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선원사 주지인 운천스님을 사람들은 짜장스님이라고 부른다. 운천스님이라는 명호보다 오히려 짜장스님으로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운천스님은 4년 째 전국을 돌면서 불우한 이웃들에게 짜장면을 만들어 공양을 한다. 군부대, 고아원, 장애인들이 있는 곳, 노인복지관 등 다니지 않는 곳이 없다.

 

운천스님이 이렇게 일 년이면 50여 회가 넘는 날들을 전국을 다니면서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하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스님이 절에서 예불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주변에 헐벗고 굶주린 채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천년고찰 선원사는 짜장스님이 사는 곳

 

남원 도통동에 자리한 선원사는 천년고찰이다. 선원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철불이 모셔져 있으며, 그 외애도 대웅전, 약사전 등도 지방문화재이다. 선원사는 도선국사가 남원이 커다란 배와 같은 형국이라 선원사를 지어 남원을 더내려가지 않게 붙들어 매어 놓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선원사에는 배를 붙들어 매어놓는 석주가 대웅전 앞에 있다. 이 선원사는 고찰 선원사보다 오히려 짜장스님이 주지의 소임을 맡아보고 있는 절로 유명하다. 운천스님은 지리산에서 야생으로 자란 돼지감자를 캐어 국우차라는 차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차의 판매를 한 수익금으로 짜장 봉사를 한다.

 

 

전국을 돌며 짜장봉사

 

운천스님은 전국을 돌아다닌다.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고 하면 거리를 상관하지 않고 달려간다. 운천스님이 만드는 스님짜장은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는다. 그 대신 10여 가지의 야채로 육수를 끓이고 그 물로 짜장을 볶는다. 매달 정해놓고 봉사를 하는 곳중에는 부산 구서역 옆에 있는 무료급식소도 있다.

 

이 무료급식소에는 매일 8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점심에 찾아온다. 그들에게도 한 달에 두 번을 찾아간다. 엄청나게 들어가는 짜장의 재료인 야채를 감당하기 위해 여기저기 밭을 만들고, 그곳에 양파며 감자, 고구마 등을 재배한다. 그런 재료를 이용해 스님짜장을 만들어 봉사를 하는 것이다.

 

 

스님, 전국 구치소는 다 다니시려오?”

 

이런 운천스님이 올해부터 전국의 구치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주, 수원 등 몇 곳을 다니고 23일에는 서울 성동구치소를 찾았다.

 

가장 짜장을 먹고 싶어 하는 곳이 구치소에 있는 수감자들인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짜장을 먹을 수가 없으니 정말 좋아들 하세요. 그래서 전국의 구치소를 다 다녀보려고요. 그리고 사람을 좀 구해 앞으로는 더 많은 곳을 찾아다녀 보려고 합니다.”

 

스님짜장을 먹어 본 사람들은 어릴 적 어머니의 정을 느낄 수 있어 고맙다라는 말을 한다고. 앞으로도 외롭고 힘든 이웃들을 위해 짜장 봉사를 하겠다는 운천스님. 앞으로는 사랑실은 스님짜장으로 부르기보다는 착한 스님짜장으로 불러야겠다고 한다.

 

봉사의 참뜻 알려준 지동자율방범대

 

14일 오전부터 수원시 팔달구 지동(동장 김종희) 어린이 공원 뒤편에 자리한 못골 경로당(노인회장 신현구)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지동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께 스님짜장을 대접하기 위해서이다. 삼삼오오 몰려든 사람들이 어느새 2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날 자원봉사를 맡은 지동자율방범대(대장 박경숙) 대원들이다.

 

지동자율방범대는 지난해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베스트 자율방범대로 선정이 되어 인증패를 받은 곳이다. 지동에 있는 주민자치 기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동자율방범대는 봉사도 최고라고 한다. 언제나 지동에 행사가 있을 때는 모두 발 벗고 나서 내일처럼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각자 맡은 일 척척 처리 해

 

남원 선원사 주지스님인 운천스님의 사랑실은 스님짜장이 지동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첫 번째는 지동 동문경로당에서 봉사를 했으며, 두 번째는 지동주민센터에서 어르신들께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했다. 그리고 14일 점심으로 못골경로당에서 봉사를 한 것이다. 그동안 세 번의 봉사 때마다 함께 한 봉사대가 바로 지동자율방범대였다.

