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벚나무는 모두 20여 종이다. 벚꽃은 대부분 꽃이 아름답고 여름에 익는 열매인 버찌는 먹을 수 있다. 벚꽃으로 유명한 것은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벚나무를 비롯하여 한라산의 탐라벚나무, 관음벚나무, 왕벚나무, 섬개벚나무, 서울귀룽나무 등 6~7종의 우리나라 특산종이 있다.

 

벚나무는 높이 20m, 지름 1m까지 자라며 비중이 0.62 정도이고 잘 썪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다. 벚나무는 조각재, 칠기, 가구, 공예재로 알맞고 목판 인쇄용 목재로 널리 쓰인다. 벚나무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결이 곱다. 길이가 짧아 휴대하기 쉬운 국궁은 벚나무와 뽕나무 목재로 만들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려팔만대장경(高麗八萬大藏經) 경판도 많은 양이 벚나무 목재를 깎아 사용했다.

 

 

벚나무는 악기로도 쓰였다. 악학궤범(樂學軌範)에는 나무의 잎사귀를 말아서 풀피리를 만드는데 지금은 벚나무 껍질을 쓴다.”고 했다. 벚나무는 꽃의 화사함에 비해 개화기간이 짧은 것이 흠이다. 꽃이 만개한 기간은 고작 일주일에 지나지 않는다. 왕벚나무의 경우 이 보다 더 짧아서 3~4일이면 지고 만다.

 

수원천변 능수벚꽃 장관

 

수원천 매향교에서 지동교까지 한편에 능수벚꽃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다. 능수벚꽃은 버들처럼 가지가 밑으로 늘어진다고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원천변의 능수벚꽃은 봄철이 되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꽃이 만개하면 사람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그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만개한 능수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보자

 

‘화성 겉돌기’라고 하니, 사람들은 화성에서 빈둥거리고 노는 줄로만 아는가 보다. 하지만 말 그대로 화성의 겉(밖)을 돌아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화성을 이야기할 때 주로 안으로 돌면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화성을 보다가 보면, 그 밖으로의 경치도 만만치 않게 아름답다. 또한 성이라는 축조물의 특성상 밖이 성이 되기 때문이다.

 

그저 성곽만 보이는 성벽을 끼고 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냐고 묻는다. 그렇지 않다. 성은 밖으로 돌면서 지형지물의 이용이나, 축성의 형태, 또는 주변 경관 등을 논하지 않고는 온전한 성을 이야기할 수가 없다. ‘화성 겉돌기’는 그래서 중요하다. 12회 정도로 나누어 돌아보는 화성 겉돌기를 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채석의 흔적이 있는 화양루 밖

 

수원시 팔달구 교동 3-3에 소재한 수원중앙시립도서관을 마주보면서 우측으로 조그만 소로 길이 하나 보인다. 팔달산 지석묘군을 향해 오르는 길이다. 이 길 위에는 화성의 남쪽 능선을 지키는 용도가 있고, 그 끝에 서남각루인 화양루가 자리한다. 숲길을 따라 오르면 여기저기 지석묘군이 있다.

 

지방유형무형화재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지석묘군의 주변에는 바윗덩어리들이 널려있다. 바위에는 돌을 쪼아내기 위해 구멍을 파 놓은 것들이 보인다. 화성을 축성할 때 이곳에서도 성벽을 쌓을 돌을 채석한 것이다. 화양루를 향해 오르다가 보면 여기저기 널린 바위들의 면이 똑바로 절개된 것들이 보인다. 아마도 돌을 떼어낸 곳인 듯하다.

 

 

 

그리고 보면 이곳의 바위와 성을 쌓은 돌의 색깔이 비슷하다. 멀리까지 갈 것 없이 바로 그 밑에서 떼어난 돌로 성을 쌓았는가 보다. 화양루를 끼고 성의 서쪽을 향해 걷는다. 이 길로 성길을 따라가면 서장대를 지나 화서문을 향할 수가 있다.

 

밖에서 보는 서남암문 과연 절경일세

 

9월 4일 오후. 비는 더 세차게 퍼 붓는다. 가끔씩 바람도 불어 땀을 씻어주는 것은 좋은데, 우산이 자꾸만 뒤로 넘어가잔다. 그래도 천천히 걸음을 걸으면서 숲 냄새를 맡아본다. 비가 오는 날은 숲은 더욱 더 냄새가 강하다. 심호흡을 하면서 성 밖의 소나무들을 본다.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제 멋대로 자랐다.

 

 

 

아마 역사의 진저리를 저리도 몸으로 표현을 한 것은 아닐까? 용도 서편의 담이 유난히 낮다. 지금이야 이곳에 길이 생겼으니 이리 낮지만, 과거에는 이곳 밖으로 급경사였으니 굳이 성벽이 높아야 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빗발이 점점 거세진다. 그저 아무렇게나 휘어진 소나무 숲에서 짙은 숲의 향이 코를 간질인다. 이런 분위기가 못내 좋아 이 길이 늘 정겹다. 조금 더 걸어본다. 새 한 마리가 비에 젖어 나무꼭대기에서 오글거리고 있다. 어찌 보면 저 새야말로 가장 행복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날개를 툴툴 털고 가장 편안하게 날아오를 수가 있을 테니까.

