹는 포차의 매운 닭발 한 냄비. 이런 음식이 있어 저녁이 즐겁다.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38-9

전화 : 031)221-8359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