 

아침부터 모여든 지동자율방범대원들은 박경숙 대장의 지시에 따라 각자가 맡을 일을 분업을 했다. 어느 누구는 그릇을 닦고, 누구는 면을 삶아냈다. 그런가하면 짜장을 그릇에 담기도 하고 부지런히 나르기도 했다. 그 전부터 이미 가스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것들을 말없이 준비를 한 방범대원들이다.

 

이번에 지동이 세 번째인데 자율방범대원들처럼 이렇게 알아서 척척 봉사를 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일을 하는 것을 보니 이 분들은 이미 많은 봉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봉사를 하는 분들이 있으면, 저 역시 편안하게 어르신들께 대접을 할 수가 있죠.”

 

 

면을 뽑고 있던 운천스님도 자율방범대원들을 칭찬을 한다. 1130분부터 스님짜장이 방으로 옮겨졌다. 방에 자리가 없어 밖에서도 짜장을 드시는 분들이 있다. 날까지 그리 춥지가 않아 밖에서 짜장면을 드시는데도 그리 불편한 점이 없다.

 

지동의 봉사는 우리가 앞장선다.

 

지동자율방범대의 봉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동에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발 벗고 나서 봉사를 한다. 지동 행사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자율방범대원들이라고 할 정도이다. 스님짜장 봉사를 하는 날도 딴 봉사단체가 함께 하기로 해놓고 참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평들도 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한단다.

 

 

지동 자율방범대는 가장 많은 봉사를 하면서도 마을에 일이 생기면 늘 앞장을 섭니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있어 부탁을 해도 거절을 하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 같은 노인들은 정말 이런 봉사단체가 우리 마을에 있다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낮에 봉사를 하고 밤에는 지역의 치안을 위해 순찰을 하는 것을 보면 든든합니다.”

 

스님짜장을 드시러 오셨다는 한 어르신의 지동자율방범대 칭찬이 끝이 없이 이어진다. 그만큼 자율방범대원들이 지동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스님짜장의 봉사가 끝이 났다. 그리고 주변을 말끔히 정리를 하고 다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운천스님과 지동자율방범대원들. 그들이 있어 봉사가 더욱 즐거운 것은 아니었을까? 지동자율방범대원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짜장스님은 남원의 천년 고찰 주지스님인 선원사의 주지 스님이신 운천스님을 말한다. 2009년부터 전국 각지를 돌며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다니면서 년간 3만 그릇 이상의 짜장면을 만들어 급식봉사를 하는 운천스님은 사랑실은 스님짜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급식공덕을 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신 분이다.

 

우리의 옛 이야기 중에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무슨 공덕을 하고 왔는가를 묻는다고 한다. 헐벗은 이에게 옷을 준 것은 의복공덕이요, 목마른 이에게 물을 준 것은 급수공덕이요, 다리가 없는 개울에 다리를 놓아 준 것은 월천공덕이라고 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역시 굶주린 이에게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는 급식공덕이라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하는 급식공덕

 

운천스님이 급식공덕을 시작한 것은 벌써 4년째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찾아간 곳만 해도 엄청나다. 운천스님은 남들이 들어가기 싫어하는 곳도 마다않고 드나들었다. 구미 불산누출마을에도 두 번이나 찾아갔다. 불산으로 인해 마을이 황폐화가 되어, 남들이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곳에, 스스럼없이 찾아든 것이다.

 

올 초에는 손가락이 망가지는 아픔도 당했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다시 아픈 손가락이 비닐봉지를 씌우고 다시 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굶주린 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운천스님이 4월의 마지막 날 찾은 곳이 바로 구리시에 있는 인창경로식당이었다.

 

 

이곳은 남양주의 봉선사에서 운영하는 남양주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이다. 이곳은 무의탁어르신들과 차상위 계층어르신들을 비롯해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곳이다. 30일 오전 730분에 수원을 출발하여 인창경로식당에 도착을 하여 준비를 하고, 1130분부터 급식을 시작했다.

 

봉사자들 줄 이어 찾아와

 

이곳에서 운천스님이 스님짜장봉사를 돕기 위해 찾아온 분들은 구리시 유적답사회 회원 20여명 이었다. 인창경로식당에는 매일 돌아가면서 봉사를 하는 분들이 찾아오신다고 하는데, 많은 모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분들이 일사분란하게 봉사를 한다. 그런데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운천스님과 봉사를 해보았지만, 이곳처럼 규율이 잡혀있는 곳을 보지 못했다.