 

 

 

내가 화성 겉돌기를 하는 까닭이지

 

성곽 보수를 하느라 아래 위를 다른 돌로 쌓아올린 곳을 지나치다 보면 옛 분위기 물씬 풍기는 치(성 벽으로 기어오르는 적을 뒤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성벽에서 돌출시켜 만든 구조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서삼치, 서쪽에 있는 치 중에서 세 번째 치라는 말이다. 화성을 안에서 돌던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서삼치 앞에 늙은 노송 한 그루가 서 있다.

 

그 노송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먼 옛날 내가 이 자리에 있었을 것만 같은 생각이다. 저 나무는 그저 성벽을 타고 넘어 성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는지, 꽤나 키를 키우고 있다. 앞뒤로 보이는 서삼치의 풍광에서 첫 번째의 발길을 멈춘다. 그저 지나치기가 아쉽기 때문이다. 이런 풍광이 있어, 내가 화성 겉돌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라북도 모악산. ‘어머니의 품’ 이라는 모악산은 김제에는 금산사가 있고, 완주 구이에는 대원사가 자리한다. 금산사야 조계종 제17교구 본사로 국보인 웅장한 미륵전을 비롯하여 수 많은 문화재가 있는 고찰이다. 그러나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에 소재한 또 한 곳의 고찰인 대원사도 그에 못지않은 신라 때의 고찰이다.

대원사가 유명한 것은 바로 ‘곡차’라는 말을 사용하신 진묵스님께서 이 절에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셨고, 증산도의 강증산이 이곳에서 도를 얻었다는 곳이다. 그만큼 대원사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봄이 되면 흐드러지게 벚꽃과 함께 열리는 <모악산진달래화전축제>가 있어 5만 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모악산 입구의 단풍터널. 7일(일요일) 최 절정에 달했다.

붉은 가을이 아름다운 절

모악산 대원사의 가을은 붉은 빛으로 도배를 한다. 입구에서부터 늘어진 아기단풍의 붉은 빛이 온통 붉은 터널을 이룬다. 가을이 되면 그 단풍에 빠져 든 사람들이 줄지어 오르는 곳이다.

“정말 이곳보다 아름다운 단풍은 보기 힘들어요.”



단풍구경을 하려고 몰려드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젊은 연인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돌아보지도 않고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이곳의 단풍을 놓치기가 싫은 까닭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부도 붉게 물든 단풍 아래서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본다. 꼬마들은 단풍잎을 주워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단풍잎을 모은다.

“무엇에 쓰려고 그걸 모아?”
“언니한테 주려고요”
“언니가 이런 것을 좋아하나보지?”
“아뇨 언니가 아파서 같이 못왔어요. 그래서 보여주려고요”

단풍만큼이나 아름다운 어린 소녀의 마음이다. 그래서 모악산 대원사의 가을은 아름다움이 더한다. 일요일(7일) 절정을 맞은 모악산 대원사 입구의 단풍. 하루 종일 사진을 찍는 발길들이 멈추지를 않는다. 이런 아름다움이 있어 좋은 모악산 길. 가을이 되면, 그 단풍의 붉은 기운에 취해 절로 얼굴이 붉어진다.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쁜 사람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감탄사는 '야~ 정말로 아름답다'라는 말이었다.


붉은 단풍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보았다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꼬마들이 떨어진 단풍잎을 모으고 있다.

대나무로 만든 솟대 뒤편에도 붉은 단풍이 있다.


위봉산은 높이 524m 정도의 높지 않은 산이다. 위봉산은 전주시 동부 외곽을 감싸는 산으로 주위에는 해발 602m의 대부산과 713m의 원등산 등이 자리하고 있다. 완주 소양에서 위봉산을 넘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송광사를 지나 사적인 위봉산성이 나온다. 그곳을 지나면 좌측으로 폭포가 한 줄기 장관을 이루고 떨어진다. 

 

예로부터 전주8경, 또는 완산8경이라 불릴 만큼 경치가 빼어나며, 옛 경치를 간직하고 있는 곳은 위봉폭포뿐이다. 위봉산 남쪽 사면에 있는 높이 60m의 위봉폭포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쏟아지는 2단 폭포로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 폭포정 위봉폭포를 관람하기 좋은 곳에 지어진 위봉폭포정. 시멘트로 지어져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 현판 이층 누각으로 지어진 정자에 걸린 현판. 위봉폭포정이란 이름이 재미있다.

 

비가 오는 날 찾으면 더욱 장관

 

위봉폭포는 날이 가물면 그 참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비가 뿌리는 25일 오후에 찾은 위봉폭포. 도로에서 보면 그 길이가 60m나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위봉폭포를 관람하기 위해 세워 놓은 폭포정에 오르면, 보이지 않던 폭포의 밑 부분까지 자세하게 볼 수가 있다. 

 

▲ 상단 위봉폭포의 상단. 물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숲이 우거져 더욱 아름답다

▲ 위봉폭포 암벽을 타고 흐르는 위봉폭포는 이단 60m 정도이다.

 

거리가 멀어 그 장관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도로를 따라 고개 위로 오르다가 가까운 곳으로 다가가면, 암벽 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폭포가 일품이다. 물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곳으로 다가가면, 속마음의 찌든 것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다. 장마가 지고나면 더욱 장관이라는데, 올 장마가 멈추고 나면 다신 한번 찾아보아야겠다. 모처럼 생활에 찌든 마음 속 찌꺼기가 한꺼번에 날아간 듯하다. 

 

▲ 위봉폭포 폭포정 위에 오르면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던 밑부분까지 보인다.

▲ 위봉폭포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가까이 보면, 바위 암벽 사이로 떨어지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관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 201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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