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서는 지역에 있는 웨딩홀의 한 층을 빌려 일일찻집 및 화합의 밤을 열었습니다. 말은 일일찻집이지만 사실 이곳에서는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진 행사에는 천여 명의 손님들이 찾아와 음식을 먹었답니다. 준비한 재료는 거의 다 바닥이 났다고 하네요.

 

사실 지동은 매년 이곳 장소를 빌려 일일찻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찻집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음식이 주입니다. 국수와 불고기, 오징어무침, , 생굴, 어묵, 떡과 과일 등 푸짐한 상차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불우이웃도 돕고

 

하지만 이 음식을 그냥 주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 가격이 붙어있죠. 사전에 미리 티켓을 팔아서 그 티켓으로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행사이니만큼 가격은 싸지 않습니다. 그래도 모두들 즐겁게 드시죠. 음식도 먹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 음식들은 지동의 통장협의회 통장님들이 하루 전날부터 준비를 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동에는 모두 34개 통이 있습니다. 전날 장을 보고 하루 종일 육수를 끓입니다. 그리고 그 육수에 국수를 말아줍니다. 통장님 중에는 40년 동안 중국집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어, 국수 밧도 일품입니다. 밤새 끓인 육수에 말아주는 국수 일품이죠.

 

 

 

 

사람들은 지동 일일찻집에 와서 음식을 먹으면, 딴 곳에서는 맛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지동은 통장님들이 주방을 접수하시고 그때그때 주문을 받아 전등을 부칩니다. 20여명의 통장님들은 행사가 다 끝날 때까지 주방에서 나오질 않죠. 남은 분들은 밖에서 용기에 음식을 담아 내 놓습니다. 이제 바로 지동이라는 곳이죠.

 

고백하겠습니다. 5일 저녁 저는 완전히 떡이 됐습니다.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사람은 떡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TV의 광고는 사실이었다는 것이죠. 지동주민자치위원회의 아름다운 한 아줌마가 저를 떡이 되게 만들었다는. 아마 폭탄 무지 먹었으니까요. 그래서 뒤늦게 죄송해서 그 음식이나 올려드리렵니다. ‘맛집 지동스타일이었습니다.

 

어디 여행이라도 떠날라치면, 제일 문제가 바로 먹거리이다. 20년 넘게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 답사를 하다가 보면, 정말이지 입에 맞는 음식 한 그릇을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일 수가 없다. 그래서인가 이젠 어느 곳에 가든지, 나만이 좋아하는 음식점 몇 곳을 찾아놓았다.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니 말이다.

 

수원은 참 착한 먹거리가 많은 곳이다. 사람들은 수원에 오면 여기저기 착한 가격에 맛 좋은 음식점을 찾아다닌다. 요즈음에는 인터넷 검색으로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오기 때문에,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아도 나름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요즈음 수원 화성 일대의 식당 중에서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집들이 있다. 바로 12일의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해 팸투어에 참가한 캔디(최명희)님 사진

 

수원 왕갈비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화성 행궁 앞에 있는 맛이 있다는 집을 찾아가면, 토요일은 거의 자리가 없다. 그만큼 검색으로 인한 외지인들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이 한 번도 들어오지 않던 선술집에, 요즈음은 심심찮게 젊은이들이 찾아든다고 한다. 바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다는 대답이다. 맛있고 값싼 맛집, 여행객들에게 이보다 좋은 집이 어디 있을까?

 

수원은 먹거리 중 대표적인 것은 그 유명한 수원왕갈비이다. 수원의 왕갈비가 유명한 것은 전국 3대 우시장 중 한 곳이 바로 수원우시장이었다. 한 해에 거래량만 2만두가 넘었다고 하니, 얼마나 활발한 매매가 이루어진 것일까? 수원에 이렇게 우시장이 호황을 누린 것은 정조대왕의 새정치 육성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조대왕은 화성을 축성한 후, 화성을 자립기반을 둔 도시로 육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선은 만석거와 축만제 등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둔전(屯田)을 실시한 것이다. 그리고 농사를 잘 짓게 하기 위해 종자와 소를 나누어 주었다. 종자를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가을에 수확을 할 때 그 절반을 거두어들이고, 소는 잘 키워 새끼를 낳으면 새끼를 거두어 가고 어미를 소유하게 하였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소가 점점 불어나게 되고, 그것을 팔기 위한 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질 좋은 한우가 우시장에 넘쳐나다 보니, 자연적으로 소를 이용한 음식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수원갈비1940년대 팔달문 밖 장터인 지금의 영동시장 싸전거리에서 화순제과를 경영하던 이귀성씨가 처음으로 화춘옥이란 상호로 해장국을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화춘옥이 처음부터 갈비를 한 것은 아니다.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해장국을 팔다가 보니, 많이 팔아도 남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양념갈비였다. 양념을 해서 숯불에 구워내는 갈비의 맛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면 수원에 왕갈비만 있을까?