 

 

어르신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누구라도 예외는 없었다. 식당 봉사자 한 분이 문 앞에서 한 분 한 분 손을 씻으라고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먼저 들어갈 수가 없다. 한 번에 50여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조금은 비좁을 식당이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지켜지는 질서로 인해 큰소리 한 번 나지 않고, 200여분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마칠 수가 있었다.

 

스님 다음 달에도 오시나요?”

 

인창경로식당에서 스님짜장의 급식은 딴 곳보다 많은 양을 그릇에 담아주었다. 그런데도 한 분도 음식을 남기는 분들이 없다. 그리고는 짜장을 다 드시고 나서 모두가 맛이 있다고 인사를 하고 나가신다. 그 중 한분은 운천스님께 인사를 하면서

 

 

스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 달에도 또 오시나요?” 라고 묻는다. 이래저래 짜장스님의 행보는 더욱 더 바빠질 것만 같다. 급식을 시작할 때쯤 남양주노인복지관의 관장이신 동각스님께서도 배식에 한 자리를 도와주신다. 그런 아름다운 보습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을 한다. 늘 운천스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분들에게 베푸는 것은 반쪽짜리 사랑이죠.”

11월 24일, 아침 일찍 거창으로 ‘스님짜장’ 봉사를 떠났다. 그동안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 들었던 짜장이다. 막상 먼 곳으로 간다는 것이 그리 편안하지는 않은지라, 그래도 거창 ‘삶의 쉼터’에 가서 어르신들께 봉사를 하는 것이니 따라나섰다. 짐을 먼저 올려 보내고 간 길이지만, 마음이 조금할 이유가 없다.

일부러 봉사를 마치고 국도로 길을 잡았다. 함양으로 해서 남원 인월, 운봉으로. 오는 길이 함양서부터 지리산 일대에 봉우리마다 눈이 하얗게 쌓인 곳들이 보인다. 운봉에 오니 전날 눈이 많이 내렸는지 지리산 일대가 온통 하얗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눈이 쌓인 것 같지가 않다. 조금 가까이 다가가보니 ‘상고대’가 아름답게 얼어 붙었다.


아름다운 상고대, 멀리서 보아도 장관

여기저기서 상고대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령치로 갈라지는 길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구경을 하느라 법석이다. 마음 같아서는 정령치를 오르고 싶지만, 이삿짐을 먼저 보낸 사람이 마음이 편안할 리가 없다.

상고대란 영하의 기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라고 한다. 이 작은 물방울들이 영하의 기온에 놓여 있는 어떤 물체와 충돌하여 만들어진다는 것. 이 물방울은 너무나 작기 때문에 충돌과 거의 동시에 동 결되어 상고대층을 형성한다. 이 상고대층은 입자들 사이에 공기를 함유하고 있는 작은 얼음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어서, 흰색을 띠게 된다는 것.



산을 반쯤 타고 내려온 상고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그저 멀리서만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상고대. 같은 산능선을 타고 내리면서도 등성이 일부만 하얗게 얼어붙은 상고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지나가다 잠시 차를 멈추고 내렸다. 줌 렌즈라도 가져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이 모습이라도 전해주고 싶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기에.


바람도 심하게 불고, 차길에서 찍으려니 거리도 멀고, 엄청 흔들렸네요.
그래도 산 중턱까지 내려온 상고대만 잠시 구경하시라고... 

'스님짜장‘ 버스에 팥 새싹이 돋았다

무슨 소리일까? 버스에 새싹이 돋다니. 의아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스님짜장 버스에 새싹이 잎을 달았습니다. 정말로 이런 일이 있을까 싶네요. 저희들은 그저 이 새싹을 ‘버스 우담바라’라고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우담바라와는 다릅니다. 씨가 떨어져 쇠로 제작된 버스 틈바구니에서 발아가 된 것이니까요. 어제 청도에 있는 운문사호 짜장 봉사를 가는 길입니다. 짜장스님인 운천스님께서 카메라를 갖고 오라는 것입니다. 무슨 일인가해서 가보았더니, 세상에 이런 일이. 싹이 자라 벌써 10cm는 족히 되게 자랐습니다.

 


아마 과일을 먹을 때 떨어진 씨가 장마가 지니, 습기가 차서 싹을 냈는가 봅니다. 참 자연의 이치는 인간이 알 수가 없네요. 버스 승강대 계단에 떨어져 자라고 있는 것은 팥이 떨어져 들어간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 참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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