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청 춤에 푹 빠진 춤꾼 김애선씨

 

저는 정말 춤을 출 수 있어 행복합니다. 춤을 춘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인 줄 몰랐습니다. 춤이 없다면 아마도 전 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춤을 춥니다.”

 

7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한 무용 연습실에서 만난 김애선(, 57). 춤을 출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춤을 추면 전율을 느낀다고 한다. 김애선씨가 춤을 추게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양평군 용문면 시골에서 살던 그녀는 춤을 추고 싶었지만 환경이 허락하지 않아 출 수 없었다는 것.

 

그런데 제가 인천에서 화장품 대리점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집에 다니는 언니 한 분이 한국무용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좀 배우고 싶다고 하니까, 당시 인천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던 손부성 선생님을 소개 시켜 주셨어요. 선생님은 인천에서 한타래무용단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 곳에 가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죠.”

 

 

그렇게 춤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는 자신이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 그런데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춤이 너무 좋아 사업까지 정리를 하고 온통 춤에만 빠져 살았다고 한다.

 

제주도로 건너가 6개월 동안 춤만 추기도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그렇게 열심히 춤을 추고 있을 때 집안에 어려움이 닥쳤다. 춤을 추기 위해 본인이 하던 사업은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는데, 남편의 사업까지 어려움이 닥쳐왔다고. 이래저래 힘들어 있을 때 목포로 가서 배에 차를 싣고 제주도로 건너갔다.

 

제주도에 아는 동생이 있어서 그곳에서 며칠을 보냈어요. 제주도가 좋아서 그곳에서 살고 싶기도 하고요. 동생에게 춤만 출 수 있다면 이곳에서 살 수 있겠다고 했더니, 선생님 한 분을 소개 시켜주었죠. 그래서 6개월 동안 춤만 추었어요.”

 

 

춤이 좋아 춤만 추는 여인. 그녀가 이렇게 춤을 추면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친구들조차도 너는 물질적으로는 예전보다 못하지만 정말 행복해 보인다. 지금 네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단다. 지금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그 아이들에게 늘 당부하는 말이 행복하게 춤을 추어라. 춤을 추는 그 순간은 행복해야 한다. 춤이 조금 부족하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춤이 좋아진다. 그러니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를 한단다.

 

그녀에게 춤은 인생이라고

 

저는 춤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춤을 추면 그 안에 희로애락을 다 표현할 수가 있으니까요. 춤을 추면 희열을 느낄 수도 있고, 세상 모든 잘못을 다 용서할 수 있어요. 이제 저는 춤이 못추면 살 수가 없을 듯합니다.”

 

벌써 뒤 늦게 추기 시작한 춤이 10년 세월을 훌쩍 넘겼다. 그리고 이제 춤에 대해서 무엇인가 깊이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춤을 추고 산다는 그녀.

 

 

재인청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그 깊이를 알게 되었어요. 재인청 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동작 하나하나가 전통성이 있고 깊이가 있어요. 정말 좋은 춤을 출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도 제 복이란 생각을 해요. 그래서 더 행복하고요.”

 

연습을 하면서도 대화를 하면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춤만 생각하도 절로 행복해진다는 김애선씨의 말뜻을 알 듯하다. 그녀는 춤이 서툴러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춤을 추는 사람은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아름다운 표현을 몸으로 하는 사람들이 마음이 아름답지 않으면 정말 좋은 춤을 출 수 있겠느냐며 반문을 한다.

 

저는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춤을 추려고 해요. 제가 춤을 추면서 행복해하니까, 제 주변 사람들도 다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이 다음에 제가 가르친 제자들에게 선생님과 함께 한 시간이 정말 행복했노라고 기억되는 사람이기를 바라죠.”

 

경기도 광주에서 무용학원을 운영하면서, 광주 스포츠 문화센터 등에서도 한국무용을 가르치고 있다는 김애선씨.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 춤 이수자이기도 한 그녀는 춤을 출 수 있는 지금이 자신이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날들이라고 한다. 대담을 마치고 돌아서면서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는 김애선씨.

저는 진정한 춤꾼이 되고 싶어요. 재인청 춤의 깊이를 제대로 표현 할 수 있는 그런 춤꾼 말이죠.”

 

늦게 배운 무엇에 날 새는 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김현희(, 58. 영통구 영통로)씨를 보면 바로 그런 말이 생각이 난다.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늦게 배운 춤바람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3회씩이나 춤을 추고 있는 김현희씨는 이제 춤을 배운지는 6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10년 만 먼저 춤을 배웠으면 한이 없었을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빨리 결단을 내리지 못했는가도 후회가 되고요. 지금도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10년만 일찍 시작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이 배우고 잘 출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죠. 그래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가정만 알던 전업주부

 

김현희씨는 서울이 고향이라고 한다. 수원으로 이사를 온 것은 12년 정도 되었다는 것. 서울에서도 그랬고 수원으로 이사를 와서도 집 밖으로는 나가지를 않았다고 한다. 그저 가족들과 집안 살림만 알고 살았다는 것이다.

 

저는 참 밖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어요. 남들처럼 밖으로 나가 활동도 하지 않고요. TV 등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면 늘 부럽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어디 가서 어떻게 배우는 것인지를 몰랐으니까요.”

 

그러다가 우연히 용인에 있는 경기도립국악당 앞에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전통춤을 가르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 하지만 선뜻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가 큰맘을 먹고 찾아갔다고 한다.

 

 

그때부터 6년이라는 세월을 참 열심히 추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실력이야 제가 잘 알잖아요. 전통춤이라는 것이 그렇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더 열심을 내고 있어요.”

 

그런데 춤을 추다가보니 어지럼증이 생겼단다. 가끔 그런 증세가 보여 걱정을 했는데, 춤을 출 때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본인에게 춤이 잘 맞는 것 같다면 웃는다.

 

저는 성격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춤을 배우지 못해요. 어느 곳 한 곳에서 나름대로 춤을 잘 출 수 있을 때까지 노력을 하는 편이죠. 요즈음에는 사람들이 몇 년 춤을 배우면 몇 명씩 몰려다니면서 돈을 받고 공연을 하기도 한데요. 하지만 저는 온전히 춤을 출 수 있을 때까지는 오직 춤에만 정진하려고요. 그래야 나중에라도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올해에는 작은 무대를 마련하고 싶어

 

그동안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다. 경기재인청 춤에 빠져 열심히 노력을 한 덕에 무대에 올라도 나름대로 열심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희씨는 어렵게 배운 춤을 아무 곳에서나 추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제대로 된 무대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보는 데서 추고 싶다는 것이다.

 

그저 봉사를 한다고 하면 봉사로 끝내야죠. 말은 봉사를 한다고 하면서 돈을 받는다고 하면 그것은 온전한 봉사는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봉사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김현희씨는 아무 곳에서나 춤을 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올 7월경에는 제 나름대로 작은 무대를 한 번 만들고 싶어요. 그동안에 배운 것을 일인무대에 올려 사람들과 즐기자는 것이죠. 자랑을 하는 무대가 아니라 스스로 이만큼의 실력을 쌓았다고, 남들에게 평가를 받아보는 자리를 만들고 싶은 것이죠.”

 

늦게 배운 우리 춤에 푹 빠져있는 김현희씨. 7월 그녀의 무대가 기다려지는 것은, 춤은 재대로 배울 수 있는 곳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10일 오후에 만난 김현희씨의 열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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