 

재래시장, 골목마다 넘쳐나는 많은 먹거리

 

남수교에서 매향교를 향해 수원천변을 따라 늘어선 통닭집들, 이 통닭골목에 들어서면 기름 냄새를 풍기는 통닭집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수원의 통닭거리는 이제 전국적으로 명소가 되다시피 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렸다가도 이곳의 통닭 한 마리를 먹고 가려고 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수원에는 그저 어딜 가나 나름대로의 특별한 먹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 먹거리들이 모두 착한가격이라는 것이다. 지동시장의 순대타운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가 없을 때가 많다. 권선시장 족발골목의 족발과 순대국도 꽤 명성을 얻고 있다. 거북시장의 30년 전통의 해장국 또한 빠지지 않는다. 행궁 건너편의 우거지해장국도 있다. 곳곳의 전통시장마다 나름대로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먹거리 문화의 메카 수원

 

수원 지동, 미나리광, 못골 시장에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집들이 있다. 바로 수소문을 해서 찾아오는 집들이다. 장날 만두의 만두는 6개들이 한 팩에 3,000원이다. 웬만한 사람은 6개만 먹으면 배가 불러 못 먹는다. 거기다가 호떡도 있다. 1,000원에 세 개를 준다. 줄을 서야 먹을 수가 있다.

 

어디 그것뿐인가? 못골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먹거리이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들이 여기저기 발길을 붙든다. 2,500원짜리 잔치국수, 3,500짜리 칼국수, 거기다가 진열을 하면 불티나게 팔리나가는 족발이며, 튀김 등도 한몫을 거든다. 가히 먹거리 문화의 메카라 불릴 만 하지 않은가?

 

 

저희는 사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12일이 끝난 다음,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와요. 인터넷 검색을 했다고요. 매출이 그 전보다 상당히 올랐어요. 모두 12일 덕분이죠.”

 

행궁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요즘처럼 장사가 잘되면 살맛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다가 보니, 재료가 일찍 떨어져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말이면 찾는 사람은 많은데 준비한 재료가 바닥이 나,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제 봄날이다. 수원을 찾아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돌아보고, 세계에 하나 밖에 없는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를 돌아보자. 그리고 곳곳에 자리를 한 먹거리에 행복함을 느껴보자. 이 봄철에 이것보다 더한 힐링이 어디 있겠는가?

어제(6월 29일) 경기도 부천시 도당동에 있는 한 집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물론 초대의 이유는 딴 데 있었지만, 일을 마치고 그 집에서 점심을 대접한다고 하는 겁니다. 밥을 한 그릇 먹는다는 것에 대해, 무슨 기대를 하겠습니까? 동행을 한 아우가 점심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합니다. 육개장을 잘 끓이는 집이라고요.

 

그저 점심 한 그릇 대접받는데, 무슨 기대를 하겠습니까? 육개장이야 음식 맛깔스럽게 하는 집에서 먹어도, 얼마든지 맛있는 집이 있기 마련인데요. 사실 저는 육개장 같은 탕은 재래시장에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촌스런 사람입니다. 아마도 시골 장터로 돌아다니는 세월이 오래이다 보니, 그런 것에 더 정이 들었나 봅니다.

 

 

세상에 이런 점심상도 있습니다.

 

이건 육개장 한 그릇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눈이 둥그렇게 커졌다는 것이죠. 상 위에는 점심 한 그릇이라고 하기에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이상한 음식들이 나열이 되어있었다는 것이죠. 세상에 이런 점심상도 있다니. 기가 막힙니다.

 

그저 이런 상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상 위에는 아름답게 포장을 한 떡과, 그 무엇입니까? 구절판이라나 머라나. 그것도 취향대로 먹으랍니다. 거기다가 오징어 볶음에 전, 각종 김치까지 한 상 떡 부러지게 차려내 왔습니다. 와인까지 한 잔 하라고 하니, 세상에 이런 점심을 받았습니다. 참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다는.

 

 

각종 콩을 넣은 밥과 육개장. 그런데 이 육개장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상위에 있는 음식들이 온통 ‘날 먼저 먹어 달라.’고 유혹을 하고 있는 판국인데. 그래도 어쩝니까? 우선 구절판이라고 하는 것을 얇은 무에 싸서 음미를 해봅니다. 맛이 기가 막힙니다. 야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음식이 딱 좋다는.

 

갑자기 낯이 뜨겁네, 왜지?

 

사람이 산다는 것이 별게 아니라고 늘 이야기를 합니다. 밥을 먹는 것도 한 그릇 먹으면 그만이지, 무슨 진수성찬을 따지느냐고도 볼멘소리도 잘합니다. 그래서 요리블로거들이 음식을 맛있게 만든 포스팅이 올라오면, 솔직히 마음이 조금은 울칵도 합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죠.

 

 

 

“그려 당신들끼리 잘 먹고 잘 산다고 자랑하는 것이 맞제 시방”

 

머 대층 이런 소리입니다. 아, 물론 마음속으로만 그럽니다. 정말로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요리블로거님들 괜히 오해는 하시지 마시기를. 그래서 저도 가끔은 되먹지 않은 요리를 만들어 올리기도 합니다. 참 이런 생각을 하면 낯이 뜨거워지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이 점심상을 받고나니 낯이 뜨거워집니다. 한 마디로 그동안 낫살께나 먹었다는 사람이 괜한 객기를 부린 것이 창피해서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객기 안 부리기로 다짐을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 상차림을 돼야 요리했다고 올리지, 이건 머 남들이 속으로 ‘캑캑’거리고 웃을 것을 갖고 요리했다고 자랑 질을 했다니 원.

 

 

암튼 상다리 부러질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대단한 점심상을 받고나니 세상 참 부러운 것도 없더라는. 그러고 보면 참 제가 생각해도 그동안 허전하게 살았단 생각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 고급스럽게 살아보려고 생각중입니다. 물론 생각만으로 그칠 확률이 거의 100%겠지만. 대단히 맛있는 음식을 먹었더니, 잠도 오지 않습니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